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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집] 4. 2015 북한인권 - 책임 규명 노력 지속


지난 6월 방한한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방한한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년 을미년이 저물어 갑니다. ‘VOA’는 올 한 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주요 관심사들을 정리하는 특집보도를 준비했습니다. 남북관계, 북한 내부 권력구도, 미-북 관계, 북한인권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보내 드리는 특집보도,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북한인권 문제를 살펴봅니다. 보도에 이연철 기자입니다.

북한 내 인권 문제에 대처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올해도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의 보고서를 계기로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이제 북한인권 논의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지난 6월 서울에 문을 연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는 그 같은 국제적 노력에서 가장 가시적인 성과로 꼽힙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서울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COI 권고에 따라 설치된 이 사무소가 북한의 인권 실태를 기록하고 증거를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자이드 유엔 인권최고대표] "We firmly believe this will help to lay basis……"

자이드 대표는 또 앞으로 서울사무소가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소재의 근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내 반인도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의 필요성은 지난 9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개최한 패널토론회에서도 강조됐습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입니다.

[녹취: 다루스만 보고관] “We will need to be followed by an accountability..."

COI의 보고서 이후에도 북한 내 반인도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책임자 규명을 위한 후속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12월에는 유엔 안보리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많은 이사국들은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의 사만다 파워 대사는 북한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안보리가 계속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파워 대사] "We must continue to take steps that one day will help us hold accountability…"

파워 대사는 특히 안보리가 북한인권 침해의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올해로 11년 연속 채택한 북한인권 결의안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에 책임을 묻는 일에 국제사회가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12월에는 유엔총회가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고 효과적인 맞춤형 제재를 실시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북한인권 결의안을 2년 연속 가결했습니다.

올해 유엔총회에서 이 결의안에 찬성한 나라는 119개국으로, 지난해 보다 7개국 늘었습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도 무조건 침묵하던 이전과는 달리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리수용 외무상을 통해 유럽연합 인권담당 특별대표와 유엔 인권최고대표,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초청했습니다.

[녹취: 반기문 사무총장] "There is a still under discussion with authorities of..."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연말 기자회견에서 북한 측과 방북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상호 편리한 시기를 가능한 한 빨리 찾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을 지낸 수미 테리 미국 컬럼비아대학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COI 보고서가 나온 이후 인권 문제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과 유엔의 고위 인사들을 초청한 건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테리 선임연구원] “인권 문제가 나온 이후부터 북한이 엄청나게 신경 쓰고 있잖아요, 매우 예민하게 보고 있어서, 그 것에 대해서 우리는 그렇지 않다, 잘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방어를 하려고 하고 있잖아요.”

국제사회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27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 토론회에 참석한 미 국무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발언입니다.

[녹취: 킹 특사] “North Korea is feeling international pressure for its human rights abuses.”

북한이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인권 상황에 관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는 2년 연속 북한인권 상황을 논의했지만 북한 상황을 ICC에 회부하는 등 북한 정부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구체적인 방안이나 향후 계획 등은 논의 조차 못했습니다.

특히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회의 소집 자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보리가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인권 문제를 계속 거론할 필요가 있다고,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의 오준 대사는 말했습니다. 지난 10월2일 `VOA'와의 인터뷰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오준 유엔대사] “유엔에선 그걸 영어로 ‘Name and Shame’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망신을 준다고 할까, 압력을 준다고 할까, 이런 것이 유엔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기본적인 어프로치 (접근)이기 때문에 안보리의 결정이 없더라도, 다루는 것 자체가 북한인권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압력 요인이 됩니다.”

민간 전문가들도 유엔 최고 수준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계속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동아시아 담당 부국장입니다.

[녹취:로버트슨 부국장] "Any sort of mention of human rights of North Korea at the UN Security Council…"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내년에도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 안보리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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