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서울지국 한상미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전체적으로 집값이 상당히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느끼는 주택 매매가격이 실제 가격보다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 국민들은 거의 13년치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인 8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인데요, 이는 한국 정부가 발표한 5년 7개월 치 연봉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진행자) 13년치 연봉이면 집값이 상당할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나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까?
기자)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느끼는 주택 1채의 평균 가격은 미화로 약 24만 달러입니다. 이는 실제 평균 주택매매가인 21만 달러보다 15%정도 높은 수준인데요.
특히 2년씩 계약해 사는 전세 거주자가 느끼는 체감 가격은 평균 25만 달러로, 자가 소유자나 월세 거주자보다 높았는데요. 이는 주택을 구매할 가능성이 큰 전세 거주자들이 집값에 대한 부담을 더 느끼는 것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25만 달러, 정말 큰 액수인데요. 응답자들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13년 가까이 연봉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는 거죠?
기자) 네. 집을 구입하기 위해 몇 년치 월급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평균 약 13년 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한국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주거실태조사 당시 평균 5년 7개월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이 실제보다 두 배 넘게 걸린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주택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고 있고 또 13년치 월급을 쏟아 부어야 집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앞으로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응답자의 46%가 앞으로 1년간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이들이 전망한 상승 폭은 평균 8천 700달러였습니다.
또 전세나 월세에 살고 있는 거주자 가운데 20%가 앞으로 1년 안에 집을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내년도 유치원 어린이 모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공립 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대학 입시만큼 치열하다면서요?
기자) 네. 올해도 공립 유치원 입학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기 위한 학부모들의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어제 경기도의 한 공립 유치원 추첨장 풍경을 전해드릴게요. 만 3세~5세반 79명을 모집하는 경기도 수원의 한 유치원이 만 3세반을 시작으로 입학 추첨을 시작했습니다.
추첨장인 유치원 건물 4층 대강당에는 만삭 상태이거나 갓난아기를 업고 온 20~30대 학부모부터 자녀를 대신해 손주의 입학을 기원하며 온 할머니, 회사를 조퇴하고 온 아버지까지 지원자 300여 명이 초조하게 추첨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입학을 의미하는 주황색 탁구공을 잡는 것인데요. 경쟁률이 12대 1을 넘는 만큼 공정성을 위해 유치원은 추첨에 사용되는 탁구공을 추첨함에 넣는 모든 작업을 학부모들과 함께 했고,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비닐장갑까지 착용했습니다.
그리고 추첨이 이어졌는데요, 학부모들이 나와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상자에 손을 넣어 탁구공을 뽑는 형식입니다. 주황색 탁구공을 뽑으면 아이가 그 유치원에 입학할 수 있는 겁니다.
주황색 탁구공을 뽑은 38세 한 여성은 원하던 대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유치원을 다닐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경쟁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아무래도 공립 유치원은 나라에서 운영, 관리하다 보니 등록금이 저렴하죠. 때문에 학부모들은 대체로 교육비 부담이 적은 공립 유치원을 선호합니다.
강원도 원주의 한 공립유치원의 경우 최근 3세반 3명 모집에 87명이 신청해 무려 29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대기 희망자만 80여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하고 계십니다. 다음 소식은 30대 건설근로자의 40%가
대학졸업자라는 조사가 나왔군요.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갈수록 더해가는 취업난으로 젊은 층이 건설현장에 뛰어들면서 건설 근로자들 가운데 고학력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올해 2월~7월까지 건설근로자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인데요. 20대 대졸자 비중이 30%, 30대는 40%에 달해 젊은 층에서 대졸자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이는 청년실업난이 심각해지면서 구직활동을 하던 대학졸업자의 상당수가 직장을 얻지 못한 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건설현장에 뛰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면 몸은 힘들지만 하루 임금이 꽤 되기 때문에 잠깐씩 임시로 일하는 젊은 층이 상당수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루 평균 임금이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건설근로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미화로 약 105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일감이 없어 한 달의 절반 가량은 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대졸 건설근로자의 41%는 근무경력이 3년 미만으로, 경력이 낮은 탓에 임금도 하루 100달러에 불과했는데요. 경력이 많은 초등학교 졸업 학력 수준인 고령근로자의 하루 평균임금은 107달러였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은 고 김영삼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발길이 오늘(24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자 정상회의 참석 순방을 마치고 어제(23일) 새벽 귀국해 오후 2시쯤 빈소를 찾아 조문을 했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박 대통령이 떠난 직후 휠체어를 타고 빈소를 방문했습니다.
오늘(24일)도 지난 22일부터 빈소를 지켰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이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을 맞았는데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 이기택 전 의원 등 전-현직 정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습니다. 또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다수 빈소를 찾아 추모의 뜻을 전했습니다. 오늘(24일) 오전 10시 30분까지 빈소를 다녀간 조문객은 만 2천 9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