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미 공개된 영변 핵 활동 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진단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는 북한이 영변 이외 지역에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을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 “I strongly suspect that they say an enrichment facility outside of Yongbyon that the North Koreans had not yet admitted.”
아인혼 전 특보는 24일 워싱턴의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뒤 ‘VOA’ 기자와 만나 북한 핵 계획의 불투명을 우려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 “I assume they are using that facility to produce highly enriched uranium for nuclear weapons.”
북한이 비밀 시설에서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겁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따라서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20개로 추정했다는 최근 보도와 관련해서는 믿을 수 없는 추정치는 아니지만 정확한 판단 근거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역량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확한 추정치를 갖고 있지만 농축우라늄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한계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는 은밀하게 진행되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활동이 영변의 핵 활동을 사소한 문제로 보이게 만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석좌] “Now a highly enriched uranium production capacity based on the second program which really makes the Yongbyon program look almost insignificant now.”
특히 은닉하기 쉬운 우라늄 농축 시설의 특성상 여기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게 큰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차 석좌는 따라서 최근 보도된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 중 북한이 내년까지 핵무기 생산을 2배로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핵 보유 현황 자체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분석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우라늄 농축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것을 뜻하고 핵 보유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또 이런 추세라면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무렵 북한의 핵무기가 80개에 이를 수 있다며, 중국도 우려할만한 두려운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아인혼 전 특보는 이날 세미나에서 최근 미국과 한국 간 원자력협정 타결이 향후 북핵 협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 “I don’t think this agreement will have very much impact on prospects for successful negotiation with North Korea.”
그러면서 현재 성공적 협상의 가장 주요 걸림돌은 경제와 핵 억지력을 동시에 개선시키겠다는 북한의 병진 노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빅터 차 석좌는 이번 원자력협정 협상 타결로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어떤 변화도 생기지 않는다며, 한국은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