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개각을 단행했군요? 어떤 부처의 장관이 바뀐 것입니까?
기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행정자치부장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등 5개 부처의 수장에 새 인물이 내정됐습니다. 경제부총리에 국토교통부장관을 역임했던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는 이준식 서울대교수 등이 낙점됐습니다. 이번 개각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경제 활성화와 공공ㆍ노동ㆍ금융ㆍ교육 등 4대 개혁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전문성과 명망을 두루 갖춘 적임자들이라고 청와대가 개각 배경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내년은 박근혜 정부의 집권 4년 차가 되는 해 아니겠습니까? 개각이 잦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던데요.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월 일부 개각에 이어 2달 만에 이뤄진 개각입니다. 집권 4년 차에 3번째 내각구성을 하는 것인데요. 지금 야권에서도 이번 개각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에 장관이 바뀌는 일부 부처는 내년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출마를 계획하고 자리를 내어놓는 수장을 교체하는 형식이고, 경제수장에 최측근 정치인을 연이어 기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땜질식 회전문식 개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롭게 내정된 인사들도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회 청문회에서 새 인물에 대한 면면을 살펴보게 됩니다. 내정자 개인의 신상과 부동산 등 재산형성 과정과 함께 각 부처 수장으로서의 역량을 검증 받게 되는데요.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가 열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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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 최고의 지성(知性)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가 꼽혔다는 소식이 있군요. 혼용무도(昏庸無道) 어떤 뜻입니까?
기자)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올바른 도리가 행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표현인데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을 함께 이르는 혼용(昏庸)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천하무도(天下無道’) 속 ‘무도(無道)’를 합친 표현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올 한해 한국사회를 되돌아볼 때 ‘혼용무도(昏庸無道)’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교수들의 생각이라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는 곳은 교수단체가 발행하는 ‘교수신문’입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학계의 저명한 교수로부터 한자성어를 제안 받고 설문조사를 하는데요. 다섯개의 후보 가운데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설문대상인 886명의 교수 가운데 59.2%인 524명의 선택을 받았다고 합니다. 교수신문은 지난 2001년부터 설문조사로 한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해왔습니다.
진행자)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올바른 도리가 행해지지 않은 2015년 한국.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 그렇게 평가됐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메르스 사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을 꼬집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여당의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압력을 넣어 자리를 내놓게 한 것에 대해서도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구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을 낭비한 것도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는 것이 ‘혼용무도(昏庸無道)’를 추천한 고려대학교 철학과 이승환 교수의 설명이었습니다.
교수신문은 지난해 한국사회를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정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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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빠르게 유행하고 있는 말이 ‘~~ 한다고 전해라~~’ 라고 하던데, 어떻게 쓰는 말입니까?
기자) 어디에나 붙여도 됩니다. 직접 전할 말을 다른 사람을 통해 전달하는 것 것처럼 말하는 것인데요. ‘오늘의 마지막 소식을 들어보겠다고 전해라~~~’ 라고 할 수도 있고, ‘알았다고 전해라~~’ 라고 답할 수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금 한국에 최신 유행어이구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입담 속에 녹아 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해라~~~’이렇게 하면 됩니까?
기자) 맞습니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웃게 만들지 않습니까? 지금 한국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전해라’를 검색어로 넣으면 온갖 뉴스들이 따라옵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거의 모든 분야의 뉴스들이 노래가사 후렴구처럼 ‘~~전해라’를 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정치권에서는 제 1야당을 탈당한 안철수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공천장 없어 못 간다고 전해라~ 합당체결 갈 테니 재촉말라 전해라’라는 표현이 정치인의 트위터글로도 올라와 화제입니다. 내년에 주모받을 여행지를 소개하는 기사에는 “ 꼭 가보라고 전해라” 중학교 학생회장 선거에 나간 학생은 ‘우리에게도 꿈이 있으니 공부만 하라고 재촉말라 전해라’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재밌네요. 그러면 이것도 “재밌다고 전해라~” 이렇게 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 정도면 도대체, 어디서, 왜, 이런 유행어가 생겼을까 궁금해질텐데요. 먼저 이 유행어의 시작점인 노래를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이애란 ‘백세인생’ 중에서] “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진행자) 아~ 이 노래의 후렴구가 유행어가 된 것이군요? 무슨 노래입니까?
기자) 노래제목은 ‘백세인생’입니다. 무명가수 이애란씨가 2년 전에 20년 전에 발표했던 ‘저 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말하리 (1995)’라는 노래는 리메이크 한 노래인데요. 육십세, 칠십세, 찰십세 등 100세가 되기 전에는 저승사자가 자신을 데리러 와도 못 간다고 전하겠다는 내용인데, 저승사자에게 당돌하게 타박을 놓을 수 있는데, 직장 상사나 학교 선생님 등 무서울 게 뭐냐 있느냐는 마음을 노래가사에 담아 장난스럽게 던지는 말이 돼 빠른 속도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무명가수의 알려지지 않는 노래가 유명해 진 것은 인터넷 SNS의 파장력 덕분이었구요. 25년 가까운 무명가수 이애란씨는 한방에 인생 역전, 출연료는 6배 이상 올랐답니다. 한국의 대표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 카카오톡은 관련 이모티콘을 출시했는데 판매 1순위에 올랐고, 한국의 유명 TV토크쇼, 예능방송, 뉴스 프로그램에도 화제의 주인공으로 이 가수를 섭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이 얼마지나지 않아 북한에서도 유행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다고 전해라’가 유행한다면 어떻게 사용될 지 궁금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하는 표현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최근 북한관련 뉴스에도 ‘~~전해라’가 적용된 것이 있습니다. 창단 이래 중국으로 첫 해외공연이 잡혔지만 돌연 취소를 하고 북한으로 돌아간 ‘모란봉 악단’에 대해 ‘모란봉 악단은 KJE의 걸그룹이라 전해라’ ‘수령님이 불렀다고 전해라. ‘중국에 못 간다고 전해라’ 등의 제목의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