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 문제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후보들은 거듭 북한 김정은 정권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보수 성향의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와 마르코 루비오 후보인데요. VOA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의 선거 유세가 뜨겁습니다.
후보들의 관심은 주로 불법 이민과 총기 규제, 복지 재정 등 국내 현안에 쏠려있고, 대외 정책과 관련해서는 테러와 시리아 난민 유입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과 한반도 문제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12월 15일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5차 TV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북한 관련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같이 북한 문제가 실종된 가운데, 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거듭 북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도자에 대한 인신공격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공화당에서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3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유세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미치광이로 묘사했습니다.
[녹취:트럼프 후보] The maniac in North Korea is a problem..
트럼프 후보는 수니파 무장단체 ISIL과 중국, 러시아 등을 미국의 골칫거리로 꼽다가 “북한의 미치광이도 문제이다. 그는 실제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어 “미치광이가 있는 북한과 한국을 가르는 경계에 2만8천500명의 미군을 두고 있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앞서 지난 9월 열린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 2차 TV 토론에서도 “누구도 미치광이가 앉아서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정치권의 무관심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에 이어 공화당 지지율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 후보도 당시 2차 TV 토론에서 “수십개의 핵무기와 지금 우리가 서있는 캘리포니아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을 가진 미치광이가 북한에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루비오 후보는 30일 공개한 ‘미치광이’라는 제목의 최신 TV 광고유세에서도 김정은 제1위원장을 미치광이로 묘사했습니다.
[녹취: 루비오 후보] Today, we face ever growing threats..
루비오 후보는 “오늘날 미국은 점증하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와 북한의 미치광이, 모스크바의 깡패, 이스라엘 총리보다 이란의 아야톨라를 더 존경하는 대통령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대선 유세 전에는 북한에 대해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은 것과 비교해 루비오 후보는 지난 10월 상원에 ‘2015 대북 제재 강화법’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당시 ‘전 세계가 다른 나쁜 행위자들에게 신경을 쏟고 있지만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불법 무기를 해외로 수출하며 강제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젭 부시 후보나 벤 카슨, 칼리 피오리나 등 다른 공화당 후보들은 북한에 대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