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남북 고위 접촉 결과를 평가했습니다. 회의에서는 중앙군사위 일부 위원들에 대한 개편도 이뤄졌다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은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서 합의가 이뤄진 뒤 처음으로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김 제1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타결된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28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제1 위원장은 또 이번 합의를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파국에 처한 남북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김 제1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평가한다며 합의 내용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녹취: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북한 스스로 8.25 합의가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울 전환적 계기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평가합니다. 북한이 앞으로 스스로 합의한 내용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기대하고 성실히 이해할 것을 촉구합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함께 중앙군사위가 일부 위원들을 해임하거나 임명했으며 조직문제가 취급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나 `중앙통신'은 구체적인 인사 명단이나 조직개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이번 인사의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지뢰 도발에서부터 군사적 긴장 고조,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제안과 타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북한 내부의 평가에 따라 ‘논공행상’ 성격의 경질 인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의 견해입니다.
[녹취:정성장 박사/세종연구소]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이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느끼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가져왔기 때문에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성 해임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그동안 숙청된 인사들을 명단에서 빼고 신임 위원을 임명하는 차원의 단순한 조직재정비 수준일 것이란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의 분석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동국대 북한학과] “현영철 변인선과 같은 그동안 북한의 주요 핵심 보직에서 탈락한 인물들과 관련된 정비, 그 과정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재정비하는 그런 과정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와 관련해 목함지뢰 도발 사건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북한 군부 인사들의 변동 가능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지뢰 도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이후 중앙군사위 인사가 났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개최는 지난 20일 밤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전방지역 군부대에 선포했던 ‘전시 상태’라는 강경 조치를 다시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철회하는 마무리를 지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