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원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하원의장 직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두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 경찰 간부들이 수감자를 줄이기 위해 모임을 결성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암학회가 유방암 검진과 관련해 새로운 권장 안을 발표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이 몇 시간 전에 백악관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은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지금 뛰어들기엔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는 겁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그러면서 비록 대선에 출마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침묵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민주당이 갈 길과 국가가 지향해야 하는 바를 위해 할 수 있는 한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에는 몇 달 전 사망한 장남의 죽음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의 장남인 보 바이든은 지난 5월 뇌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주말 고향인 델라웨어 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출마를 위한 마지막 고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바이든 부통령은 대선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는데요. 앞서 바이든 부통령은 공식적으로 또 비공식적으로 자신과 가족들이 대선에 뛰어들기엔 아직 감정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혜택을 보게 되는 사람은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죠?
기자) 맞습니다. 사실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고 미 연방수사국(FBI)까지 조사에 들어가면서 클린턴 후보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그러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첫 번째 TV 토론회가 있었죠? 무려 1천6백만 명이 시청할 정도로 큰 화제 속에 진행됐는데요. 토론회 직후 시행된 여론 조사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가 선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후보가 명백한 승자임이 드러났습니다. 이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부통령은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에 이어 지지율 3위를 기록했는데요. 바이든 부통령이 불출마 한다면 많은 유권자가 샌더스 후보보다는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부통령은 앞서 대통령에 출마한 적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오랜 정치 경력을 갖고 있는데요. 29살에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이래 36년간 상원의원으로 활동했고요. 지난 1998년과 200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두 번 다 고배를 마셨습니다. 현재 72살인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1972년엔 첫 아내와 어린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는데요. 당시 사고로 다친 아들 보를 위해 아들의 병상 옆에서 첫 상원의원 취임 선서를 하는 등 애잔한 가족사를 가진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후보는 이제 몇 명이 되는 겁니까?
기자) 민주당은 이번에 바이든 부통령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또 화요일(20일) 짐 웹 후보가 사퇴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상원의원,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등 모두 4명 만이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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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자, 이번에는 하원의장 선출 문제 알아보죠. 폴 라이언 의원이 하원의장 선거에 나가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 같군요.
기자) 네, 하지만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자신이 내건 조건들을 받아들이고요. 자신이야말로 진정 공화당을 단합시킬 수 있는 인물로 생각한다면 기꺼이 하원의장으로 일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라이언 의원은 화요일(20일) 공화당 의원들과 만난 뒤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건을 내세웠나요?
기자) 네,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공화당이 자신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얘기는 특히 공화당 내 초강경 보수 세력인 ‘프리덤 코커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약 40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프리덤 코커스’는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민주당이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반대해 왔고요. 또 존 베이너 현 하원의장에 대해 민주당에 너무 쉽게 타협해 준다면서 공격했는데요. ‘프리덤 코커스’의 압력에 시달리던 베이너 하원의장이 결국 지난달 말에 사임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죠.
진행자) 베이너 하원의장의 유력한 후임자였던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역시 ‘프리덤 코커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후보 사퇴를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공화당이 내세운 후보가 하원의장으로 당선될 텐데요. 하지만 의원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프리덤 코커스’ 의원 40여 명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당선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프리덤 코커스’가 일찌감치 매카시 의원에게 반대를 표시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라이언 의원이 대안으로 나온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언 의원은 당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하원 의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의장을 사실상 축출할 수 방법인 ‘의장 사퇴’ 절차를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절차는 ‘프리덤 코커스’로서는 자신들의 입김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되겠지만 라이언 의장은 이를 공화당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소로 보고 폐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조건은 무엇입니까?
기자) 네, 가족과 보낼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는 겁니다. 라이언 의원은 아이가 셋인데요. 아직 아이들 나이가 어립니다. 그래서 주 중에는 워싱턴에서 의정 활동을 하고 주말에는 위스콘신 주의 집으로 날아가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하원의장이 되면 집에 가기가 힘들어집니다. 주말에도 모금 활동이나 연설 등으로 바쁘기 마련인데요. 라이언 의원은 이전 하원의장들만큼 바쁘게 돌아다니지 못할 것이라고 미리 밝혔습니다. 라이언 의원은 이 같은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기쁘게 하원의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오는 금요일(23일)까지 결정해서 알려달라며 확실한 날짜까지 못박았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공화당 의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앞서 ‘프리덤 코커스’는 대니얼 웹스터 의원을 하원의장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는데요.
기자) 아직 확실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AP 통신은 ‘프리덤 코커스’에 속한 스콧 페리 의원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라이언 의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어쨌든 지금 의회가 처리해야 할 일이 쌓여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하원의장 선출 문제를 마무리 해야 하는데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수요일(21일) 하원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공화당 내 투표를 이달 28일에 실시하고 다음날인 29일에 하원 전체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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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세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경찰 간부들이 수감자 축소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30여 명의 경찰 간부와 검사, 보안관들이 미국의 수감율을 낮추기 위해 수요일(21일) 단체를 결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범죄와 수감자 감소를 위한 사법기관 지도자들의 모임’이라는 이름의 단체인데요. 체포를 대신할 방안을 찾고, 형사법 수를 줄이며, 최소 형량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낸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이 단체에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의 경찰국장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단체가 수감자를 줄이려고 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우선, 감옥에 갈 필요가 없는 사람들까지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지금보다 범죄율이 훨씬 높았던 1970~1990년대의 법이 아직까지 적용되면서 가혹한 처벌이 가해지고 있다는 건데요. 좀도둑질이나 소량의 마약소지 등 경범죄에까지 징역형이 내려지는데 이제는 법의 적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진행자) 또 미국 내 수감자수가 많아지면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도 단체 결성에 영향을 줬겠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수감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수감자들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1년에 8백억 달러에 달합니다. 하지만 돈이 없다는 이유로 수감자를 줄인다면 사회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여론 또한 만만치 않은데요. ‘범죄와 수감자 감소를 위한 사법기관 지도자들의 모임’은 수감자를 줄이면 오히려 공공의 안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술이나 약물 중독, 또는 정신질환을 가진 범죄자의 경우 감옥에서는 제대로 된 치료가 불가능한데 사회에서 지속적인 보호를 받으면 질환이 더 빨리 호전될 수 있고 사회에도 더 잘 적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단체는 또 인종에 따라 수감율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흑인 수감자가 다른 인종에 비해 높다는 건데요. 흑인들의 경우 경범죄를 지었음에도 과한 처벌이 뒤따르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조사 결과를 보면 흑인의 경우 3명 중 1명이 감옥에 갈 가능성이 있는 반면 백인은 17명 중 1명이 감옥에 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데요. ‘범죄와 수감자 감소를 위한 사법기관 지도자들의 모임’은 이런 수감자의 인종 문제를 비롯해 수감자들의 실태를 개선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들 사법지도자들이 오바마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범죄와 수감자 감소를 위한 사법기관 지도자들의 모임’은 목요일(22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연방 의회와 주 의회에도 압력을 가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경범죄에 대한 처벌을 조정하고 일부 형사법을 폐지한다면 폭력범이나 중범죄에 대한 대안을 찾는데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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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암학회(ACS)가 여성들에게 유방암 검진과 관련해 새로운 기준을 발표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로운 기준은 유방암의 첫 검진 시기를 늦추고 검진 횟수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지난 20년 가까이 미국 암학회는 40살에 유방암 검진을 시작할 것을 권고했었거든요? 그런데 시기를 5년 늦췄습니다. 45살부터 54살까지는 1년에 한 번씩, 그리고 대부분 여성이 폐경이 되는 55살 이후에는 2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암악회가 이렇게 다소 느슨한 권장 안을 내놓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바로 X선을 이용한 매모그램 즉 유방조영술 검진이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물론 유방조영술이 여성의 유방암 사망률을 낮추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유방조영술이 과도한 유방암 진단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거짓 양성’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높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음성이어야 할 진단 결과가 양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건데요. 따라서 유방조영술 검진을 그렇게 빨리 또 자주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유방조영술은 유방암 검진을 위해 1백년 이상 이용되어온 검진방법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X선을 통해 유방조직의 이상 결절의 징후를 발견해내는 이 유방조영술은 유방암을 초기 단계에서 잡아내면서 이 때까지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미국에서 유방암은 여성 사망률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데요. 매년 23만 명가량이 유방암 진단을 받고 약 4만 명이 유방암으로 목숨을 잃을 정도죠. 그렇다 보니 유방암 검진을 빨리할 수록, 자주 할수록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암학회는 이런 조기 검진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밝힌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침 관련 연구들이 발표됐는데요. 지난 7월엔 1960∼70년대 스웨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재분석한 내용이 발표됐는데 유방암 검진이 사망률을 20∼25% 떨어트린다는 종전의 결과와 달리 사망률을 10%밖에 줄이지 못한다고 나타난 겁니다. 또 지난 8월엔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종양학’에 관련 논문이 실렸는데요. 지난 20년간 유방암 초기 단계인 유방암 0기 진단을 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3.3%에 불과했고 또 유방의 암 덩이만 제거하는 종양절제술은 생명 연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유방암 검진 기준을 제시하는 미국의 주요 의료 기관의 기준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라고요?
기자) 네, 그래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미국 대학산부인과학회(ACO)는 40살, 암학회는 45살 또 미 연방 정부의 자문기관인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50살을 유방암 첫 검진 나이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다는 건 그 만큼 유방암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기준이 다르다 보면 일반 여성들과 의료진은 물론이고 유방암검진에 따르는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건강보험회사들 역시 혼란을 겪게 되겠죠. 따라서 미국 암학회는 내년 1월 유방암 검진에 대한 공통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기관들이 모두 참석하는 학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