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한국에서는 한 대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롯데그룹’ 관련 소식이 연일 뉴스의 중심에 있는데 어떤 일인가요?
기자) 한국과 일본에서 여러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는 다국적기업, ‘롯데그룹’에서 재산과 지분, 경영권을 둘러싸고 형제간에 부자간에 분쟁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계 5번째 순위의 대기업이 이런 분란에 휩싸이자 그룹 총수 가족들의 복잡한 가족사와 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관심이 부정적이라는 것인데요. ‘롯데가의 ‘왕자의 난’ 이다’. ‘롯데는 어느 나라 기업인가’ 라고 지적하며 롯데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분위기까지 일고 있고, 한국과 일본 언론, 외국언론사들까지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보도 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진행자) ‘롯데 그룹’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한국에서는 ‘껌’을 대표로 하는 제과기업에서 연매출 700억달러에 달하는 재력을 가진 재계 5위의 재벌기업입니다. 롯데제과, 롯데하이마트, 롯데마트, 롯데시네마등 70여개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구요. 일본 롯데는 일본의 제과업계를 주도하면서 패스트푸드기업인 롯데리아과 롯데상사, 롯데부동산, 광윤사 등 54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고 한국과 일본에 프로야구 구단인 롯데자이언츠와 치바 롯데 마린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의 중심이 된 이유는 창업주의 장남과 차남 사이에 서로는 밀고 밀어내는 경영권 분쟁이 일었기 때문인데요. 한국사회에 이 문제 관심을 갖는 이유는 대기업 총수 가족의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그 동안에도 계속 이어졌던 롯데그룹이 과연 어느 나라 기업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짙어졌기 때문인데요. 한국사회의 롯데제품 불매운동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정도입니다.
진행자) ‘롯데그룹’, 한국과 일본에 모두 계열사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국적을 딱 집어 말하기가 곤란할 수도 있겠네요.
기자) 오늘 롯데그룹의 신동빈회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국민에 대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롯데그룹’은 분명 한국기업이며 이번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앞으로 경영권을 투명하게 하고 지배구조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고, 일본어투의 한국말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한국사회는 그리 긍정적으로 비치지 않았습니다. 오늘 한국 언론들이 롯데그룹의 기자회견에 대한 관련 기사를 내며 롯데그룹의 경영권분쟁과 반 롯데정서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는 내용의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제 뉴스보도를 통해서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여부가 한국 사회의 관심거리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달 3일 베이징에서 여는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 에 대통령이 직접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정부 대표를 참여시킬 것인지를 두고 청와대가 고민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중국 전승일은 일본이 항복문서에 서명한 9월 3일을 기리고 있는데요. 이번 70주년 전승절에는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준비하며서 각국 지도자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는데, 박대통령이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야 하는지 말아햐 하는지가 고민인 것입니다.
진행자) 한 나라의 중요한 국가기념일에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일 텐데, 이에 관한 국민여론조사결과가 나왔군요. 한국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기자) 국민 10명 가운데 5명 이상은 박대통령이 중국 정부의 전승절 70주년 행사 초청에 응해야 한다고 답을 했습니다. 한국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어제(10일) 하루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한 결과인데요. 응답자의 51.8%가 찬성한다고 답을 했습니다.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20.6%, 대다수 지역와 세대별, 정치 성향별 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참석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여론조사에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한국 정치권, 언론에서의 다양한 목소리를 살펴보면 이유는 이렇습니다.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은 ‘한국이 외교적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눈치만 보다가는 미국, 중국 양쪽 모두에게서 신뢰를 잃을 수 있으니까 항일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의미에서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행사에 굳이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의 패권 확대에 의도가 있는 행사여서 미국도 불참한다는 것이니까 한국이 참석하면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입장 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입니다. 소나무의 영문표기가 바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 동안 한국 소나무의 영문표기가 ‘재패니즈 레드 파인(Japanese red pine)’이었는데 이 표기를 ‘코리안 레드 파인’으로 바꾸고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일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한국산 자생식물 특산식물의 영어표기를 본래의 이름으로 바꾸겠다고 한국 산림청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산림청의 ‘식물이름 광복 사업’입니다.
진행자) 한국산 소나무의 영문표기가 지금까지 ‘Japanese red pine’, ‘붉은 일본 소나무’로 되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는 한반도가 주요 분포지인 한국의 대표 나무이고, 한민족의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인데, 세계 학계에 보고된 한국 소나무가 안타깝게도 붉은 일본 소나무였다는 겁니다. 소나무에 일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 일본학자들에 의해 식물들이 알려지고 연구되면서 세상에 소나무가 일본의 식물로 인식됐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지금부터라도 소나무가 한반도 중심의 나무임을 알리며 한국 식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 산림청의 의지입니다.
진행자) ‘일본’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한국산 식물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산림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4173종입니다. ‘금강초롱’의 이름은 한-일 합방 당시 초대 일본공사의 이름을 딴 ‘하나부사’이고, 단풍나무는 ‘Japanese maple’ 동백나무도 ‘Japanese camellia’ 두릅나무는 ‘Japanese angelica tree’로 되어 있는데요. 세계에서 울릉도에만 분포하는 고유식물인 섬초롱꽃(Campanula takesimana Nakai) 이라는 것이 있는데 세계가 공식적으로 쓰는 이름인 학명에 독도의 일본이름인 다케시마와 일본 식물학자인 나카이(Nakai)가 붙여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산 식물들의 이름이 모두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인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식물의 이름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학명’과 ‘일반명’이 있는데요. ‘학명’은 전 세계가 공식적으로 쓰는 이름으로 국제 식물 명명 규약에 선취권이 있어서 처음 붙여진 이름을 바꿀 수가 없습니다. 한국 산림청이 앞으로 새로 이름을 붙이겠다는 부분은 바로 ‘일반명’인데요. 일반명이라고 사람들이 많이 부르고 써서 널리 알려지면 인식 속에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 산림청은 ‘일본’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식물의 영문표기는 한국 Korean으로 바꾸고, 특산 식물인 ‘단양 쑥부쟁이’나 ‘매미꽃’ ‘홀아비바람꽃’ 등 2500여종은 새로운 영문이름을 붙이고, ‘개나리’, ‘냉이’ ‘목련’, ‘쑥’ 등은 한글 이름 그대로 영문표기 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통신,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