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게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하고,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총회에서는 각 국 정상과 대표들의 기조 연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이 지난 2001년 축출된 후 처음으로 북주 주요 도시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총회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제 70차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어제(28일) 부터 각 국 정상과 대표들의 기조연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 기조 연설을 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별도의 비공개 양자 회담을 가졌는데요. 회담은 1시간 반 정도 진행됐고, 시리아 사태 등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알려진 것이 있습니까?
기자) 두 정상은 주로 시리아 사태와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에 대한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양측 모두 건설적이고 진솔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회담을 통해 견해 차이를 좁힌 것은 아니고요, 양측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공동의 목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 입장 차이가 뚜렷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정상은 어제(28일)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하면서 내전이 일어났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면서, 내전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며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의 합법적인 정부를 이끌고 있으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L을 퇴치하기 위해선 시리아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제 두 정상은 양자회담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계속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고요?
기자) 백악관 관계자는 두 정상이 시리아에서 양측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연락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미군은 지난해부터 시리아에서 ISIL을 겨냥한 연합군 공습을 주도했고, 러시아도 최근 아사드 정부의 ISIL 대응을 지원하겠다며 전투기 등 무기와 병력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양측의 의도하지 않은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ISIL을 겨냥한 전투에서 양측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연락을 유지하기로 했고, 또 ISIL 소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선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기조 연설에서도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도 어제(28일) 기자들에게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확대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면서, 만약 러시아가 ISIL 소탕에만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괜찮지만, 아사드 정권이 자국민을 살해하는 데 군사력을 보태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내전 사태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교환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동유럽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서도 여전히 뚜렷한 견해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부를 지원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가 이로 인해 동유럽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고요. 하지만 러시아는 현 정부는 불법적인 쿠데타 정부이며, 오히려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이 동유럽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두 정상은 어제(28일) 회담에서 민스크 평화협정의 중요성과 정치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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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유엔 총회에서는 각국 정상과 대표들의 기조 연설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주요 정상들의 연설 내용도 살펴보죠?
기자) 기조연설은 이번 주 내내 이어지는데요. 첫 날인 어제(28일)는 오바마 대통령, 푸틴 대통령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박근혜 한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의 연설로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우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좀 더 전해주시죠?
기자) 앞서 잠시 전해드린대로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ISIL 대응 등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전 세계가 전쟁과 충돌을 피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외교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제 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며, 정치적인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아사드 정부를 지지하는 러시아, 이란과도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연설을 빌어 미국 의회가 쿠바에 대한 제재 해제 조치를 취할 것을 거듭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도 언급했죠?
기자) 지난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밝힌 입장과 같은데요. 중국과 다른 당사국들이 영유권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통행에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앞서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의 자유로운 항해와 비행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법이 허용하는 미 군함과 항공기의 파견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국은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남중국해는 전세계 상업 물동량의 절반이 통과할 정도로 상업적으로 중요한 해역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조연설을 했는데, 이 내용도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시 주석은 전세계 안보와 평화 유지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앞으로 8천 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조성하고, 전세계 평화 유지와 개발 활동을 위한 유엔 발전 기금에 10억 달러를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중 1억 달러는 아프리카연합에 군사 원조를 하는 형태로 앞으로 5년에 걸쳐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서방국가들이 주도하는 기존 국제질서를 겨냥한 언급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요. 국제 통치 과정에서 개발도상국 등의 목소리가 더 큰 대표성과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이 패권이나 확장주의를 추구하지 않을 거란 점도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기자) 총회 기조연설에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제(28일) 유엔 평화유지 정상회의에서 한 연설을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는 완벽하게 집행돼야 하며 어떤 국가도 월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말했는데요.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시 주석이 지난 주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고 밝힌 점과 관련해 주목됩니다. 이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중국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한편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어제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면서, 북 핵 문제 해결을 강조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앞서 한반도 시간에 전해드렸습니다.
진행자) 어제 기조연설자 중에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도 많은 주목을 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형인 피델 가카스트로 전 의장이 지난 1995년 연설 한 후 처음으로 쿠바 정상의 연설이었습니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2008년 형인 피델 전 의장으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았죠.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조치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미국의 대 쿠바 경제 제재가 풀려야만 정상화가 완전히 마무리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군의 관타나모 군사기지 부지 반환, 미국의 대 쿠바 방송 중단 등도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어제 기조연설에서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면서, 미국 의회가 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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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프간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북부 주요 도시를 장악했다고요?
기자) 1990년대 아프간을 통치했던 탈레반은 지난 2001년 미군이 주도한 아프간 전쟁으로 정권에서 축출됐고, 이후 잔당들이 산악 지대 등에서 항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어제(28일) 아프간 북부 도시 쿤두즈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쿤두즈가 어떤 곳입니까?
기자) 탈레반 북동부에서 상업적으로 중요한 도시라고 합니다. 또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타지키스탄까지 이어지는 주요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요충지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축출된 후 테러 공격 등을 자행해왔지만, 어떻게 주요 도시를 다시 장악할 수 있었는 지 궁금하군요?
기자)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북동부에서 세력을 확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탈레반과 아프간 매체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어제(28일) 새벽 쿤두즈 교도소를 습격해서 죄수 수백명을 탈출시켰는데, 이 중 상당수가 탈레반 대원들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주요 시설들을 점령했는데요. 사진을 보면 쿤두즈 중심 광장에는 탈레반 깃발이 걸렸고요, 곳곳에 총기를 든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한편 당시 아프간 정부의 군과 경찰이 수적이나 무장 면에서 우세했지만, 탈레반에게 도시를 내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쿤두즈 외에 추가로 일부 지역을 점령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기자) 탈레반 대변인이 오늘(29일)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아프간 동부 타카르 주의 이쉬카미쉬와 양기칼라 지역을 새로 점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편 아프간 군은 오늘 이미 탈환 작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는데요. 지원 병력이 도착해서 도시 주변을 포위했으며, 경찰 본부와 교도소 등 시설은 이미 탈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현지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어서, 총공세를 벌이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은 쿤두즈에 공습을 가했다고요?
기자) 나토 대변인이 오늘(29일) 밝힌 내용입니다.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미군은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에서의 전투 임무 종료를 선언하고 철군했는데요, 이후 처음으로 미군의 공습이 가해진 겁니다. 나토 대변인에 따르면 공습은 쿤두즈 시내가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 이뤄졌는데요. 쿤두즈 주변에서 아프간군과 연합군이 처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공습이었습니다. 나토 대변인은 미군 공습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