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내용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공습이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미국 등은 러시아가 시리아 반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미군 수송기가 추락해, 미군 등 11명이 숨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해 옛 소련권 국가 사이의 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사흘 째 공습을 이어갔는데요. 특히 어젯밤에는 처음으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 점령지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SU-34 폭격기가 ISIL의 거점인 락까 남서부를 공습해서 테러리스트 훈련소로 사용된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시리아 내부의 상황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도 러시아가 락까 시 서부를 공습해서 ISIL 조직원 12명이 사망했다는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 내용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가 지금까지 공습한 곳은 ISIL이 아니라 다른 반군들이 점령한 곳이 훨씬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시리아 내 공습을 시작해서, 오늘이 사흘째인데요. 어젯밤 락까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ISIL이 아니라 반군이 장악한 서부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서방의 지원을 받는 반군도 러시아 공습의 표적이 됐고요, 수십명이 민간인이 숨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연합군 참가국들은 러시아가 ISIL이 아니라 반군을 겨냥한 어떠한 공격도 중단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미국 외에 영국, 터키, 프랑스, 독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입니다.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은 시리아에서 ISIL을 겨냥한 공습을 1년 넘게 펼치고 있는데요. 온건파 반군과 쿠르드 민병대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이 문제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 간에 첫 긴급 군사회담도 열렸는데,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기자) 미국은 군사회담에서도 러시아가 반군에 대한 공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러시아는 ISIL을 겨냥한 공습임을 주장하면서, 다른 테러 그룹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는 또 ISIL을 소탕하기 위해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과 협력하라는 미국의 요구도 거부했는데요. 러시아는 연합군의 공습은 불법적이라면서, 함께 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자국은 시리아 아사드 정부의 요청으로 군사 개입했지만, 연합군은 시리아 정부의 요청이나 유엔 승인 없이 개입했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결국 회담에서 별 성과가 없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시리아에서 미군과 러시아군의 의도하지 않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계속 연락하기로 해고요, 조만간 다시 군사회담을 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온건파 반군을 공격하는 의도가 뭘까요?
기자) 러시아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오랜 동맹입니다. 아사드 정권이 서방의 제재와 반군 활동 등으로 점점 더 위태로워지면서, 직접 군사 개입에 나선건데요. 또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 동유럽에서 서방의 군비 태세 강화에 대한 반격 등 여러가지 의도로 분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처음에는 아사드 정부의 ISIL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지금까지의 공습은 아사드 정부에 대항하는 모든 세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시리아 반군 세력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러시아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시리아의 온건한 반정부 세력들까지 극단주의로 몰아갈 수 있고, 러시아 자국의 극단주의 문제도 악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의 지원을 받던 온건파 반군도 러시아 공습의 표적이 됐다고 했는데, 만약 미군이 반군들을 직접 보호하려고 나선다면 미군과 러시아군 사이에 돌발적인 충돌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래서 양측 모두 협력은 하지 않더라도, 충돌을 피하기 위해 연락을 계속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미 국방부 내에서도 시리아 온건파 반군을 보호할 지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이라크로 공습을 확대할 거란 전망도 있군요?
기자) 앞서 러시아가 이라크에서도 이라크 정부의 요청이 있다면 ISIL을 겨냥한 공습을 할 수 있다고 밝혔고, 이라크 정부도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라크 총리는 러시아의 자국 내 ISIL 공습을 환영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직 러시아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란도 시리아 사태에 개입했다는 보도도 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아사드 정부를 돕기 위해 러시아에 이어 이란이 수백명 규모의 지상군을 보냈는 보도가 있습니다. 레바논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인데요. 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부군을 도와서 전투에 참여할 거라고 레바논 매체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앞서 이란 정부는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시리아 내 군사 작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실제로 군사 개입에 나섰다면 시리아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 겁니다. 한편 백악관은 보도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이라면 시리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미군 수송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오늘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 공군 기지에서 미군 C-130 수송기가 추락했습니다. 미군에 따르면 수송기에 탔던 11명 모두 숨졌는데, 6명은 미군이고 나머지 5명은 현지 병력 훈련을 지원하기 파견된 용역업체 직원으로 민간인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추락 원인도 공개됐습니까?
기자) 미군은 수송기가 추락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사고라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은 자신들이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미 공군은 수송기 추락이 적의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란 점은 매우 확실하다면서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추락한 C-130가 어떤 기종입니까?
기자) 엔진이 4개 달린 미 공군의 대표적인 전술 수송기로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했습니다. 1950년대 후반에 도입됐지만 계량을 거듭하면서, 미국 외에도 한국을 비롯한 80개국에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 공격기와 정찰기, 공중급유기로도 개조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추락한 C-130J는 계량형 중에도 최신형인데요. 최대 130명이 탑승할 수 있지만, 추락 당시에는 11명만 타고 있었고 모두 숨졌습니다.
진행자) 앞서 탈레반이 아프간 도시를 점령한 후, 미군이 아프간 군의 탈환 작전을 돕기 위해서 공습을 벌이기기도 했는데, 미군 수송기가 추락한 공항도 가까운 곳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탈레반이 점령한 쿤두즈는 아프간 북부에 있고 수송기가 추락한 잘랄라바드는 아프간 동부에 떨어져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군의 쿤두즈 탈환작전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어제 쿤두즈를 탈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 군이 쿤두즈 탈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으며, 아프간 군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씻어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아프간 군과 경찰이 소수의 탈레반에게 쿤두즈 주요 시설을 내주고 후퇴한 데 대한 비난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28일 새벽 쿤두즈 교도소를 습격해서 죄수 수백명을 탈출시켰는데, 이 중 상당수가 탈레반 대원들이었습니다. 탈레반은 이어서 주요 시설들을 점령했는데요. 쿤두즈는 아프간 북동부의 상업 중심지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타지기스탄까지 이어지는 주요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요충지이기도 합니다. 아프간 군은 곧바로 지원 병력을 보내서 탈환 작전을 벌였고, 사흘 만에 도시를 완전히 탈환했는데요. 미군의 공습 지원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군은 지난해 전투 임무 종료를 선언하고 전투 병력을 아프간에서 철수시켰는데, 이번에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탈레반과의 교전에 참가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미군의 현지 임무에 다시 변화가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미군의 역할에는 변화가 없을 거란 입장입니다. 어제 교전도 아프간 군을 지원하기 위해 고문단으로 파견된 특수부대원들이 무장세력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방어적 차원에서 무기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비전투 임무에 투입된 군인이라도 필요할 때 자신을 방어할 권리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군은 전투 임무 종료 후에도 아프간 군의 훈련과 지원을 위해 6천500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탭니다.
진행자) 쿤두즈를 탈환하긴 했지만, 아프간 가니 정부에 대한 비난도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쿤두즈에서는 이번 교전 과정에서 주민 100명이 숨지고 6천명의 피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쿤두즈에서는 정부의 치안 실패로 탈레반이 도시를 점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가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아프간 의회에서도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현지 안보 책임자들에 대한 특별 조사 요구가 나왔습니다, 아프간 정부의 최고 정보 책임자가 직접 의회에 나와서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집권한 지 1년이 됐는데, 그 동안에도 집권 후 치안이 나빠졌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에 쿤두즈를 내줬던 것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은 1990년대 쿠데타로 아프간을 통치했었지만, 지난 2001년 미군이 주도한 아프간 전쟁으로 축출됐고, 이후 잔당들이 산악 지대에서 숨어서 항전하거나, 폭탄 테러를 저지르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북부의 주요 도시 쿤두즈를 점령한 것은 충격입니다.
/// BRIDGE ///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옛 소련권 국가 사이의 투자가 크게 감소했다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유라시안개발은행이 어제 발표한 보고서 내용입니다. 지난해 소련권 국가들 사이의 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전년에 비해서 12%, 규모로는 63억 달러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긴장이 가장 큰 이유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개인과 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도 했죠. 보고서는 상호 투자가 감소한 원인은 우크라이나의 정치 및 경제상황이 불안정한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몇 년 전부터 옛소련 국가들 사이의 경제 협력 확대를 추진해왔는데, 이런 흐름에 어긋나는 결과군요?
기자)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들 사이에 유라시아경제연합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요. 러시아 외에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체 소련권 국가들 사이의 상호 투자는 줄었지만, 이들 국가들 사이의 투자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 IMF는 최근 옛소련권 국가들의 경제 전망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올해도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