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해양경비대학 졸업식에서 기후 변화가 미국 안보의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연설한 내용 먼저 전해드리고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로스앤젤레스가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까지 점차적으로 올릴 계획이란 소식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자동차 에어백 제조업체인 일본 다카타 사가 에어백 결함을 인정하고 사상최대의 리콜에 합의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조금 전 해양경비대학 졸업식에 참석해서 축하 연설을 했네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졸업생들이 미국의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는 존재와 싸워달라고 요청했는데요. 그 위협은 바로 기후변화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백 명이 넘는 졸업생들에게 ‘여러분이야말로 기후 변화의 영향이 너무나 분명하게 닥친 세계에서 군 복무를 시작하는 첫 번째 세대다’ 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기후 변화는 앞으로 병력이 어떻게 작전을 이행하고, 훈련하고, 장비를 갖추고 또 시설들을 방어해야 할 지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언급한 배경에는 실제로 기후 변화로 미군 기지가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잦은 홍수로 피해를 입은 버지니아 주 노폭에 위치한 해군과 공군 기지 그리고 미군 기지가 있는 알래스카 주의 영구얼음층이 녹기 시작한 것과 잦은 산불로 미 서부의 군사 훈련 기지들에 피해가 속출한 사실 등을 구체적인 예로 들었는데요. 그러면서 기후 변화는 이렇게 미군 기지들에 피해를 입히면서 미군의 전투 대비력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 변화의 위험성에 언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부 변화 대처는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관심 사안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올해 1월, 신년국정연설에서도 기후변화를 언급했었습니다. 기후 변화는 미국 안보에 즉각적인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된다고 강조했었고요. 바로 한 달 뒤인 2월에는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 안보 정책 문건에는 기후 변화를 국가 안보에 있어 위급하고 점증되는 위협이라고 명시했었습니다. 또 백악관은 현재 미 국방부가 기후변화로 인해 군사기지 7천여 곳에 미칠 악영향과 자연재해로 인한 주 방위군의 수요 증가 가능성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후 변화로 인한 안보의 위협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직면하게 될 문제이기도 하겠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기후 변화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게 영향을 주고 있고 그 어떤 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기후 변화는 미국 안보뿐 아니라 국제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이렇게 강조를 했는데요. 하지만 환경 문제가 오바마 대통령 혼자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죠? 국내외적으로 여러 합의가 필요한 부분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에서 발목이 잡힌 미국 발전소 탄소 배출 규제안을 올 여름에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국제 협약을 지지해 오고 있는데요. 바로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도시 기후 환경 당사국 총회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나저나 이제는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라도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네요.
기자) 네, 이번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미국에서 풍력과 태양력 등 대체에너지의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고, 차량 연비 개선과 에너지 절약 등 미국이 달라진 환경이 필요로 하는 변화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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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시간당 최저 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죠. 지난달에는 미국 전역에서 최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파업과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로스앤젤레스 시가 최저 임금을 올리기로 했네요. 그것도 상당히 큰 폭으로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시 의회는 현재 시간당 9달러인 시간당 최저 임금, 최저 시급을 오는 2020년까지 15달러로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을 14-1로 통과시켰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 67%를 인상한다는 건데요. 그 동안 최저 임금 인상 투쟁을 벌여온 여러 노동자 권리 단체에게 큰 승리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로스앤젤레스 하면 미국에서 두 번째 큰 도시 아닙니까?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러니만큼 로스앤젤레스 시의 최저 시급 인상이 갖는 의미가 클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내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저 임금 인상을 옹호하는 단체들은 로스앤젤레스 시의 이번 결정이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임금 인상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며 기대하는 분위기이고요. 또 이런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저 임금이라고 하면, 근로자가 최소한 먹고 살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임금을 법으로 정해놓는 것인데요. 대도시 가운데 최저 임금을 인상한 도시는 로스앤젤레스가 처음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서부 워싱턴 주의 시애틀 시가 미국에서 최초로 시간당 최저 임금 15달러 인상안을 통과시켰고요. 캘리포니아 주에서만도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등이 이미 최저 시급을 올리는 안을 승인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현재 인상안을 고려하고 있는 주나 도시도 여럿 있는데요. 특히 이번 로스앤젤레스 시 의회에서 나온 결과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달 뉴욕 주의 패스트푸드 업계, 그러니까 속성 음식점 종업원들의 임금 인상을 고려하기 위해서 주 위원회 회의를 연다고 밝혔는데요. 최저 시급 15달러에 못 미치는 인상안이 나온다면,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진행자) 로스앤젤레스 시 의회에서 14-1로 인상안이 통과됐다고 했는데, 시 의원 한 명이 반대했네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공화당 소속인 미첼 잉글랜더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는데요. 잉글랜더 의원은 임금 인상이 노동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잉글랜더 의원처럼 최저 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높은 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사업체들이 종업원 수를 줄이거나, 최저 임금이 낮은 다른 도시로 떠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그러면 오히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래서 최저 임금 인상을 가리켜서 양날의 칼이다, 이런 얘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연방 의회예산국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요. 최저 임금을 10달러 10센트로 인상하면, 1천6백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임금이 오르는 혜택을 누리겠지만, 동시에 일자리 50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최저 임금이 올라가면, 기업의 인건비가 올라갈 테고요. 그러면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 기업은 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아무래도 지갑 여는 걸 주저하게 되겠죠. 그런 식으로 소비가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 또 기업이 고용을 줄이게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최저 임금 인상이 주는 혜택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저 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임금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면서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올해 초 국정 연설에서 최저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1년에 1만5천 달러 미만을 받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겠느냐면서, 수백만 미국 노동자들을 위해서 최저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연방 정부가 정한 시간당 최저 임금은 7달러 25센트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최저 임금을 10달러 10센트선까지 올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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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자동차 에어백 제조업체인 다카타 사가 자사 제품의 결함을 인정하고 사상 최대의 리콜에 합의했군요?
기자) 네, 일본 도쿄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카타 사가 19일 미국에서 약 3천 4백만대의 리콜에 합의했습니다. 리콜이란 ‘회수한다’라는 의미인데요. 판매한 물건에 어떤 결함이나 하자가 발견됐을 때 물건을 도로 회수하거나 결함이 있는 제품에 대해 무료로 수리나 교환, 환불 등의 조치를 취하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도대체 어떤 결함이 있길래 이렇게 많은 에어백을 회수 조치 한다는 거죠?
기자) 에어백은 교통사고가 나서 차량이 충격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공기 주머니가 터져서 운전자와 조수석에 앉은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다카타 사의 에어백은 공기 주머니가 터질 때 가스발생 장치의 금속 파편이 튀어서 운전자 등이 다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는데요. 이때까지 다카타 에어백 결함으로 인해 6명이 사망하고 1백 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자동차 운전자들은 혹시나 내 차의 에어백도 결함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마음을 졸일 것 같은데 어떤 차량이 리콜에 들어가나요?
기자)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된 차량에는 미국인들이 많이 타는 혼다와 도요타, 포드와 BMW 등이 있습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제조사의 어떤 차종이 추가로 리콜을 받게는 될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혼다와 도요타, 포드 등 약 10개의 자동차 제조회사가 이미 미국 내에서 1천7백만 대를 리콜한 상태고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리콜 규모는 총 3천600만 대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다카타 사가 이번에 리콜 확대 조치하면서 미국에서 리콜을 받는 소비자가 배로 늘어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카타 사는 이때까지 습기가 많은 지역의 차량만 리콜을 해주겠다고 버티며 수 개월 간 리콜의 확대를 거부해 왔습니다. 앞서 리콜에 들어간 에어백도 습한 지역의 오래된 차들이었죠. 이렇게 습한 기온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정부 조사 결과, 습한 날씨와 일부 다른 요인들로 인해 에어백의 압축가스를 부풀리는 장치의 온도가 과하게 올라가게 되고 이로 인해 에어백이 파편이 튀는 폭발로 이어진다고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앞서 다카타 사가 특정 지역에 한정하는 리콜을 감행하자 정치인들까지 나서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었죠?
기자) 네, 미 연방의회에서는 관련 청문회가 개최되기도 했으니까요. 특히 다카타 사의 리콜 확대를 위해 미 도로교통안전국이 다카타 사와 오랜 기간 줄다리기를 해왔는데요. 앤소니 폭스 미 교통부 장관은 "다카타의 이번 리콜 확대 조치는 공공안전을 위한 중대한 진전"이라며, 교통부는 결함 있는 모든 에어백이 교체될 때까지 감시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에어백 리콜이 역사상 최대 리콜이라고 했는데 미국에서는 대규모의 리콜 사태가 종종 일어나곤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해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는 점화 장치 결함 등의 이유로 3천 만대의 차량을 리콜했습니다. 지난 1982년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진통제의 한 종류인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넣은 범죄가 일어나 제조사가 3천1백만 병을 리콜한 사례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작은 약도 아니고 자동차 에어백을 3만 4천개 가까이 리콜해야 하니, 다카타 사의 리콜 작업도 꽤나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다카타 사는 전세계 자동차 에어백 시장의 30%를 장악한 기업으로 전세계 20 개국, 56개 제조공장에 3만 6천명의 직원을 거리고 있는 대형 업체입니다. 하지만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에어백은 수백 만개로 한정돼 있다는 거죠. 거기다 자동차 제조사측에서 결함 에어백이 있는 차량을 찾아내고 소비자에게 알리고 또 소비자가 리콜을 위해 제조사를 찾아가 새 에어백으로 교체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역사적인 리콜을 하게 된 다카타 사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다카타 사의 시게히사 다카타 회장은 19일, 미 도로교통안전국과 합의에 이르게 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사의 리콜 조치는 안전을 강화하고, 자동차 제조사들 그리고 일반 운전자들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지난 2월 미 도로교통안전국은 다카타 사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다는 이유로 하루에 1만 4천 달러의 벌금을 물려왔고 이 벌금은 어느새 1백 20만 달러에 이르게 됐는데요. 하지만 이제 확대 리콜 조치가 결정 나면서 벌금 부과를 중지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