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이어서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판결에 이어 남부 주들의 현지 분위기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이르면 올 여름 바이오연료를 이용한 항공기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내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가 화요일 (30일) 오전 출정식을 갖고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출마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자신의 모교인 뉴저지 주의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가진 출정식에서 “이제 미국민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 “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 서로 진실을 말해야만 한다’는 말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선 후보들은 대선기간에 슬로건이라고 하죠? 자신의 구호를 만들지 않습니까?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당시 “Yes, we can!”,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구호로 큰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했었고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 Yes we can은 최고의 유행어나 다름없었죠.
진행자) 그러면 크리스티 주지사도 이번에 어떤 슬로건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네, “Telling It Like It Is”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 말하라 인데요. 사실 이 구호에 크리스티 주지사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진행자) 크리스티 주지사의 성격이 드러나다니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크리스티 주지사는 직설적이고 거침없이 말하는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때때로 회의나 주민과의 대화 시간에서도 이런 화법을 사용해서 독설가 또는 있는 그대로 말하는 주지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직설적인 스타일은 지지자들을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런 태도를 좋지 않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진행자) 크리스티 주지사는 그리고 한 때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혔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지지도가 높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페어레이 디킨슨 대학’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뉴저지 주 내에서도 크리스티 주지사의 지지율은 30%에 그치고요. 민주당원들 중에서는 지지율이 17%에 그치는 등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지지율이 높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공화당 대권후보들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도 한자리 수에 그쳐 미국 언론들은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를 가리켜 빛을 잃은 공화당의 별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크리스티 주지사의 지지율이 떨어진 계기가 있겠죠?
기자) 네, 이름하며 ‘브리지게이트’ 사건 때문인데요. 지난 2013 년 뉴저지 주 주지사 선거가 있었는데요. 민주당 소속 마크 소콜리치 포트 리 시장이 크리스티 주지사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크리스티 주지사의 한 측근이 그 해 9월 뉴욕 시와 포트 리라는 도시를 연결하는 조지 워싱턴 다리의 진입로를 일부러 폐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당시 이 다리의 일부 차선을 ‘교통연구’를 이유로 나흘간 폐쇄했는데요, 조지 워싱턴 다리를 건너 출퇴근하는 시민과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당파적 이유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얘기인데요. 크리스티 주지사가 여기 연루됐던 건가요?
기자) 크리스티 주지사는 ‘브리지게이트’ 의혹에 대해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밝히고 사건에 연루된 자신의 참모를 해임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적으로도 크리스티 주지사가 연루된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당시 당파를 벗어나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크리스티 주지사의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줬고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크리스티 주지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진행자) 크리스티 주지사는 사건이 있기 전, 허리케인 샌디가 뉴저지 주를 덮쳤을 때 지도력을 발휘해서 큰 인기를 얻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2012년 대형 허리케인이 미 동부를 강타했을 당시, 공화당 출신인 크리스티 주지사가 피해지역을 찾은 민주당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피해상황을 돌아본 일이 있습니다. 게다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재선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의 재난수습 능력을 높게 평가해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미트 롬니 후보 진영과 싸늘한 분위기를 연출한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크리스티 주지사의 초당적인 행보를 좋게 보는 미국인이 많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보가 공화당 보수층들로부터는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고 이번 경선과정에서도 크리스티 주지사가 보인 여러 행보는 보수층들에게 있어 그리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초당적인 행보 외에도 보수층들이 대선 후보들에게서 꼭 챙기는 것들이 있죠? 낙태문제와 총기문제도 그렇고요. 이런 사안에 대해선 크리스티 주지사의 입장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보수층들은 낙태에 반대하는 입장인데요. 크리스티 주지사는 이전엔 여성들이 낙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낙태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총기 규제 문제에 관련해서는 크리스티 주지사가 지난 4월 공공의 안전과 총기 소유자들간 적당한 균형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총기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자 보수 정치인들이면 빠지지 않는 미국총기협회(NRA)의 연례총회에도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이렇듯 보수층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다 보니 크리스티 주지사는 공화당 보수층이 극구 반대하는 사안들에 대해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크리스티 주지사가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비장의 카드는 없는 건가요?
기자) 크리스티 주지사는 외교문제에 있어서는 매우 강경파 인데요. 대권 선언을 발표한 후 방문할 예정인 뉴 햄프셔 주에서도 바로 이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뉴저지에서 폭력성이 없는 마약 범죄자에 대한 징역형을 제한하고 대신 이들을 치료하는 정책을 펼쳤는데요. 이런 공적들을 내세우면서 공화당 유권자들을 공략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자, 크리스티 주지사까지 대선출마를 선언했는데요.이로써 공화당 경선에 나서게 될 후보는 모두 몇 명이나 되는 건가요?
기자) 공화당 유력 인사들이 속속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거론됐던 사람들이 대부분 공식 선언을 한 상황인데요.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가 공화당의 14번째 공식 대선 후보가 됐고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조만간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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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6일, 동성결혼이 합헌이라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는데요,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가장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주로 남부 주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판결이 나오기 전에 동성간 결혼을 금지한 주는 모두 13개 주였는데요.아칸소,루이지애나,텍사스, 미시간, 미시시피 등 주로 남부 지역 주들입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오랫동안 결혼식을 연기해왔던 동성짝, 그러니까 동성커플들이 줄지어 혼인허가서를 신청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결혼을 하려면 주 법원에서 먼저 혼인허가서를 받아야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먼저 주 법원에 가서 혼인 허가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혼인허가서를 가지고 결혼식을 집무해줄 사람에게 주례를 부탁하고 결혼식을 치르죠. 그리고 나서 주례자가 서명한 혼인허가서를 다시 법원에 제출해서 결혼증명서를 받아야 하는데요.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금요일 (26일)부터 일부 주는 동성커플에게 혼인허가서를 발급했고요.월요일인 29일부터는 본격적인 발급이 시작됐습니다. 텍사스 주의 경우, 254개 군 가운데 많은 곳들이 발급을 시작했거나 아니면 곧 시행할 것이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남부 주들은 전통적으로 종교적이고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주들로 알려져 있는데, 혼인허가서 발급에는 별 문제가 없을까요?
기자) 네, 일단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으니까 따라야 하겠죠? 대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긴 한데요. 하지만 혼인허가서 발급 업무를 맡고 있는 법원 서기관들은 다소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들입니다. 한 서기관은 금요일 하루 동안만 170건의 혼인허가서를 발급했는데 그 중 대부분이 동성커플의 신청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냥 자신의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반면 ‘내 평생 이런 걸 볼 거라고는 생각한 적도 없다. 할말을 잃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보다는 훨씬 덜 불친절하고 퉁명스럽지 않은 태도로 동성커플들을 대하고 있고요. 혼인허가서를 발급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일부 지역의 경우 주법무장관의 보다 명확한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는 곳도 있다고요.
기자) 네, 예를 들어 켄 팩스턴 텍사스 주 법무장관의 경우,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불법이라고 비판하면서 법원 서기관들이 직면하고 있는 법적 도전들에 맞서, 이들을 도와줄 방도를 강구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로 검토되는 것이 법원 서기관들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결혼을 반대할 경우, 임무에서 빼주는 방안이라서, 또 다른 쟁점으로 비화될 수도 있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어찌됐건 이제 동성커플들은 연방법으로 결혼을 보호받게 됐습니다. 동성커플들로서는 지난 2003년 매사추세츠 주가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한 이래 12년만에 모든 주에서 다 결혼을 인정받는 커다란 승리를 거둔 건데요. 그렇다고 해서 동성애자들이 완전히 법적 평등을 이뤘다고 볼 수는 없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로 직장 내 평등과 주택 문제 같은 걸 들 수 있겠죠. 현재 50개 주 가운데서 최소한 21개주와 워싱턴 D.C.는 개인의 성적 성향과 관련해 직장 내 차별이나 고용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돼 있는데요. 하지만 많은 민간분야 종사자들과 지방정부 종사자들은 여전히 법적인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실태입니다.
진행자) 주택문제라면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예를 들어 동성커플이 같이 살 집을 빌리려고 할 때 동성애자들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집 주인이 거절하는 경우 같은 걸 말하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법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주에서조차 이런 일이 벌어져도 제대로 법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동성커플들은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직장이나 주거지 불평등 같은 이런 문제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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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동물의 폐기물이나 배설물 같은 걸 연료로 한 국내선 비행기를 곧 선보일 예정이라는 소식 , 오늘 마지막 소식으로 보죠.
기자) 네. 이르면 올 여름 로스앤젤리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 소속 비행기는 농장 폐기물과 동물 체지방에서 나온 기름 같은 바이오연료를 사용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화요일(30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유나이티드 사는 국내 최대의 항공기바이오연료 생산업체 가운데 하나인 ‘Fulcrum BioEnergy’사에 3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항공사 운영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연료비인데 그렇다면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사실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Fulcrum BioEnergy’사로부터 사들이게 될 연료는 이 회사가 전체적으로 소비하는 연료량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아주 적은 겁니다. 지난 해 유나이티드 항공이 소비한 연료가 39억 갤론, 돈으로 치면 110억 6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물론 탑승객의 입장에서 볼 때도 당장에 별로 달라질 건 없습니다. 굉음도 여전할 것이고 일반석 승객의 경우 여전히 좁은 좌석에서 불편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요, 하지만 항공업계로서는 꽤나 반가운 소식입니다.
진행자) 항공업계가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게 왜 중요할까요?
기자) 사실 그동안 항공업체들은 탄소배출을 줄이라는 압력을 줄곧 받아왔습니다. 이 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죠. 특히 항공업체가 소비하는 석유 양이 어마 어마 하다보니 항공업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돌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현재 항공사들이 배출하는 탄소량은 전 세계 탄소배출의 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산업군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항공업계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을 줄이라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오바마 대통령도 항공기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항공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새로운 정책을 제안했었죠. 그런가 하면 유엔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도 오는 2016년부터 항공기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전망인데요, 이런 분위기다 보니 항공업계에서 석유를 대신할 바이오연료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의 하나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항공사가 또 있습니까?
기자) 네, 알래스카 항공사의 경우, 오는 2020년까지 적어도 공항 한 곳에서는 바이오연료를 사용할 계획이고요. 사우스웨스트항공사도 지난해 한 바이오연료생산업체로부터 나무의 잔재들을 이용한 바이오연료 3백만갤런을 구입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실제로 사용되는 건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