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ISIL 격퇴를 위해 미국 주도 연합군과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터키는 러시아가 시리아 접경에 배치한 지대공 미사일로 자국 전투기를 공격할 경우, 주권에 대한 군사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중국이 아프리카 지부티에 공산당 집권 후 첫 해외 군사시설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진행자) 먼저 국제 사회의 ISIL 대응에 관한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어제(26일) 이와 관련해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어제 두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의 새로운 발언이 나와서 주목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으로 미국 주도 연합군과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직접 밝혔는데요. 또 지상에서 ISIL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 내 온건 반군에 대한 공습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그 동안 미국과 서방국들이 계속 요구한 내용인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지금까지도 시리아 내 테러 세력을 겨냥한다면서 연합군의 지원을 받는 반군들에 대한 공습을 해왔기 때문에, 과연 러시아의 행동에 변화가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푸틴 대통령도 '건전한 반군'에 대해선 공습하지 않겠다면서, 모호한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도 최근 ISIL 연계 세력의 폭탄 테러로 자국 여객기가 추락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ISIL 격퇴를 위해 미국과도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닙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도 어제 그 점을 언급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 테러와 러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은 두 나라와 국제사회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협력하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이 테러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동맹을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런 동맹은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올랑드 대통령은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기자) 올랑드 대통령도 ISIL 격퇴를 위해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올랑드 대통령은 공통의 목표인 테러 격퇴, 특히 ISIL과의 전쟁에 있어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랑드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내 온건 반군을 공습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을 기자회견에서 중요하게 언급했는데요. 이를 위해 러시아와 관련 정보를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의 반응도 주목되는데요. 미국은 앞서 처음 러시아아 시리아에서 ISIL을 겨냥한 군사 개입을 하겠다고 밝혔을 때만해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정작 개입 후에는 ISIL 보다 온건 반군을 공습하는 데 자원을 집중하자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정보를 제공할 경우, 오히려 온건 반군에 대한 공습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었죠. 따라서 앞으로 시리아에서 ISIL 격퇴를 목표로,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제 올랑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에서도 시리아 아사드 정부의 미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을 보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더군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아사드 정권에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는데요. 아사드 정권의 운명은 전적으로 시리아 인들의 손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 협상에서, 아사드 정권의 퇴진이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는 시리아 반대 세력과 서방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죠. 푸틴 대통령은 또 ISIL을 격퇴하기 위해 시리아 지상에서 싸울 수 있는 세력은 시리아 정부군 밖에는 없다면서, 이들을 제외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는데요. 미국과 서방은 아사드 정부와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죠. 왜냐하면 아사드 정부가 비폭력적인 민주화 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 내전이 발생했고, 아사드 정부가 자국민에 대해 화학무기 공격까지 가하면서 정당성을 잃었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프랑스도 아사드 정부와는 협력할 수 없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에 과도 정부가 들어서야 하며, 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의 미래에 있어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선 러시아가 중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는데요. 러시아의 시리아 정책 변화를 촉구한 겁니다. 앞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가 전략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어제 기자회견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적 타협안이 마련돼야 하는데, 쉽지 않아보이는군요?
기자) 얼마 전 오스트리아 빈에서 관련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시리아 아사드 정부의 동맹인 이란도 처음으로 참가해서 주목됐는데요. 일단 조속히 헌법을 개정하고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는 목표로, 유엔이 내년 1월까지 아사드 정부와 반대 세력 사이의 대화를 중재하기로 했는데요. 아사드 정부이 거취에 대한 합의가 어려워 보입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의 ISIL 대응 노력에 있어서, 또 한 가지 변수가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인데요. 두 정부 모두 전쟁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 배치로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군요?
기자) 터키가 시리아 접경에서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한 것이 지난 24일 입니다. 이후 러시아의 대응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이 말씀하신 S-400 지대공 요격 미사일 배치인데요.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대 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자국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이 미사일은 터키 전투기는 물론이고 시리아에 군사 개입한 미국과 다른 연합군 전투기에도 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오늘 이와 관련해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미사일이 자국 전투기를 공격할 경우 자국 주권에 대한 군사공격으로 간주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와 터키는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는 지에 대해 여전히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양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서로 상대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S-400이 어떤 미사일입니까?
기자) 2007년부터 러시아 군에 실전 배치된 최첨단 지대공 요격 미사일입니다. 중국도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S-400은 항공기 뿐만 아니라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고요. 최대 사거리가 400km로 시리아는 물론이고 터키 남부와 이스라엘까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러시아는 오늘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S-400 미사일이 시리아에 배치됐고, 곧바로 방공 임무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예상됐던 바인데요. 오늘 러시아 농무부는 터키산 농산품 15%가 러시아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며, 터키산 농산품 수입 중단을 예고했고요. 실제로 터키산 농산물을 실은 트럭들이 러시아 국경을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또 앞서 러시아 정부는 자국민의 터키 방문을 자제하도록 당부했었는데요. 오늘 러시아 관광청은 터키로 가는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러시아 여행사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따라서 터키 관광 업계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어제 각료 회의에서 관광과 노동 외에 교통과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의 제재 가능성을 예고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제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시리아 사태 관련 소식 하나만 더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특수부대병력이 시리아에 도착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앞서 미군이 파견을 예고했던 특수부대 병력 50명이 오늘 시리아 북부 코바니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바니는 현재 쿠르드 민병대가 점령한 지역인데요. 쿠르드 민병대는 지난해 초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L의 매우 적극적인 공세가 있었고, 터키 정부도 쿠르드 세력을 경계하면서 물자 공급을 차단하고 오히려 쿠르드 족을 겨냥한 공습을 하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었는데요, 하지만 연합군의 지원을 받아서 코바니를 사수했었습니다. 미군 특수부대 병력은 직접 전투 임무에 나서지는 않으면서, 쿠르드족 민병대에 대한 훈련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특수부대가 파견된 만큼, ISIL과 싸우기 위한 무장 등의 측면에서도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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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중국이 아프리카 지부티에 해외 군사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요?
기자) 오늘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습니다.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아프리카 지부티 간에 시설 건설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요, 우첸 국방부 대변인은 이 시설은 중국 군대가 국제평화유지와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의 항해안전 수호, 인도주의 구조지원 등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군사시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중국 공산당 집권 이후 해외 군사시설 건설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지부티와 10년간 항만시설을 사용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많은 나라 중에 아프리카 지부티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군요?
기자) 지부티는 크기는 작지만 전략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나라인데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 남쪽, 홍해와 아덴만이 만나는 곳에 있습니다. 이 곳은 아시아와 중동, 유럽을 잇는 중요한 해양 수송로죠. 그래서 이미 미국과 프랑스 등도 지부티에 기지를 운용하면서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미국은 4천 명, 프랑스는 1천 5백명 규모입니다. 일본도 해적 소탕을 위해 해상 자위대 병력을 지부티에 두고 있는데오 6백명 규모입니다. 중국도 그 동안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고, 또 육상과 해상으로 새로운 실크로드를 건설한다는 원대한 계획도 추진 중인데요. 그동안 항해안전을 위해 때때로 병력을 보냈지만, 먼 거리 때문에 어려움이 컸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부티에 해외 군사기지 건설을 결정한 것입니다.
진행자) 얼마 전 중국이 군 개편안을 공개하면서 해군력 강화를 예고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대적인 개편을 지시했는데요. 현재 7개 군구를 4개로 통합하고, 군의 통합 지휘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육해공군과 전략미사일부대를 통합 지휘하는 연합사령부도 창설했습니다. 시 주석은 군대 개혁이 현대적인 군대로 나아가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이고, 오랜 숙원 사업이라면서 군 지휘관들이 개편 방침에 잘 따를 것을 주문했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