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방문 이틀째 기업인들과 만나 중국 시장을 더욱 개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수백명이 사망했습니다. 콜롬비아 대통령과 반군 대표가 50여년간 계속된 내전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시 주석은 지난 22일 미국 서부 시애틀에 도착해서 일주일간의 방미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첫 날에 이어 둘째 날인 어제(23일)도 두 나라 기업인들의 행사에 참석해 시장 개방 확대를 약속하고, 항공기 업체 보잉사 공장을 방문하는 등 경제 협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오늘(24일) 오후에는 이곳 워싱턴으로 이동해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실무만찬을 가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시 주 석이 미국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시 주석은 어제(23일) 미국의 대표적인 컴퓨터와 인터넷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을 비롯해 여러 기업 대표들과 만났는데요. 중국 내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외국 기업들의 중국 내 활동이 용이하도록 시장을 더욱 개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특히 중국은 새로운 개방적인 경제 체제에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제한을 크게 줄이는 개혁적인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천285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직접 투자를 받았다고 강조했는데요. 개혁 없이는 추진력이 없고, 개방 없이는 진보도 없다면서 개혁과 개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적재산권 문제와 중국 당국의 여러 투자 규제들은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외국인 기업들이 개선돼야할 점으로 꾸준히 지적해온 것들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또 지적재산권 보호와 함께 사이버 안보 문제도 언급했는데요. 시 주석은 이 날 열린 미-중 인터넷 산업포럼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사이버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해킹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시 주석은 앞서 중국 정부는 사이버 해킹과는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오히려 인터넷에서의 불법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계속 경고를 보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미국 고위 당국자는 미국 공무원 정보에 대한 대규모 해킹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해왔는데요. 그래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치열한 대립이 예상되는 의제 중 하납니다.
진행자) 시 주석의 방문에 맞춰 실질적인 경협 성과도 발표됐는데, 앞서 예고된 대로 중국이 미국 보잉사 여객기 3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시진핑 주석이 어제(23일) 미국 항공기 제작 업체인 보잉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됐습니다. 중국 공상은행과 여객기 임대회사 공은조임 등은 보잉사 여객기 300대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주로 보잉 737 기종이고 기본형이 250대, 동체의 폭을 넓힌 확장형이 50대라고 합니다. 액수로는 380억 달러 규몹니다. 이에 화답해서 보잉은 중국에 항공기 조립공장을 세우기로 했는데요. 중국으로서는 미국 대기업 공장을 유치하니까 반가운 일이고, 보잉사도 앞으로 항공기 수요가 많을 중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편 시 주석은 어제(23일) 보잉사 공장에서 최신 여객기인 787 드림라이너 생산 라인을 둘러봤습니다.
진행자) 보잉사가 중국에 건설할 조립공장에서는 어떤 기종을 생산합니까?
기자) 일단 중국이 수입하게 될 보잉 737 기종의 도장과 실내 마감 등의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중국은 항공기 수요가 가장 많아질 잠재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보잉사는 앞으로 20년 간 중국의 새 항공기 수요가 6천대 이상, 액수로도 9천500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시 주석의 미국 방문에 맞춰 중국의 1위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와의 업무 제휴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규모를 크게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고요?
기자)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이 시 주석의 방미에 맞춰 미국 USA투데이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가오 부장은 미국과의 무역과 투자 규모를 앞으로 10년 후에는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현재 5천500억 달러인 양국 무역 규모가 2024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선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양국투자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동한 지지부진했던 협상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의 100여개 대기업 대표들도 두 정상에게 서한을 보내고 협정 합의를 촉구했는데요. 두 나라 경제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세계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경제 협력과 달리 인권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껄끄러운 의제가 될텐데요. 노벨상 수상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고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인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의 석방을 요구하도록 촉구했다고요?
기자) 류샤오보는 지난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대표적인 중국의 반체제인사인데요. 지난 2009년 국가전복 선동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입니다. 그래서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죠. 또 부인 류샤도 가택연금 중입니다. 이번 공개서한은 남아공의 데스몬드 투투 명예대주교가 주도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 12명이 서명했는데요. 류샤오보의 석방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시진핑 주석에게 그의 석방을 요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23일) 미국 내 중국 인권 운동가들과 만났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어제(23일) 워싱턴 시내에서 토니 블링켄 국무부 부장관이 주관한 중국 인권 운동가들과의 면담에 참석했는데요. 여기서 중국 인권 상황에 대한 미국 오바마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 정치범의 석방과 법 규제 개정 등을 요청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앞서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에 중국 인권 문제를 솔직하게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는데요.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인권 상황 개선 요구에,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의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시 주석은 오늘(24일) 워싱턴에 도착해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실무 만찬을 가질 예정입니다. 25일에는 국빈방문 일정으로 백악관 환영행사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기자회견, 그리고 저녁에는 공식만찬이 예정돼있습니다. 26일부터 28일까지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데요. 28일에는 첫 유엔 연설이 에정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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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에서 또 다시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했군요?
기자) 사고는 오늘(24일) 오전 이슬람 성지 메카 외곽의 미나에서 발생했는데요. 순례객들이 사탄을 상징하는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사우디 언론들은 현재까지 최소 700여명이 숨지고 80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메카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고로 기록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주가 이슬람 성지 순례인 하지 기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몰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는 지난 22일 시작해서 오는 26일까지 계속되는데, 매년 전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순례객들이 메카 일대를 찾습니다. 오늘 의식이 벌어진 곳은 미나의 자마라트 다리란 곳인데요. 다리라고 부르긴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층으로 된 대형 건축물입니다. 여기서 순례객들은 사탄을 상징하는 3개의 대형 기둥에 작은 돌을 던지는 의식을 행하는데요. 지난 2006년 350명이 사망한 압사사고가 발생한 후 사우디 당국이 더 많은 순례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새 구조물을 건설했는데요. 10년만에 더큰 대형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진행자) 이 시간에도 구조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요?
기자) 사우디 당국은 4천 명의 구조인력과 220대의 구조용 차량이 출동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아수라장이 된 끔찍한 현장을 보여주는데요. 여기저기 사람들이 쓰러진 모습이고, 군인과 구조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또 주변에는 옷가지와 신발, 소지품 들도 널려있습니다. 사우디는 그동안 메카의 이슬람 성지 순례를 주관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는데요. 최근 사고가 잇따르면서 제대로 대비를 못했다는 비판이 이슬람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1일에도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증축공사를 위해 설치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지면서 100여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 다쳤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기록된 최악의 사고는 언젭니까?
기자) 지난 1990년이었는데요. 메카에서 미나로 향하는 보행용 터널에 사람이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해 1천400 여명이 사망했습니다. 압사 사고 말고도 하지 기간에 화재와 폭력 충돌 등으로도 과거 수백명이 사망한 적이 있고요, 지난 1991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순례객을 태우고 사우디로 향하던 여객기가 추락해서 탑승자 250명 전원 사망한 사고도 발생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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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남미로 가보겠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수십년간 내전이 계속돼왔는데,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측이 평화헙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요?
기자) 50여년 만에 내전을 끝낼 기회를 맞고 있는데요. 후안 마뉴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 대표 티모셴코는 어제(23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만났습니다. 이번 만남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의 주선으로 이뤄졌고, 최근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쿠바 정부의 역할을 당부했었는데요. 산토스 대통령과 반군 대표 티모셴코는 내년 3월까지 평화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내전 종식을 선언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에서 그동안 내전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 2012년 부터 평화협상이 시작됐지만, 정부와 반군 사이의 견해차로 진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대통령과 반군 대표가 처음으로 손을 맞잡으면서 기대를 높이고 있는데요. 산토스 대통령은 평화협상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평화가 가까이 왔다고 밝혔고, 티모셴코 역시 마침내 평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티모셴코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따라서 내전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내전으로 많은 인명이 희생됐죠?
기자) 콜롬비아 내전은 1964년 정부를 전복시키기려는 게릴라 전으로 시작된 51년 째 계속디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22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콜롬비아 내전은 미주 대륙에서 가장 오랬동안 계속되고 있는 내전이기도 한대요. 1990년대 이후 반군의 세력은 많이 위축된 상탭니다. 한편 반군은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약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것은 주변국들에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이번 합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존 케리 국무장관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콜롬비아 국민들은 평화를 누릴 권리가 있다면서, 내전 종식은 모두를 위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독려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