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민간단체가 북한 청각 장애인들의 사회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최근 청각 장애인용 특수 알람시계 제조 기술을 전수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에 본부를 둔 대북 구호단체 ‘투게더-함흥’의 로버트 그룬드 대표는 ‘VOA’에 북한 청각 장애인들에게 장애인용 알람시계 제조 기술을 전수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농아인연맹 (WFD)의 북한 연락관이기도 한 그룬드 대표는 15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독일의 전자업체인 APE (Angewandte Physik Und Elektronk Gmbh) 사 직원이 지난 5월 28일부터 열흘 간 방북해 청각 장애인 20여 명에게 기술을 전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방북에는 독일 의원들과 언론인, 단체 후원자 등 10여 명이 동행해 청각 장애인들이 기술을 배우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룬드 대표는 청각 장애인 자신들 뿐아니라 부모들도 자녀들이 스스로 장애인용 알람시계를 만들 수 있게 돼 굉장히 뿌듯해 하고 자랑스러워 했다고 말했습니다.
청각 장애인용 알람시계는 정해진 시각에 소리 대신 반짝이는 움직임으로 시간을 알려줍니다.
청각 장애인인 그룬드 대표는 일반인들을 위한 생활용품이 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알람시계가 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특수 제작된 알람시계가 필요하지만 북한에서는 구할 수가 없고, 대부분 이런 시계가 있는지 조차 모른다는 겁니다.
그룬드 대표는 북한 청각 장애인들에게 기술을 전수한 APE사 직원도 청각 장애인이라며,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기술을 전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APE사는 북한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특수 알람시계 100 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과 장치를 기부했습니다.
그룬드 대표는 이번 사업이 시범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일반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북한 내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확대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을 통해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 청각 장애인들이 사회에 진출해 자립의 토대를 마련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는 약 35만 명의 농아인들이 등록돼 있으며, 평양에만 2만 명의 농아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투게더-함흥은 청각 장애인 뿐아니라 시각 장애인들의 교육과 취업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