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돌연 하원의원과 하원의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히면서 차기 연방 하원의장의 자리에 누가 오를 것인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차기 하원의장이 선출될 텐데 과연 공화당 내 보수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의장 선출 과정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지도 관심거리인데요. 오늘은 요즘 미국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하우스 프리덤 코커스(House Freedom Caucus)가 어떤 모임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하우스 프리덤 코커스 이름부터가 조금 생소한데요. 일종의 의원들의 모임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코커스(Caucus)라는 단어가 좀 생소하실 텐데요. 코커스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각 정당의 당원대회를 코커스라고 하고요. 또 의회내 같은 당 의원들의 모임인 의원총회를 코커스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정당의 상관없이 특정 연방 상 하원 의원모임을 코커스라고 부르는데요. 예를 들어 의회 내에 블랙 코커스라고 하면 흑인 의원들의 모임이고요. 코리아 코커스라고 하는 지한파 의원들의 모임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프리덤 코커스는 프리덤, 즉 자유라는 이름을 가진 의원들의 모임이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하원을 뜻하는 House가 붙어서 공식 명칭은 하원 프리덤 코커스인 거죠. 자유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리덤 코커스는 자유를 중요시하는 미국의 건국 정신을 되살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프리덤 코커스의 사명을 담은 선언문을 보면요. 정부가 자신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는 모임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프리덤 코커스는 열려있고, 책임감 있고 제한적인, 그러니까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요. 또한, 헌법과 법률을 지키며, 모든 미국인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번영을 증진할 수 있는 정책들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이 프리덤 코커스라는 이름을 듣기 시작한 게 최근인 것 같거든요? 언제 만들어진 모임인가요?
기자) 네, 최근에 들어보신 게 당연한 것이 올해 창설된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오하이오 주를 대표하는 하원의원이자 현재 프리덤 코커스의 의장인 짐 조던 의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믹 멀바니 의원,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마크 메도우즈 의원 등 9명의 의원이 주축이 돼 모임을 결성했는데요. 프리덤 코커스 측이 공개하지 않아서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약 40명의 의원들이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리덤 코커스는 하원 보수파 의원들의 모임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공화당 연구위원회(Republican Study Committee)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요. 현재도 프리덤 코커스에 소속된 대부분의 의원이 연구위원회에도 소속돼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특히 더 보수적인 의원들이라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보수파를 우파라고도 하죠? 프리덤 코커스는 우파나 극우파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역으로 보면 주로 미국 남부와 로키 산맥 서쪽, 그러니까 미 서부의 준 교외 지역, 또는 시골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입니다. 이들 지역은 유권자들의 성향 자체가 보수적인데요. 그러니까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은 이런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지지 속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죠.
/// BRIDGE ///
진행자)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 연방 의회 하원의 프리덤 코커스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보수적인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대변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의견을 주장하는 데 있어서 너무 강경하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덤 코커스의 그런 면이 부각된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보죠. 올해 초에 미 국토안보부가 하마터면 셧다운, 즉 부분업무정지 사태를 맞을 뻔 한 일이 있습니다. 당시 하원은 미 국토안보부의 2015년 회계연도 예산안과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법안을 연계해 상정했는데 프리덤 코커스를 중심으로 한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 법안에 오바마 대통령의 불법체류자 구제 방안을 되돌리는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겁니다. 결국 상원은 다시 국토안보부 예산안 시한을 1주일 연장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만들어 하원으로 보냈고, 하원은 시한 만료 약 2시간 전에야 간신히 시한을 늘릴 수 있었죠.
진행자) 당시 베이너 하원의장이 3주간의 연장안을 제안했다가 의원들로부터 거부당하면서 공화당 내에 분열 조짐이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프리덤 코커스는 존 베이너 의장을 비롯한 공화당의 지도부가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는데요. 이게 표출되는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일명 베이너 의장 쿠데타 사건으로 불리곤 하는데요. 프리덤 코커스의 핵심 의원인 마크 메도우즈 하원의원이 존 베이너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을 제출한 겁니다. 메도우즈 의원은 베이너 의장이 민주당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과 싸우기는커녕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 오히려 협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지진 않았지만, 강경 보수파들이 베이너 의장에게 강한 반감을 갖고, 정면도전을 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꽤 컸습니다.
진행자) 이런 이유로 이달 초에 베이너 의장이 돌연 의원직과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했을 때 프리덤 코커스의 압박 때문에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닌데요. 프리덤 코커스는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대니얼 웹스터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차기 위원장으로 강력하게 거론됐던 후보는 케빈 매카시 의원이었는데도 말이죠. 매카시 의원은 하지만 의장선출 투표 직전에 후보 사퇴를 전격 선언했는데요. 매카시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클린턴 후보와 관련해 실언한 것도 있지만 프리덤 코커스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숫자가 40명 남짓이라면 그렇게 많은 수도 아닌데요.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프리덤 코커스는 앞으로 하원 내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법안 상정과정이나 하원의 운영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하원 지도부가 행사하던 영향력을 프리덤 코커스가 가져오겠다는 겁니다. 프리덤 코커스가 지지하고 있는 대니얼 웹스터 의원의 경우도 그렇게 보수적인 의원은 아니지만 프리덤 코커스의 뜻을 잘 따를 의원이기 때문에 프리덤 코커스가 지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죠. 그러니까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하원의장으로 선출하겠다는 건데, 현재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폴 라이언 의원이 하원의장 출마를 망설이는 것도 이런 프리덤 코커스의 의도가 부담되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강경한 행보 때문에 프리덤 코커스를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정치인과 국민들도 제법 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프리덤 코커스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프리덤 코커스가 사사건건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하려고 하고, 정부 폐쇄를 주도하는 단체이자, 공화당 내에 해를 끼치는 단체로 보고 있지만 실상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겁니다.
진행자) 독재 국가가 아닌 미국에서 의원들 간의 의견 대립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는 말이겠죠?
기자) 네, 프리덤 코커스는 정부가 기능을 다 하기 위해 침묵이 답은 아니고 또한 활발한 의견 충돌과 혼란은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미 건국의 아버지들처럼 더 나은 국가로 만들기 위해 토론을 해야 한다는 거죠. 또 토론 가운데 발생하는 의견 충돌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한 요소이고 유권자들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건강한 방법이 된다는 겁니다. 또한, 공화당으로 봤을 때도 프리덤 코커스의 강경한 행보는 당이 성장하고 더 강해질 수 있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그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 연방 하원의 프리덤 코커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