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월에 이어 지난달 28일 또다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을 시험발사한 데 대해 SLBM의 잠재적 위협에 좀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가용 기술과 자원이 성공적으로 결합할 경우 미국의 주요 전략 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는 만큼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문 기사 보기] US Experts Warn of North Korea’s SLBM Development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이미 20여 년 전부터 SLBM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는 정황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It is important to note that the SLBM appears to be an SS-N-6, so it is likely that when the North Koreans acquired their first SS-N-6 from rogue Russian engineers in the early 1990s, they made the decision to build a land version of the missile (now known as the "Musudan"), and a seaborne version of the missile, now known as the KN-11.”
북한이 1990년대 ‘SS-N-6’ 미사일을 러시아에서 수입할 때부터 육상발사용인 무수단 미사일과 수중발사용인 KN-11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SS-N-6’는 1968년부터 1980년대까지 옛 소련에서 사용된 미사일로 골프급 잠수함에서 발사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북한은 1990년대 골프급 잠수함도 러시아로부터 수입해 역설계 방식으로 신형 ‘신포급’ 잠수함을 건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골프급 잠수함의 수중발사 장치 도안을 확보했다는 것은 SLBM 개발을 위한 잠수함과 탄도미사일 등 필수요건을 모두 갖췄다는 뜻이라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기술 완성단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This capability once acquired - and it thus far appears to be much closer than many pundits previously predicted - will give North Korea the ability to use a submarine with longer range than just "littoral dwelling" submarines such as the Romeo-class vessel, to make blue-water deployments that would put it in range of key strategic targets such as Hawaii.”
벡톨 교수는 특히 ‘SS-N-6’ 미사일 사거리가 2천500km이고 골프급 잠수함의 잠항 능력이 70일에 달한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관련 기술을 모두 갖출 경우 낡은 로미오급 잠수함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북한 잠수함들이 대양에 배치돼 사거리가 훨씬 길어진 미사일로 하와이 등 미국의 전략 요충지를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학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은 이 같은 SLBM 역량을 판세를 뒤흔드는 ‘게임체인저’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교수] “When fully operational it could provide the regime with a "second strike" capability which would significantly enhance its deterrent capability if its land based nuclear weapons were to be destroyed.”
핵 공격을 받으면 즉각 남은 핵으로 상대를 보복할 수 있는 ‘세컨드 스트라이크’ 능력을 북한에 제공해 상대가 함부로 선제공격을 하지 못하게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맥스웰 교수는 또 북한 잠수함들에 대한 추적이 100% 가능하지 않아 북한 핵무기에 대한 선제공격 역시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최근 SLBM 시험이 실패했다는 정보와 관련해 미사일 개발 초기단계에 거쳐야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동안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에 실패하는 경우가 드물었던 이유는 해당 미사일이 북한제가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랜드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전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최근 시험발사 과정에서 실패 정황이 포착된 것은 북한이 실제로 SLBM 개발에 나서 오류를 바로잡는 단계를 거치는 중이라는 방증이라면서도 공개된 정보가 너무 부족해 기술 완성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이 SLBM 개발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만큼 추가 시험발사에 대한 물리적인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교수] “Unless the ROK/US take some action to deter the North Korean tests, there is a high probability that North Korea will eventually field an SLBM capability-and I don’t think that the ROK/US want such an outcome.”
북한이 시험을 거듭할 경우 결국 SLBM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인 만큼 미국과 한국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잠재적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북한의 시험발사가 추가로 이뤄질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거나 전단을 살포하는 방법 등으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