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남-북간의 합의로 군사적 긴장이 풀어졌고, 한국 사회 곳곳도 다시 일상을 되찾고 있는 것 같군요. 서해지역 어민들이 다시 조업을 시작했다구요.
기자) 남북 사이의 긴장으로 또 태풍의 영향으로 발이 묶여있었던 서해 5도 지역 선박들이 오늘 바다로 나갔습니다. 지난 21일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로 조업이 통제 된지 엿새만입니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꽂게잡이를 위해 통발을 가득 실은 어선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던 하루였구요. 경기도 연천 등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졌던 지역은 어제 새벽 합의타결 소식과 함께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대피권고가 모두 해제됐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로 학생들이 등교를 못했던 학교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DMZ 민통선과 인근에 있는 두 곳의 학교가 여름방학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가 어제와 오늘 2학기를 시작하는 개학을 했습니다. 비무장지대 안 유일한 학교인 대성동초등학교와 유치원, 그리고 민통선 북쪽에 자리한 마을인 통일촌에 있는 군내초등학교인데요. 본래는 24일 월요일 개학이었는데 남북간 고위급접촉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을 등교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학교들은 등하굣길도 일반학교와는 조금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출입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민통선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학교로 들어가는 통학버스를 이용하거나 사전에 출입이 허가된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의 출입은 아직 제한되어 있어서 정규수업 후 이루어지는 방과후 학교는 다음주는 되어야 정상운영 된다는 소식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평양에 갔던 한국 청소년들이 어제 밤 한국으로 돌아왔군요?
기자) 남북한 간의 긴장이 한창이던 때, 평양에서 열린 15살 이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국제유소년U-15축구대회’에 참여했던 68명의 유소년축구선수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북간의 긴장이 최고조였던 때에 축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평양 한복판에 거의 열흘 가까이 머물러야 했던 한국의 어린 축구선수들. 별 탈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야 할 텐데 하는 관심이 이어졌는데 어제 밤 8시 넘어 중국 선양을 거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입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아들들의 무사귀환을 맞이하는 부모들, 선수들을 보낸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의 행정책임자들이 함께 했고, 특별한 시기에 특별한 경기를 펼치고 돌아온 청소년들을 취재하려는 취재진의 카메라가 가득했었습니다.
진행자) 어른들의 걱정과는 달리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한국 TV에 비춰지더군요. 어린 선수들의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보통은 축구경기의 결과에 따라 입국장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팀과 평양국제축구학교 팀에 져서 준결승전에 진출하지도 못했지만 초미의 관심과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언론사들의 가장 큰 관심은 남북한이 최고의 긴장 상태에 있을 때 평양의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였는데요. 카메라 앞에 선 어린 선수들은 ‘남북관계에 신경 쓰지 않고 긴장감 없이 경기에 임했다’. ‘북한 쪽이 한국 선수들에게 식사나 생활 등을 잘 챙겨줬다’고 말했고, ‘15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북한 팀이 잘 짜여 있고 힘과 스피드가 좋았다’고 북한팀을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전하는 분위기와는 달리 함께 갔던 임원과 지도자들의 반응은 많이 달랐습니다. 20일 저녁 만찬 때 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북측과 남측 인사 자리 문제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는데요. 남북한간에 군사긴장이 깊어지고 포탄이 오갈 수 있는 상황이 되더라도 대회를 진행하겠느냐고 북측이 물어왔고, 스포츠가 국가간 갈등을 해소하는 도구이니 이럴 때 일수록 안전하고 평화적으로 대회를 진행하자는 의지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은 최근 나온 ‘우표’이야기이군요? 현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가가 우표의 인물로 등장했군요?
기자) 지난 2013년부터 현대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을 주제로 ‘현대한국인물시리즈’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있는데, 한국의 야구인, 문학계 민족시인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의 기업가’가 주제이구요. 현대그룹의 창업주 ‘정주영 전 회장’과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절 전 회장’이 우표의 주인공입니다. 한국의 주요 경제단체에서 추천한 12인의 인물 중에서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와 탁월한 기업가 정신을 높이 평가 받았다는 것이 우표를 발행하는 우정사업본부의 설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정주영ㆍ이병철,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의 창업주이기도 하고, 북한 주민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인물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네요.
기자) 현대그룹의 정주영 전 회장은 1998년 6월 소떼 500마리를 실은 트럭 50대를 몰고 북한을 다녀온 인물로 유명하지요. 삼성그룹의 이병철 전 회장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북한주민들 사이에도 인기가 있다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과 컴퓨터, TV등 생활가전을 만들어낸 삼성전자의 원동력이 됐던 인물입니다. 남-북한이 지난 70년 세월 경제력의 큰 차이가 생긴 것이 어떻게 보면 한국에 이 두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올해가 정주영 전 회장이 태어난 지 100년, 이병철 회장으로서는 탄생 105년이 되는 해라고 하는데, 우표에 담긴 두 기업가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 경제발전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정주영, 이병철 전 회장. 어떤 기업가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북한 강원도 통천군이 고향인 실향민 기업가였습니다. 전쟁 후 불모지인 한국에서 조선소를 만들고, 자동차 산업을 시작하면서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세계적 기업에 이름을 올려놓은 인물이구요. 삼성그룹의 이병철 전 회장, 한국 전쟁 후 대구에서 생필품을 파는 작은 가게(삼성상회)부터 시작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그래서 한국을 IT공화국으로 발전시킨 원동력을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이번에 발행되는 우표는 두 인물 각기 50만장으로 총 100만장이구요. 두 사람의 생전 모습과 함께 기업가로서의 철학이 쓰여져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대 한국을 일구어낸 기업가의 철학… 궁금하군요. 어떤 말입니까?
기자) 이병철 우표에는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문구가, 정주영 우표에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문구가 적혔습니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것은 ‘국가와 기업의 장래는 사람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지금 현재 삼성그룹이 경영하는 기업철학이기도 하구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인 기업 ‘현대’를 일구어낸, 진취적인 기상과 불굴의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했던 현대그룹의 성장 역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주영 전 회장이 강조했던 말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서울통신,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