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한국에 대한 포 사격 도발 직후인 지난 21일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습니다. 북한이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인데요. 탈북민들은 잦은 동원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김정은 동지께서는…전선 지대에 준전시 상태를 선포함에 대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을 하달하셨습니다.”
북한 당국이 선포한 준전시 상태는 6단계 비상사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에 해당됩니다.
준전시 상태가 선포되면 북한 군 부대들은 완전무장한 채 전시 상태로 전환합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이며,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을 한 지 5년 만입니다.
특히 이번처럼 모든 기관과 기업소, 협동농장 등 민간까지 포함시킨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22년 만입니다. 당시 북한은 미-한 합동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빌미로 전국.전민.전군을 포함하는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었습니다.
북한 지방 간부 출신인 미국의 탈북 난민 정모 씨는 21일 ‘VOA’에 93년 준전시 상태 때의 주민 훈련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정모 씨] “낮에는 일하고, 일하다가 갑자기 싸이렌이 울리면 방공호에 대피했다가 해제 사인렌 나면 집에 오고. 그렇게 대피훈련 갔다가 벤또 싸 갖고 오라고 하면 사람들이 더 고달파 하지요. 그게 다죠. 노동적위대나 붉은청년근위대는 옆에다 총탄 쌓아놓고 총알은 주지 않고 호각을 불고 수기 신호, 폭탄 떨어트리면 가스 훈련 그저 집체적인 국가니까. 그런 훈련을 하죠.”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준전시 상태를 처음 선포한 것은 지난 1968년 미 푸에블로호 나포사건 때입니다.
이후 1976년에 발생한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1983년 미-한 연합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 1983년 미얀마의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 1993년 팀스피리트 훈련, 그리고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역시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었습니다.
탈북 난민 정모 씨는 93년 준전시 상태 때 잦은 동원 때문에 주민들이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주민들의 의식이 많이 깨어 있어 불만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모 씨] “주민들 불만이 대단하죠. 하지만 북한 당국도 이 것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왜냐하면 전방 지대에 북한에 대한 대북방송은 아주 치명타입니다. 군인들이 진실을 알면..그들은 현영철이 처형된 것도 전혀 몰라요. 그런 것 접하게 되면 장군께서 믿고 충성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죽이는데 우리 목숨은 파리 목숨이겠구나…군대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죠.”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