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국을 방문한 가운데, 두 나라가 600억 달러가 넘는 경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러시아가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도서인 쿠릴 열도에 군사기지 건설 계획을 밝혔습니다. 필리핀에서 중국 외교관들이 동료 직원 남편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방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데요. 어제(21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특히 이번 방문은 두 나라의 경제 협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었는데요. 두 나라는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600억 달러가 넘는 경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엄청난 규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두 나라는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로 했는데요. 기존의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에서 '21세기를 향하는 글로벌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아간다는 겁니다. 새로 명명된 관계에는 '글로벌' 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데요. 여기에는 두 나라 현안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와, 테러·극단주의 대응 등 국제 문제에서의 협력을 넓혀 나간다는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진행자) 영국이 최근 서방 국가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과의 경제 협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이번에 양국이 체결한 경제 협정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에너지와 기반 시설 건설 등 굵직굵직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총 규모도 600억 달러가 넘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사업은 중국의 영국 원전 건설 참여입니다. 영국은 남서부 힌클리포인트에 새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데요. 중국 광핵그룹은 약 93억 달러를 투자해서 전체 지분의 3분의 1을 확보하고, 원전 건설에 참여하는데요. 양국 기업들은 협력단을 구성해서 2025년까지 원전을 완공한다는 목표입니다.
진행자) 원전 건설은 한 국가의 전력을 공급하는 중요한 사업인데, 중국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참여하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이번 원전은 영국이 30년만에 짓는 원전이고, 완공되면 영국 전체 전력공급의 7%를 차지하는 아주 중요한 사업인데요. 여기에 중국이 참여했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원전 협력은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편 에너지 분야에서 원전 외에도 중국의 페트로차이나도 영국 석유회사 BP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규 유정 개발 등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영국의 새 고속철도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데도 공을 들였었는데요?
기자) 관심을 모았던 사안인데요. 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은 없었습니다. 당초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영국의 두 번째 고속철도 건설에 참여하는 계약을 체결할 거란 전망이 있었는데요. 어제 발표된 내용에는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번 경협 분야에는 에너지 외에도 자동차와 보건, 금융, 관광,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됐는데요. 그 중에 중국의 자동차 기업인 하이항그룹이 영국 롤스로이스 사와 공동으로 엔진을 개발하기로 했고요. 또 금융 분야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은 런던 금융시장에서 국외에서는 처음으로 1년 만기의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인들의 영국 방문도 쉬워질 거란 소식이군요?
기자) 중국인들이 영국 방문을 위한 비자를 받을 때, 기존에는 6개월 짜리 단수 비자가 미화로 130 달러, 2년 짜리 복수 비자는 500 달러 정도가 들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의 단수 비자 비용으로 2년 비자를 발급받게 했는데요. 캐머런 총리는 단순히 영국에 오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를 넘어서, 영국 경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발표된 내용 중에는 주로 중국의 대 영국 투자에 관한 것들이 많은 것 같군요?
기자) 규모가 크고 관심을 모았던 사안들은 그렇습니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의 경제 협력 확대는 중국의 영국에 대한 투자 뿐만 아니라, 영국 기업들의 중국 내 기업 활동이 늘어나는 것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경제 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 현안에서도 양국 협력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영국 정부가 경제 협력에 치중하면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외면한다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정상 회담에서는 관련 언급이 없었습니까?
기자) 캐머런 총리가 시 주석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요. 인권 문제를 제기하거나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두 나라 관계가 강해질 수록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더욱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 중 처음으로 인권 문제에 관해 처음으로 직접 언급했는데요. 중국은 국가의 상황에 맞게 인권을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항상 인권 개선의 여지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행사장 주변에서는 중국의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요?
기자)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 티베트인들에 대한 탄압 등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가 여러 곳에서 열렸는데요. 어제는 시 주석이 런던 금융중심지 '시티오브런던'을 방문 하던 중 외부에서 시위를 벌이던 활동가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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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러시아로 가보겠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도서인 쿠릴 열도에 기지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기자들에게 직접 밝힌 내용입니다. 쇼이구 장관은 쿠릴 열도를 포함한 러시아 북동부에 군사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국경 보호를 위한 장비를 갖춘 대규모 현대식 군사기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지의 위치도 밝혔습니까?
기자) 쿠릴 열도와 러시아 북동부 끝 추크치 자치구의 2 곳인데요. 추크치 자치구에는 추크치 해와 접한 동부 해안의 랑겔섬과 슈미트 곶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그 중에서도 쿠릴 열도가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도서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릴열도는 러시아 북동부 끝에서 일본쪽으로 휘어지면서 내려온 섬들인데요. 러시아가 실효지배한 곳이지만, 일본은 쿠릴열도 남쪽 4개 섬을 '북방영토'라고 부르면서 영유권이란 주장해왔습니다.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쿠릴열도 영유권을 갖게 됐다는 주장이지만, 두 나라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지금까지도 분쟁을 겪고 있는데요. 그래서 두 나라 사이에는 아직까지도 평화조약이 체결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평화조약 체결의 전제 조건으로 남쿠릴 섬의 반환을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두 나라 정상회담에서도 쿠릴 열도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하고 이 문제도 논의했지만 기존의 입장만을 반복하면서 대립했었습니다. 또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위한 두 나라 차관급 회담이 열렸는데요. 쿠릴 열도 문제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방일 논의에도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려졌습니다. 그래서 일본 언론들은 당초 아베 총리가 의욕을 보였던 푸틴 대통령의 연내 일본 방문은 어려워졌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아직 일본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남쿠릴 섬들은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자국의 영토이며,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고한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또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나 군 관계자들이 해당 섬들을 방문할 때마다 강하게 반발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가 쿠릴열도에 기지를 만들면 미국 서부 알래스카와도 매우 가까운 거리가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쿠릴열도와 함께 기지 건설 계획을 밝힌 추크치 자치구 동부 해안과 섬은 미국 알래스카에서 불과 수백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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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시 중국 관련 소식입니다. 어제 필리핀에서는 중국 외교관이 식당에서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이 발생했는데, 범인은 동료 직원의 남편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사건인데요. 사건이 벌어진 상황을 먼저 말씀드리면, 어제 필리핀 유명 관광지 세부의 한 식당에서는 세부 주재 중국 총영사관 쑨선 부총영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오찬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일반 손님들은 볼 수 없는 별도의 방에서 진행됐는데요. 영사관 여직원인 거우징의 남편, 리칭량이 총을 여러발 발사해서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칭량이 총기를 발사하는 장면은 식당 폐쇄회로 TV에 녹화됐다고 합니다. 또 식당 종업원들은 방에서 고성이 오간 후 몇 분 지나서 총성이 울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 영사관 직원 가족이 총을 쐈고, 사상자도 모두 영사관 직원인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숨진 사람은 생일 파티의 주인공이었던 쑨선 부총영사와 리후이 재무영사였습니다. 그리고 오찬에 참석했던 쑹룽화 총영사도 다쳤지만,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고 합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필리핀 경찰은 총을 발사한 리칭량과 부인 거우징을 체포해서 조사 중인데요.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범행을 저지른 동기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필리핀 현지 방송은 필리핀 경찰은 이번 사건이 영사관 직원들 사이에 얽힌 개인적인 돈 문제와 불화 때문인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확인된 내용은 아닙니다.
진행자) 중국 영사관 직원과 가족들 사이에 벌어진 사건인데, 앞으로 관련자들의 신병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필리핀 외교부는 이들이 경찰에 체포됐을 때 외교관 면책특권을 요구했다면서,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 지난 2009년 맺은 영사 협정에 따라 이들의 신병을 중국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필리핀 외교부는 또 중국 당국이 이들의 신병을 요구했다면서, 앞으로 관련자들은 중국에서 중국의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나 필리핀 현지 공관은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