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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9명, 베트남서 중국으로 추방...강제북송 위기

탈북자 9명, 베트남서 중국으로 추방...강제북송 위기


지난 2007년 태국 치앙라이 붙잡힌 탈북 여성들이 울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7년 태국 치앙라이 붙잡힌 탈북 여성들이 울고 있다. (자료사진)

한 살 배기 아기를 포함한 탈북자 9 명이 베트남에서 붙잡힌 뒤 중국 공안에 넘겨져 북송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 당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가 또 다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지난달 초 탈북한 9 명의 북한 주민들이 중국 공안에 의해 북송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한 살짜리 남자 아기와 10대 청소년 한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따르면 9 명의 북한 주민들은 한국으로 오기 위해 지난달 초 북한에서 중국으로 탈출한 뒤 랴오닝성 선양에서 중국과 베트남 접경 지대인 광시성 난닝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22일 국경을 넘은 뒤 베트남의 몽카이에서 라오스로 가는 버스를 탔다가 베트남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붙잡혔습니다.

베트남 당국은 이들을 추방해 중국 광시성 둥싱의 공안에 넘겨줬고 이들은 이 곳에서 한동안 억류돼 있다가 지난 16일 기차편으로 선양으로 옮겨졌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영자 사무국장은 과거 사례로 미뤄 중국 당국이 남방에서 붙잡은 탈북자들을 선양까지 데리고 온 이유는 이들을 북한과의 접경인 지린성 투먼 변방대로 이송한 뒤 북한으로 돌려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자 사무국장 / 북한인권시민연합] “선양으로 보냈다는 것은 곧 북송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생명이 달린 일이어서 우리는 마음이 조급하고요,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되겠죠.”

김 사무국장은 이들이 몽카이에서 붙잡힌 직후 한국 정부에 이 사실을 알리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지금은 이들이 있는 곳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도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들의 소재를 확인 중이라며 신변안전과 석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북한 주민들의 탈북과 한국행을 도와 온 현지 활동가들의 말을 빌어 한동안 중국 남방에서의 탈북자 단속이 일부 완화됐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몇 달 전엔 중국 공안이 붙잡은 탈북자들을 풀어준 사례도 있었다며 한-중 정상회담 등 양국 우호관계가 돈독해진 영향으로 짐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그러나 중국 당국이 또 다시 탈북자들을 불법 월경자로 보고 강제북송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북-중 관계 개선 조짐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이 때문에 이들 탈북자들이 지난 2013년 5월 라오스로 탈출했다가 강제 북송된 탈북 청소년 9 명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습니다.

당시 탈북 청소년들은 한국인 선교사 부부의 도움으로 라오스에 밀입국한 뒤 붙잡혀 중국으로 추방됐고 중국 당국은 이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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