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경선후보인 젭 부시 후보가 30여년간의 세금 내역을 공개했다는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딸인 첼시 클린턴이 고액의 강연료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에 이어서 미국의 핵심 사안에 대한 미국인의 여론이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설탕 음료 섭취로 인해 매년 전 세계에서 18만명 이상 목숨을 잃는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죠. 미국 공화당의 주요 경선 후보인 젭 부시 후보가 자신의 재산 내역을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젭 부시 후보가 33년간의 세금 납부 내역을 공개했는데요. 지난 2007년 플로리다 주지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개인 재산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지사 퇴임 이후인 2007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2천 9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하네요.
진행자) 어떻게 해서 이렇게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었을까요?
기자) 우선 각종 행사에 강연자로 초청돼 받은 강연료가 적지 않았고요. 또 본인이 세운 금융투자회사인 ‘젭 부시 & 어소시에잇’을 통한 수익과 개인 투자 또 지금은 없어진 국제 금융 회사인 ‘리만 브라더스’의 자문 등을 통해 상당한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부시 후보가 주지사 직에서 물러났을 때가 미국에 금융위기가 찾아온 시기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부시 후보는 미국 경기가 바닥을 쳤던 2008년이후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도 매년 1백 9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고요. 가장 소득이 높았던 때는 지난 2013년으로 한 해 7백 4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또한 부시 전 주지사가 지난 33년 동안 낸 개인 소득세율은 36%로 매우 높은 비율로 소득세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경선 후보가 이렇게 30년이 넘는 세금 내역을 공개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부시 후보가 공개한 세금 문서는 무려 1,150쪽에 이르는데요. 대통령 경선 후보들이 재산을 공개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렇게 방대한 양과 기간의 내역을 공개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젭 부시 후보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도 대선을 앞두고 14년치의 세금 내역을 공개했고요. 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9년간의 세금 내역을 공개했었습니다. 반면 지난 대선의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미트 롬니 후보는 엄청난 자산가임에도 불구하고 딱 1년 치의 세금내역만을 공개해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부시 후보가 이렇게 30년이 넘는 재산내역을 공개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네, 자신은 정직하게 돈을 벌었기 때문에 숨길 것이 없다는 걸 유권자들에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부시 후보는 재산 내역을 공개하면서 자신은 공직기간 외에 대부분은 개인 사업가로 살았다면서 자신에게 행운이 따랐고, 좋은 부모님이 있었고, 좋은 동업자들을 만났으며 많은 미국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세법에 따라 자신은 벌어들이는 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국가로 환원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부시 후보가 자신의 세금 내역을 공개한 후 언론인들을 만나서 재미있는 말을 했더라고요? ‘자신도 많은 강연료를 받았지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딸 첼시 클린턴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라고 했던데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유명인사에 대한 강연료가 엄청나게 비쌉니다. 젭 부시 후보의 경우 퇴임 후인 지난 2007년부터 2015년 사이 총 250회의 강연회를 통해 9백 95만 달러의 강연료를 받았다는데요. 그러니까 강연회당 평균 약 4만 달러의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계산이 되죠.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딸 첼시 클린턴이 한 대학 강연에 초대돼 6만 5천달러의 강연료를 챙겼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를 비꼬아 말한 겁니다.
진행자) 첼시 클린턴은 유명정치인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강연료를 받을 수 있었던 건가요?
기자) 첼시 클린턴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외동딸로 30대 중반의 젊은 여성입니다. 정치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을 아니지만 세 가족의 이름으로 세운 자선단체 ‘빌, 힐러리, 첼시 클린턴 재단’의 부회장 직을 맡고 있죠. 그런데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 있는 미주리대학이 지난 해 2월, 대학 내 '여성 명예의 전당' 개관식의 여성 연설자로 첼시 클린턴을 낙점해 높은 강연료를 주고 모셔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학 측이 첼시의 어머니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측에도 접촉했다고 하죠?
기자) 네, 하지만 한번 강연료가 27만 5천 달러라는 답변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고요. 결국 클린턴 후보의 딸인 첼시 클린턴를 연사로 초청한 겁니다.
진행자) 첼시 클린턴 측은 개인이 아닌 재단을 대표해 강연자로 나선 거라고 밝혔다면서요?
기자) 네, 하지만 첼시 측과 미주리 대학간에 오간 전자메일을 분석해본 결과 계약서에는 첼시의 강연료가 빌, 힐러리 첼시 클린턴 재단의 계좌로 들어간다는 언급도 없고 대학측도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면 받는 기부 영수증을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혀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강연료 6만 5천 달러는 웬만한 유명 인사들이 받는 강연료를 훌쩍 뛰어 넘는 금액이라고 하던데 이렇게 비싼 강연료를 들인 강연의 반응은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기자) 대학 측은 첼시가 개관식을 위한 완벽한 강연자였고 반응도 무척 좋았다며 만족해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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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핵심 사안들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동성결혼이나, 건강보험, 총기규제, 낙태, 환경 문제 등은 미국인들의 삶과 직결되거나 또는 미국인의 미래를 좌우할 만한 중요한 사안들인데요. 이런 사안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뉴욕 타임즈 신문의 분석 보도 내용인데요.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변화를 보이는 사안들이 있는 가 하면 반면 몇 십 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생각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사안들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동성결혼 같은 경우는 여론의 뚜렷한 변화를 보이는, 결과를 예측 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낙태나, 총기규제, 기부변화 등의 문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사안들이라는 거죠.
진행자) 이렇게 두 가지 양상으로 나누는 기준이 뭘까요?
기자) 뉴욕 타임스는 권리를 주장하는 쪽과 이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쪽이 대립하는 경우냐 아니면 양쪽의 권리가 팽팽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냐에 따라 구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권리를 주장하는 쪽과 이를 허용하지 않는 측이 대립하는 사안으로 뭐가 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대표적인 예가 최근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합헌 판결을 받은 동성결혼 문제를 들 수 있겠는데요. 동성결혼 문제는 동성애자들이 자신들도 이성결혼과 똑 같은 법적 대우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동성결혼은 굉장히 빠른 기간에 성공을 이룬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 1996년에는 미국인의 약 27%만이 동성결혼에 찬성했으니까요. 하지만 동성결혼 문제는 합법화될 것이 분명한 사안으로, 만약 이번에 대법원이 합헌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언젠가는 합법화가 될 사안이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누구나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개인의 권리를 주장한다는 데 핵심이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동성애자들의 인권에 대한 여론은 인종이나 성, 종교 차별에 대한 여론의 변화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는데요. 예를 들어 과거 미국에선 아일랜드 계나 유대인은 특정 직업을 가질 수 없었고, 여성에겐 투표권이 없었습니다. 또 가톨릭이나 흑인,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고 흑인과 백인은 결혼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론도 법도 이런 이런 차별이 미국의 이상과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면서 여론과 법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대법원 판결이 여론의 영향을 받으면서 과거 불법이었던 것들이 합법이 되는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여론이 크게 변하는 사안들이 있는 반면 몇 십 년이 지나도 크게 변화를 보이지 않는 사안들이 있겠죠?
기자) 네, 바로 양측의 권리가 충돌하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대표적으로 낙태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사안은 낙태를 선택할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쪽과 뱃속의 태아도 살 권리가 있다는 양측의 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고요. 총기규제도 마찬가지로 총을 가질 수 있는 권리도 있지만, 총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대립하는 사안이죠. 사형선고나 환경문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사안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방금 말씀하신 사안들은 여론의 변화도 없지만, 법적으로도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몇십 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여론이 크게 바뀌지 않는 이 사안들은 여론이 밀물과 썰물처럼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러니까 갑자기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이 가는 듯 하다가 또 금새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쏠리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여론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장담할 수가 없고 여론의 영향을 받는 법 또한 어떤 방향으로 결론날 지 쉽게 예측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여론이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법으로 제정되는 건 또 아니라고요?
기자) 네, 그런 사안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마리화나 합법화를 들 수 있습니다. 마리화나 지지자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마리화나를 피울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고 있고요. 또 마리화의 합법화를 지지하는 여론은 1985년 26%에서 2014년 49%로 크게 늘었습니다. 여론만 본다면 금새 합법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죠? 하지만 공공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개인의 권리가 확대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인데요. 술의 경우도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연령이 높아졌고, 담배도 갈수록 필 수 있는 공간이 제한 되는 등 오히려 법적인 제한이 더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서도 이런 부정적인 측면들이 더 많이 고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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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세계적으로 설탕이 든 음료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네요?
기자) 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무더운 날 오후, 시원한 탄산음료 한잔하면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 들죠? 그런데 이런 탄산음료, 달달하고 시원하다고 너무 자주 마시면 안되겠습니다. 미국심장학회 학술지인 ‘순환’지에 미국 의료진의 한 연구결과가 게재됐는데요. 매년 세계에서 설탕이 든 음료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18만 4천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설탕이 든 음료를 마셨다고 무조건 목숨을 잃는 건 아니겠고 설탕 음료 때문에 질병을 얻어서 그런 거겠죠?
기자) 맞습니다. 연구진은 설탕 음료가 비만과 당뇨, 심혈관 질환 그리고 암 발생과 큰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지난 2010년, 전 세계에서 설탕 음료 섭취로 인해 당뇨병을 얻어 사망한 사람이 13만3천여명에 달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4만 5천명, 또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6천450명에 달한다고 하네요.
진행자) 그런데 설탕 음료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음료들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우선 설탕이 첨가된 탄산 음료가 포함되는데요. 바로 북한에서도 요즘 많이 시판되는 각종 탄산 단물이 되겠습니다. 그 외에 설탕을 넣은 냉차인 아이스티, 운동할 때나 피로할 때 활력을 주는 스포츠, 에너지 음료, 과일 주스가 포함되고요. 대신 100%과즙으로 만든 과일주스는 설탕 음료에서 제외됐습니다.
진행자) 설탕 음료는 미국에서 많이 마시긴 하지만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이뤄진 연구결과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동부 보스턴시에 위치한 터프츠 대학의 영양과학정책 대학원의 기탄잘리 싱 교수가 이번 연구를 이끌었는데요. 지난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51개국에서 61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요. 총 62회의 식생활 조사를 통해 설탕 음료의 유해성 특히 설탕 음료 소비가 당뇨와 심장질환,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실 설탕 음료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습니까? 설탕 음료로 인한 사망률에 나이는 관련이 없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젊은 성인 층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았는데요. 싱 교수는 젊은 성인들이 노년층에 비해 설탕 음료로 인한 만성질환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하면서 이 점이 특히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왜냐하면 젊은 성인들은 각 나라에서 한창 일할 수 있는 인력 자원인데 이 젊은 층이 설탕 음료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질병을 얻는다면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겁니다. 게다가 젊은 세대가 계속해서 설탕 음료 소비를 많이 하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설탕 음료로 인한 질병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앞으로는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설탕 음료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질병을 얻게 될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별로는 어땠습니까? 설탕 음료로 인한 사망률에 차이를 보였습니까?
기자) 연구 결과를 보면 개발도상국에서 설탕 음료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고요. 또한 세계에서 인구가 많은 20개 나라 가운데서는 멕시코가 설탕 음료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성인 1백만명 당 405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왔고요. 2위는 미국으로 성인 1백만명 당 125명이 설탕 음료 때문에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무심코 마시는 설탕 음료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다니 정말 조심해야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연구진은 세계인의 식단에서 설탕 음료를 대폭 줄이거나 퇴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설탕 음료는 건강상의 아무런 이득이 없다며 설탕 음료 소비를 줄이는 것이 결국엔 매년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 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