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연방 상원에서 이란 핵 협상 관련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오늘 첫 소식으로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미 동부 뉴욕 주와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자동차를 무선으로 해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이 성공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죠. 지난주에 타결된 이란 핵 협상 합의안을 미국 연방회의가 검토하기 시작했는데요. 상원에서는 처음으로 이란 핵협상 관련 청문회가 열렸군요?
기자) 네,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목요일(23일) 이란 핵협상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청문회에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장관,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출석해 이란 핵협상 합의안을 설명하고 상원이 이를 가결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서는 어떤 내용이 오갔습니까?
기자) 공화당 의원들은 이란 핵협상에 대해 공상적이다, 단순하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더 좋은 협상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이에 대해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란 핵 협상의 유일한 대안이 있다면 이란과의 전쟁뿐이었을 거라며 이란 핵협상을 옹호했는습니다. 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의사회도 이란 핵 협상을 지지한다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이상 미국이 합의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이란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유일한 나라로 남게 될 것이고 다른 나라의 지지를 받지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란 핵협상이 미국 정부로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상의 협상이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이콥 루 재무장관 역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외교적인 해결책을 이행하지 않고 계속 경제적 제재를 유지한다면 이란 핵협상에 동참한 다른 나라들도 합의한 이행에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핵 협상도, 이란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도 모두 잃게 되는 셈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란을 완전히 굴복시키기 위해 더 많은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의회가 합의안을 검토하는데 60일이 주어지는데요. 그러니까 9월 중순까지 연방의회가 합의안을 검토하고 이를 승인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거죠? (그렇습니다)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연방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청문회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쁜 협상이 미국인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따라서 협상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편지를 보내서 유명해진 톰 코튼 상원의원도 결국엔 의회가 부결시키고 말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오바마 행정부가 협상을 훌륭하게 끌어냈고 합의안에 지지한다는 반응입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은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을 필두로 의원들의 지지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협상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이란 핵 협상으로 이란은 핵 시설에 대한 유엔의 사찰을 허용하기로 했고 서방국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예정인데요. 이번 조치로 더욱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계가 될 것이라는 찬성론자들과 달리 비판론자들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과 협상 이행을 검증하는 과정이 허술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면 이란이 수십억 달러를 중동지역의 무장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무엇보다 이란 핵 협상을 가장 반대하는 쪽은 바로 이스라엘과 친 이스라엘 성향의 로비 단체들이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대계 단체들은 핵협상 반대를 위한 로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친 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와 ‘핵 없는 이란을 위한 시민들’, ‘이란 핵에 반대하는 유대계 공화당원 연합’ 등이 대표적인 단체들입니다. 특히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는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TV 광고와 캠페인 활동을 위해 2천만 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란 핵협상을 찬성하는 유대계 단체도 있는데요. 자유주의 유대인 단체인 ‘J street’ 등 일부 단체는 이란 핵협상을 홍보하기 위해 2백만 달러를 모금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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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근로자의 생존이 가능한 최소한의 임금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최저임금제입니다. 미국에선 법으로 정한 이 최저임금이 너무 적다는 논란이 이어져 왔는데요. 최근 미국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요일(22일) 미 대륙 서부 끝과 동부 끝에서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동시에 전해지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싸워온 수많은 근로자가 환호하고 있습니다. 우선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이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일하는 정직원과 계약직 직원의 시급을 앞으로 15달러까지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오는 10월 1일에 시간당 13달러로 인상하고, 내년에는 14달러로 올리는 데 이어 내후년인 2017년 10월 1일까지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럼 얼마나 많은 직원이 혜택을 받게 됩니까?
기자)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측은 직원 3천 2백 명과 또 정확하게 집계가 되지 않은, 중계업체를 통해 계약을 맺은 계약직 직원들까지 다수 혜택을 받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재닛 나폴리타노 총장은 본교가 직원들과 그 가족을 어떻게 처우하느냐에 따라 다른 모든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임금인상은 옳은 결정이고 또 자발적으로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한 최초의 미국 공립대학이 됨으로써 본교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청취자분들은 한 대학의 임금 인상이 왜 이렇게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는가 싶으시겠지만,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학생 수와 직원 수가 상당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은 24만 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미국 최대의 공립대학입니다. 거기다 직원 수는 총 19만 5천 명으로 캘리포니아 주 전체에서 3번째로 직원이 많은 기관이죠. 그렇다 보니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임금 인상이 다른 대학이나 단체의 임금 인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 동부의 뉴욕 주도 임금인상을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주 임금위원회가 수요일(22일) 회의를 열고 패스트푸드 식당 즉 속성음식점에서 일하는 종업원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는 안을 3-0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현재 뉴욕 주의 법적 최저임금이 8달러 75센트인데요. 우선 뉴욕 주내 대도시인 뉴욕 시의 경우 3년 안에 패스트푸드 식당 종업들의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올리고요. 그 이외 지역은 2021년 7월 1일까지 단계적으로 최저 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하게 됩니다.
진행자) 이번에 뉴욕 주에서 임금 인상 결과가 나오기까지 뉴욕 주지사의 영향이 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뉴욕 주 임금위원회도 임금인상을 반대하는 뉴욕 주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직접 임명한 단체입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수요일 임금위원회의 결정을 축하하는 집회에 참석해 뉴욕 주에서 1년에 1만8천 달러를 받고 가족을 부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결정을 시작에 불과하고, 진정한 경제적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죠?
기자) 네, 뉴욕의 식당 업체들은 최저임금을 올린다면 결국 식당의 음식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또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직원을 해고해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패스트푸드 식당이라는 특정 업체에 대해서만 최저 임금을 올리는 것은 부당하고 차별적인 처우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워싱턴 DC도 임금 인상 움직임에 합류했죠?
기자) 네, 워싱턴 DC 선거위원회는 수요일(22일)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한 주민투표 발의 청원을 허락했습니다. 이 청원은 최저임금을 오는 2020년까지 15달러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약 2만 3천 명 이상의 주민이 청원서에 서명하면 내년 11월 선거에서 시급 15달러 인상안에 대한 주민투표가 진행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이 최저임금 문제는 내년 대선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쟁점 중 하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최저임금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도 주목 받고 있는데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수요일(22일) 4명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의회에 연방정부의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현재 연방정부의 법적 시급은 시간당 7달러 25센트인데요. 샌더스 의원은 이 금액은 굶주릴 수밖에 없는 박봉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연방정부의 최저임금이 너무 적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인상 폭은 밝히지 않고 있고요. 반면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어떤 최저임금도 무의미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거부하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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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달리는 자동차를 해킹해서 차의 에어컨을 마음대로 켤 수도 있고 심지어 차를 세울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요. 자세히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정보기술(IT)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인 ‘와이어드’가 자동차를 원격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한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실험은 보안 전문가 두 명이 자신의 거실에 앉아, 고속도로에서 시속 112km로 달리고 있는 피아트크라이슬러 사의 ‘지프 체로키’라는 차량을 해킹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두 해커의 조종으로 차량의 에어컨이 최대 출력으로 작동하는가 하면, 자동 변속장치와 브레이크가 꺼지는 등 수 km 떨어진 곳에서도 자동차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진행자) 저도 운전을 하고 다니는 한 사람으로서 달리는 자동차도 해킹할 수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좀 무섭기도 한데요. 어떻게 해킹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네, 실험에서 원격 해킹이 가능했던 이유는 ‘지프 체로키’ 차량에 장착된 ‘유커넥트(Uconnect)’라는 ‘차량정보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요즘은 운전자가 운전하면서도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이나 인터넷을 쉽게 이용하기 위해 이 차량정보시스템을 많이 장착하는데요. 차량정보시스템은 물론 차량의 각종 기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그런데 문제는 이 시스템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제 자동차도 인터넷과 연결된 이상 해킹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험을 진행한 미국 국가안보국 출신의 보안 전문가 찰리 밀러 씨와 보안 전문회사 IO액티브의 크리스 발라섹 씨는 사람들이 자동차도 해킹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고 또한 차량 제조업체에 문제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차량 해킹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갈 수도 있는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지적에 대해서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실험을 진행한 전문가들은 지난 9개월 동안 문제가 된 피아트크라이슬러 사와 접촉을 해왔다고 하는데요. 크라이슬러 사는 지난 16일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패치 그러니까 문제를 해결해주는 프로그램을 배포했습니다. 앞서 ‘커넥티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장착한 BMW 사의 차량도 제3 자에 의해 원격으로 차 문이 열릴 수 있는 오류가 발견됐었는데요. BMW사는 문제의 차량에 암호화 작업을 실행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처럼 차량 제조업체들도 현재로서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해킹에 대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