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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첫 TV 토론회...워터게이트 폭로 기자 닉슨 관련 책 발간


13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가 열렸다.
13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가 열렸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 후보들 간의 첫 TV 토론회가 화요일(13일)에 열렸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 가족계획협회가 연구 단체에 태아 조직을 제공할 때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밥 우드워드 기자가 닉슨 대통령과 관련해 새 책을 발간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 보겠습니다. 내년 11월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먼저 각 당을 대표할 후보를 선출하게 됩니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TV 토론회는 후보 검증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민주당이 첫 TV 토론회를 가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화요일(13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뉴스 전문 방송인 CNN 주최로 열렸는데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상원의원,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짐 웹 전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이렇게 주요 후보 5명이 참가해서 2시간 반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클린턴 후보와 그 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샌더스 후보, 이 두 사람이 처음 한 무대에서 토론을 벌이는 자리였기 때문에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두 후보의 첫 맞대결, 어땠습니까?

기자) 네, 학자금 융자 문제와 총기규제, 기후변화, 시리아 사태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는데요. 무대에 선 후보는 5명이었지만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가 토론회를 지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샌더스 후보도 잘했지만, 클린턴 후보의 경험과 노련미가 빛을 발하면서 클린턴 후보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선두 자리를 굳히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반면에 열정적인 태도로 청중을 열광시켰다는 점에서 샌더스 후보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샌더스 후보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에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문제와 관련해서 클린턴 후보의 편을 들기도 했죠? 사실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공격하는데 이메일 문제를 들고나올 것이냐, 어느 정도나 강도 높게 비판할 것이냐가 이번 토론회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먼저 클린턴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개인 이메일 사용은 실수였다고 다시 한 번 인정했고요.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샌더스 후보가 나섰는데요. 클린턴 후보를 공격하기는커녕 오히려 도와줬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정치적으로 잘하는 행동인지 모르겠지만, 클린턴 후보의 말이 옳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인들이 이메일 얘기라면 지긋지긋해 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메일 문제보다는 소득불균형과 거대 은행 문제 등 미국인들에게 직접적인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서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내내 분위기가 훈훈했던 건 아니죠?

기자) 네, 총기 규제와 시리아 문제 등에 관해서는 두 후보의 입장이 달랐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총기 규제 문제가 선거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 후보가 총기 문제에 대해 충분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전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가 과거 여러 차례 총기 규제 법안에 반대한 점을 지적한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샌더스 후보는 도회지에 사는 미국인과 시골 외딴곳에 사는 미국인의 총기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고요. 많은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총기 규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신질환 치료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고 총기 구매희망자의 신원조회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죠. 나머지 후보들은 전 국민이 전미총기협회 (NRA)에 대항해서 일어서자는 클린턴 후보의 말을 반복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샌더스 후보하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청하는 사람 아닙니까? 이번 토론회에서도 자본주의에 폐해에 대해 언급하면서 소득불평등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특히 전국민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노동자들이 많은 혜택을 누리는 북미 국가들을 거론했는데요. 미국이 덴마크나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국가를 본받고 이들 국가가 노동계층을 위해 이룬 성취들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죠. 하지만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 후보가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 말하는 건 이해하지만 미국은 덴마크가 아니라고 못박았습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에 등을 돌릴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과도한 자본주의 정책에 고삐를 죄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가 나왔나요?

기자) 네, 두 후보는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상반된 입장을 보였습니다. 먼저 클린턴 후보의 얘기 들어보시죠.

기자) 클린턴 후보는 러시아가 시리아에 들어가서 혼란을 조성하고 친 정부군을 무장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에게 확실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앞서 시리아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샌더스 후보는 이에 대해 오히려 위험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반대입장을 보였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또 과거 이라크 전쟁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외교정책 실수였다며 시리아도 지원은 해야겠지만, 미군을 주둔하게 하는 건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번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았는데요. 아직 출마 여부도 확실히 정하지 못한 상태죠. 이번 토론회가 바이든 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이번 토론회의 최대 패자라면 바이든 부통령이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그 대안으로 바이든 부통령이 거론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 토론회에서 클린턴 후보가 잘했거든요. 다시 지지율이 다시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쩌면 바이든 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 기회를 놓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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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가족계획협회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정책을 바꾸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어로 '플랜드 패어런트후드 (Planned Parenthood)' 라고 하는 가족계획협회는 미국의 비영리단체로 미 전역에 있는 약 700개 진료소에서 피임이나 임신중절 같은 보건 의료 서비스를 여성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족계획협회는 연구 목적으로 태아조직을 의료 기관에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협회 측은 앞으로 태아조직을 연구기관에 제공하면서 이에 따르는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가족계획협회가 이렇게 돈을 받지 않겠다고 결정한 데는 협회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태아 조직을 거래한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월 중순, 낙태반대단체인 ‘센터 포 메디컬 프로그래스 (The Center for Medical Progress)’의 회원들이 의학 기업 직원인 것으로 가장해 가족계획협회 직원에게 접근해서 몰래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의학연구 목적으로 태아 장기를 구매하려는 것처럼 한 건데요. 이들이 찍은 동영상에는 가족계획협회와 낙태된 태아의 조직을 거래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협회 측은 하지만 동영상이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며, 금전적 보상을 받긴 하지만 법이 허용하는 선을 결코 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결국 미국 가족계획협회가 특단의 조처를 내린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가족계획협회의 세실 리차즈 회장은 화요일(13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에게 새로운 정책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냈는데요. 앞으로 또 정치적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아예 금전적 보상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태아 조직 제공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보상마저도 포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족계획협회의 이번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논란이 된 동영상을 촬영한 낙태반대 단체의 데이비드 딜라이든 씨는 가족계획협회가 정책을 바꾼다는 건 결국 자신들의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만약 태아조직을 위한 보상이 정말 합법적이었다면 왜 이제 와서 정책을 폐지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렇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가족계획협회가 현명한 조치를 했다는 반응도 있는데요. 많은 의료, 과학 기관들이 미국가족계획협회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보건후생부는 지난 8월 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태아조직은 퇴행성 안질환이나 다운증후군과 같은 발달장애, 그리고 전염병 등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원이 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현재 미국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정부 지원금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대립이 거센데요?

기자) 네,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은 가족계획협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데 대해 크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포함된 정부 임시지출안이 가까스로 통과되면서 정부 폐쇄 사퇴는 막았지만 논란이 가라앉은 건 아니죠.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는 의회 차원에서 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제이슨 체이피츠 위원장은 이번 가족계획협회의 결정에 대해 하원 조사에 따른 결과라고 반기면서도 가족계획협회의 정부 기금 사용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의회 차원의 조사 외에 6개 주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가족계획협회가 불법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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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큰 정치적 추문이라고 하면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기자가 새 책을 출간해서 화제군요?

기자) 네, 워터게이트 사건은 지난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비밀 요원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이 있던 워싱턴 시내의 워터게이트 건물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인데요. 이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이 사건은 미국의 유력신문인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당시 새내기 기자였던 밥 우드워드 기자와 칼 번스타인 기자가 이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면서 닉슨 대통령의 부정부패가 드러나게 됐죠. 40여 년 전 이렇게 특종을 날린 우드워드 기자가 최근 닉슨 대통령과 관련한 새 책, ‘대통령의 마지막 사람들’(The Last of the President's Men)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새 책은 닉슨 대통령 보좌관의 증언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닉슨 대통령의 보좌관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알렉산더 버터필드 씨가 우드워드 기자와 무려 40시간 동안 인터뷰한 내용과 우드워드 기자에게 넘긴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요. 닉슨 대통령에 대해 이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들, 닉슨 대통령의 거짓말과 범죄 그리고 사소하게 집착했던 것들까지 폭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버터필드 씨가 넘긴 자료의 분량이 20상자에 이른다고 하던데요. 버터필드 씨가 어떻게 그 많은 자료를 백악관 밖으로 가지고 나올 수 있었을까요?

기자) 버터필드 씨는 자서전을 쓸 생각으로 1973년에 백악관을 떠나면서 모든 자료를 상자에 담아 나왔다고 합니다. 이 상자들에는 닉슨 대통령이 각료에게 보낸 쪽지부터 비밀로 분류된 CIA의 기록까지 다 들어있다고 하는데요. 버터필드 씨는 이런 기밀 자료를 가져온 것은 잘못이었다고 시인했고요. 문서를 적절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곳에 넘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닉슨 전 대통령의 비밀과 치부까지 담고 있다는 책,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1972년 1월, 닉슨 대통령이 당시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 보좌관에게 자필로 보낸 쪽지의 내용이 눈길을 끄는데요. 닉슨 대통령은 미국이 10년간 라오스와 베트남 상공을 장악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고 인정한 내용입니다. 닉슨 대통령은 바로 전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폭격이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니까 폭격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책이 나온 시점이 절묘합니다.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재 대통령 후보들 간의 선거전이 치열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우드워드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책에서 닉슨의 치부를 다 밝히는 것은 미국인들을 향한 일종의 경고라고 말했는데요. 긍정적인 것뿐 아니라 부정적인 것까지 모두 밝혀내는 것이 기자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어떤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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