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탈북자들과 일반인들이 한반도 통일 이후 발생할 문제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는 토론회가 미국에서 열렸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과 한국의 북한인권 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지난 2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행사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 스프링 필드의 존 마샬 도서관에서는 미국 내 한인과 탈북자 60여 명이 함께 한반도 통일을 가정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한국의 탈북자단체인 뉴코리아여성연합 이소연 대표 등 북한인권 운동가들이 참석했습니다.
‘마음의 통일 컨퍼런스’ 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를 주최한 한인 인권단체 ‘에녹 (EnoK)’의 앤드류 홍 대표는 한반도 통일에 앞서 우선 마음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홍] “여러분들이 정말 여기서 이야기를 나누시고 방안을 재미있게 풀어가면서 서로 간에 많은 배경의.. 과정을 통해 마음의 통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홍 대표는 독재체제에서 살아온 북한 주민들은 통일된 자유민주주의 나라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를 미리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세 시간 동안 계속된 토론회는 사회, 복지, 교육, 경제, 이민과 시민이라는 5가지 분야를 주최 측이 준비한 자료를 토대로 논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녹취: 탈북 남성] “ 노동자들한테 실지 가져가는 돈은 300불이었어요. 지금 머 인건비 올려라 그러 자나….”
먼저 경제 분야 토론 참가자들은 통일 5년 전이라는 가정 아래 남한 대통령과 북한 최고 지도자, 남한 재벌 대표, 각 지방정부의 역할을 맡아 의견을 나눴습니다. 상황은 가정이지만 내용은 각 분야에 대한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이뤄졌습니다.
[녹취: 이소연 대표] “다른 건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대한민국에 와서 제가 보니까 우리의 기술력과 돈이 들어가야.. 문제점이 뭐가 생기냐면 , 남한 투자자들은 어떤 이윤이 생길 거냐..”
사회 분야 토론자들은 통일 5년 후라는 가정 아래 ‘한반도와 여성 권리’를 주제로 토론했고 심리전문의, 성폭행 피해자, 여성 인권운동가, 정부 대표 등 역할을 맡아 의견을 나눴습니다.
[녹취: 탈북 여성 ]“ 내가 낳은 자식이 내가 자식이 유일하게 내가 알 수 있는 혈육이잖아요. 그 희망을 못 버리고 애 한데 집착했어요. 그런 공포가 지워지지 않아요. 임신 할때마다 바늘이 들어가는 기억이나서...”
교육 분야 토론에 참가한 한 탈북 남성은 세뇌교육을 받아온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한반도 통일 후 몇 년 간, 오히려 북한의 교육 시스템을 거꾸로 이용해 주입식으로 북한교육의 거짓을 알려야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참가자들이 토론한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토론을 통해 얻어진 방안들이 현 시점에서 현실성이 부족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만들어 가면서 함께 한반도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한국의 대북매체인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이번 토론의 의미를 평가하며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김성민] “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복잡할 수가 있어요. 이런 통일한반도 땅 문제를 북한을 확실하게 세워났어요. 남조선 건 다 우리땅 (청중 웃음) 한국은 기초 논의단계라고 보는데……여기서 정말 답은 이런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의 희망이고 미래라고 생각해요. 여기에서 답을 찾는 건 어렵고.”
토론회를 주관한 에녹의 앤드류 홍 대표는 ‘마음의 통일’이란 북한 주민들을 단번에 바꾸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서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홍] “방안을 제안하는 것 보다는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고요, 서로의 생각들을 알고 이해하고 통일을 생각할 때 외부에서 모든 것을 바꿔치는 것 보다, 거기 있는 (북한) 사람들의 문화와 거기 있는 사람들이 소중히 여겼던 것을 축하할 수 있기를 하는 바람입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