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국가안보국 (NSA)의 무차별적인 통화기록 수집 활동을 제한하는 미국자유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됐다는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오바마 케어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가운데 오바마 케어가 위헌 판결이 나면 640만명이 보조금을 잃게 될 거라는 소식 살펴봅니다. 또 미국의 4월 무역수지 적자가 서비스 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전달에 비해 감소했다는 소식도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죠. 9.11 테러 이후에 제정된 애국법 연장 문제를 둘러싸고 상원에서 줄다리기가 계속됐는데요. 미국애국법의 개정안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자유법안이 통과됐군요.
기자) 네, 상원이 2일 이 법안을 찬성 67표 대 반대 32표로 통과시킨 데 이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밤 늦게 법안에 서명하면서 법으로 발효됐는데요. 하원은 이미 지난달 중순에 같은 법안을 찬성 338 대 반대 88의 압도적인 표차로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미치 맥코넬 대표를 포함한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이 법안을 반대해 왔는데요. 결국 통과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맥코넬 대표는 미국자유법이 미국의 안보 능력을 약화시킨다면서 반대해 왔습니다.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기존의 애국법을 연장하길 원했는데요. 이것이 불가능해지자 하원에서 통과된 미국자유법안 내용을 일부 바꾼 여러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애국법 연장에 반대해서 10시간 이상 필리버스터,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했던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자유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는데요. 폴 의원은 이 법안이 국민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자, 논란 많았던 애국법의 일부 조항을 수정한 것이 자유법이잖아요? 이번에 바뀐 내용 좀 알아보죠.
기자) 네,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이 애국법의 215조인데요. 바로 미 국가안보국 (NSA)의 메타데이터 수집, 대량 통화기록 수집의 근거가 됐던 조항입니다. 하지만 지난 1일 0시를 기해서 애국법 215조의 시효가 만료되면서 NSA가 더는 이런 활동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애국법을 대체하는 자유법은 이런 통화기록을 NSA가 아닌 민간 통신 회사가 보관하게 하고요. 수사 당국이 필요한 경우에만 법원의 허가를 얻어서 해당 회사에 자료를 요청하게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2년 전에 전직 NSA 계약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NSA의 무차별 통화기록 수집이 알려져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스노든이 이번 자유법안 통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스노든은 현재 러시아에서 망명 생활 중인데요. 화요일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행사에서 영상통화를 통해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번 자유법안 통과는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미 의회가 정보 당국의 감시활동을 좀 더 강력히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NSA는 앞서 말씀 드린 애국법 215조에 근거를 두고 미국에서 거는 모든 전화와 미국에 걸려오는 모든 전화의 통신기록, 그러니까 전화번호와 통화시간 등의 통신기록을 무차별적으로 수집해왔는데요. 지난달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이런 활동이 불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NSA가 통화 내용까지 엿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NSA가 통화 내용까지 수집하진 않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난 1일에 만료된 애국법 조항 가운데 감청에 관한 내용도 있었죠?
기자) 네, ‘이동식 도청’ 조항인데요. 이 조항은 용의자가 통신기기를 바꿀 때마다 수사 당국이 일일이 영장을 따로 발부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줍니다. 이번에 승인된 미국자유법은 이 조항을 그대로 연장했고요. 또 이른바 ‘외로운 늑대’ 조항도 그대로 연장됐습니다. 외국 테러조직에 연루되지 않은 자생적 테러 용의자를 추적하게 하는 조항인데요. 미국 내 비시민권자를 대상으로 한 이 조항은 그동안 한 번도 사용된 일이 없다고 합니다.
진행자) 자유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자 오바마 대통령이 바로 서명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자유법이 "시민의 자유와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법"이라면서 상원 통과를 환영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하원도 이를 환영했는데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테러로부터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미국인들의 시민적 자유를 보호하는 법안”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하원은 그동안 상원에서 자유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하자 반발했는데요. 하원 법사위원회는 2일 상원 표결에 앞서 하원은 상원의 어떤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런 하원의 강경한 태도, 또 애국법 만료로 안보에 구멍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자유법을 반대했던 상원의원들이 마음을 돌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자유법안 통과에 대한 시민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시민자유연맹 (ACLU)은 1970년대 말 이후 가장 중요한 감시개혁이라면서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환영했는데요. 하지만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면에서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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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 개혁제도, 일명 오마바케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이달 안에 나올 예정인데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6백만 명이 넘는 가입자가 오바마케어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선 오바마케어가 뭔지부터 간단하게 정리하고 갈까요?
기자) 네, 오바마케어의 정식 명칭은 ‘환자보호-부담적정보험법’입니다. 환자들을 보호하고 재정적으로 큰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모든 미국인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게 골자인데요. 공화당의 반대 등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10년에 법으로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오바마케어의 ‘의무 가입’ 조항이 국민의 자유를 위배한다고 해서 대법원까지 올라갔다가 지난 2012년에 합헌 판정을 받았는데요. 오바마케어와 관련해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사안이 또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정부 보조금 지급 문제인데요. 오바마케어의 내용을 보면, 각 주마다 ‘익스체인지(exchange)’, 그러니까 ‘교환소’란 웹사이트를 만들게 돼 있고요. 여기에 보험사들이 등록해 두면, 소비자들이 이 웹사이트를 통해서 보험사에 가입하게 돼 있습니다. 또 이 ‘교환소’란 웹사이트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에게만 연방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죠. 그런데 이 교환소를 만든 주가 1/3 정도 밖에 되지 않다 보니 교환소가 없는 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연방정부에서 통합 사이트를 만들었는데요. 연방정부가 각 주에 주던 보조금을 이렇게 개인에게 직접 주는 것이 연방과 주의 권한을 규정한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불거진 겁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에 대한 대법원의 발표가 이달 안에 나올 예정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오바마케어의 정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6백만 명이 넘을 수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말 현재 오바마케어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1천 20만 명 인데요. 이 중 34개 주에서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오바마케어에 가입해서 보조금을 받는 사람들의 숫자가 6백 40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대법원이 ‘오바마케어’가 위헌이라고 하면 바로 이들에게 지급되던 정부 보조금이 중지되는 건데요. 정부 보조금은 가입자의 소득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매달 272달러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만약 정부 보조금 지급이 금지되면 매달 17억 달러가 가입자들에게 지급되지 않는 겁니다.
진행자) 6백 40만 명에게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이 중단된다면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겠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 보조금이 없어지면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보험금이 많이 올라가겠죠? 전문가들은 정부 보조금이 없어지면 보험료가 무려 287% 상승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많은 가입자가 결국 보험금을 내지 못하고 탈퇴할 거라는 겁니다. 오바마케어를 추진하는 이유가 모든 국민이 의료보험 가입을 받게 하자는 데 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면 오바마케어의 의미가 퇴색되겠죠? 물론, 대법원의 판결이 위헌으로 나온다 해도 연방정부가 운영하지 않는 ‘교환소’를 통해 보험사에 가입한 주들과 워싱턴 DC의 소비자는 여전히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들어 오바마케어에서 탈퇴한 사람이 이미 적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2일 오바마케어 가입자가 지난 3월 31일부로 1천 20만 명 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3월 중에 발표하기로는 가입자가 1천1백만 70명이라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올해 가입한 사람들 가운데 13% 정도가 탈퇴한 겁니다.
진행자) 가입자 수가 이렇게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가입자가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를 내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또 일부는 직장을 통해 의료 보험에 가입한 경우도 있고요. 노년층과 저소득층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주는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로 전환한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거기다 가입자중 일부는 시민권자가 아니거나 이민서류를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정부는 지난 3월 31일부로 이런 체류신분 문제가 있는 가입자 11만 7천 명의 오바마케어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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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월간 무역 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네요?
기자) 네, 미국 상무부가 올해 4월 무역적자가 4백9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3일 발표했습니다. 지난 3월의 무역수지 적자도 애초 5백14억 달러에서 5백6억 달러로 수정했는데요. 그러니까 4월의 무역수지 적자 감소 폭은 19.2%로 지난 2009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겁니다. 전문가들은 4월에 약 440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예상보다 무역 적자가 줄어든 거죠.
진행자) 이렇게 적자가 줄어든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서비스 수출의 증가와 수입 감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수입액이 2천3백억 달러로 전달에 비해 3.3% 감소했는데요. 대 아시아 상품 수출입의 길목인 서부 항만의 노사분규가 올해 초 해결되면서 항구에 묶여있던 재고들이 풀렸고 이에 따라 자연히 수입이 줄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수출은 특히 서비스 분야가 활기를 띠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4월의 전반적인 수출이 1% 증가하면서 약 1천9백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서비스 수출이 사상 최고치인 6백 9억 달러까지 상승하면서 무역 적자 폭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서비스 분야란 유통이나 금융, 운송, 건설, 정보통신 등 무형의 상품에 대한 무역을 뜻합니다.
진행자) 그럼 국가 간의 무역 적자 폭은 어땠습니까?
기자) 주요 교역 상대국이자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에 있는 중국과의 경우 무역 적자가 2백65억 달러로 가장 컸는데요. 하지만 지난 3월의 3백10억 달러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15% 정도 감소했습니다. 또한,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요. 수출의 경우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인 대 캐나다 수출은 감소한 반면 멕시코에 대한 수출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1년간 미국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에 타격을 입지 않았습니까? 해외로 수출되는 미국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이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그런데도 적자 폭이 감소했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무역 적자 폭이 줄어든 데는 서비스 수출 호조와 함께 미국 내 에너지 업계가 활기를 띤 게 큰 몫을 했는데요. 자체 에너지 생산이 많아지면서 해외 석유 의존도를 낮춘 겁니다. 실제로 4월 석유 무역 적자는 68억 달러로 13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