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큰 소식, 어떤 뉴스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어제 일어난 예비군교육장에서의 총기난사 사고 소식부터 정리해드립니다. 사격 훈련을 받던 예비군 23살 최모씨가 총을 난사해 사상자를 낸 사건입니다. 가해자 최씨가 동료 예비군 4명에게 총을 쏘았고, 스스로에게도 총을 쏴 목숨을 끊었는데요. 군대 안의 총기사고로 안전문제에 만전을 기하고 있던 요즘이었는데 현역시절 ‘우울증’ 증세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전력이 있어 관심병사로 특별관리를 받아오던 최씨에게 별다른 조치 없이 총기를 지급한 것에 대한 관리소홀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해자 최씨의 계획적인 범행이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기자) 어제와 오늘 관련 수사를 진행해오던 육군이 내린 잠정적인 결론입니다. 육군중앙수사단은 오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범행동기와 관련한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이 계획적인 범죄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근거가 무엇입니까?
기자) 가해자 최씨의 바지 주머니에 남긴 유서와 친구에게 보낸 10건의 휴대전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유서에는 “다 죽여버리고 자살하고 싶다’는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쓰여있었구요. 지난달 친구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자신은 5월 12일 저 세상 사람이라는 글을 보냈습니다. 5월 12일은 예비군 동원훈련 입영 첫날인데요. 가해자가 사망해 직접 진술은 없지만, 정황증거를 토대로 계획적인 범행으로 판단을 내렸다고 육군중앙수사단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해자 최씨에게 총을 맞은 피해자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가해자 최씨의 총에 맞은 피해자는 모두 4명이었습니다. 한 명은 어제 병원 후송 중 사망을 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어제 밤 과다출혈로 숨졌습니다. 총기사고 피해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2명인데요. 가까스로 뇌손상을 피해 1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편 어제 같은 예비군 교육장에서 훈련 받았던 예비군들은 오늘 오후 시간을 앞당겨 조기 퇴소를 했습니다. 총기사고 현장을 목격한 예비군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살펴보는 의료진을 진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다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한국의 전 국무총리가 검찰에 소환됐습니다. 정치 비자금파문인 ‘성완종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정치인은 모두 8명. 지난주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이어 오늘은 이완구 전 총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습니다. 불법 정치자금 3천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완구 전총리가 바로 이 성완종 파문 때문에 낙마를 하게 됐었죠?
기자) 청문회를 어렵게 통과하고 총리가 됐었는데, 취임 70일만에 정치자금 파문으로 자리를 내어놓아야 했습니다. 취임 초에 ‘부패척결’을 강조했던 총리이기도 했는데요. 의혹을 해명하려다 ‘거짓말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지난달 27일 사퇴했는데요. 오늘 검찰청 앞에는 소환되는 전 총리의 소식을 전하려는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고,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볼까요?
기자) 어제(13일) 광주에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을 보존하는 기록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5.18 민주항쟁은 1980년 5월 광주와 전라님도 지역 시민들이 군사정권의 부당한 독재해 항거해 일어난 민주화운동입니다. 계엄령 철폐와 당시 전두환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 인사들의 퇴진, 김대중 석방을 요구한 시민운동으로 광주민중항쟁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5.18 민주화 운동의 기록물은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네스코가 지난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을 등재시켰습니다. 정부와 전남도청, 광주시청과 광주경찰서 등 공공기관이 생산한 관련 자료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자료, 군사법기관의 재판 자료, 시민들이 생산한 성명서와 선언문, 취재 수첩과 시민들의 일기를 포함해 4271권 85만8904쪽, 흑백필름과 사진 2017컷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인데요. 이 기록물을 보관하기 위해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이 세워진 것인데요. 당시의 참상을 담은 기록물 8만 여 점이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역사의 기록물이기도 하지만, 광주 전남 시민들에게는 생생한 기억의 장소이기도 하겠습니다
기자) 기록관 개관을 맞아 찾아온 많은 관람객들의 분위기가 그랬습니다.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눠주기 위해 썼던 양은 그릇. 당시의 참상을 기록한 어느 광주시민의 일기. 1980년 5.18~5.27일까지 일주일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는 기록물을 살펴보며 눈물을 흘리는 60~80대의 노인들의 모습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또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기록관을 찾은 부모들도 많았는데요. 지금 한국의 모습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고 싶어 방문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은 당시 시민운동의 중심지 광주 금남로 옛가톨릭센터 건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서울통신에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