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근 극심한 가뭄의 여파로 설사 등 수인성 질병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황해남도 지역에서는 올해 상반기 설사병 환자가 1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는 최근 북한 내 가뭄 피해지역 어린이들 사이에서 설사병 사례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는 8일 발표한 성명에서 특히 올 상반기 황해남도 지역에서 어린이 설사환자 수가 14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황해북도와 함경남도 지역에서도 어린이 설사 환자 수가 각각 71%와 34% 증가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최근 북한 보건 당국자들과의 면담에서 강우량 부족으로 마실 물이 부족한데다 수질도 나빠져 어린이들 사이에 설사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뭄이 지속될 경우 더 많은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질병에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가뜩이나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상황이 열악한데 가뭄으로 마실 물이 부족하고 위생 상태도 악화돼 질병과 영양실조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유니세프는 특히 2012년 기준으로 북한 어린이 4 명 가운데 1 명이 만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등 상당수가 수인성 질병에 취약해 가뭄에 따른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는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질정화제와 물 저장 용기, 의약품 등 북한에 보유하고 있던 긴급 구호용품을 배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 치료법에 대한 교육도 강화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니엘 툴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무소장은 “가뭄 피해지역에 전문가 파견과 긴급 구호품 지원이 시급하다”며 “수확량 감소가 확실시 될 때까지 지원을 늦춘다면 취약한 상태에 있는 어린이들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제적십자사도 8일 조선적십자회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물 부족으로 수인성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과 5세 미만 어린이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북한에 필수의약품과 수질정화제 등이 부족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현재 가뭄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