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수소폭탄 핵실험 주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보유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나왔습니다. 또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새로 굴착 중인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개발을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달 초였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개보수를 끝낸 평양 평천혁명사적지를 시찰하는 자리에서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 존엄을 지킬 자위의 핵탄,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 보유국이 됐다"고 말한 것으로 지난 12월10일 보도했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 관계자는 `VOA'에 핵탄두 소형화에도 성공하지 못한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며 일축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정치적 선전을 위한 수사적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민간 전문가들도 북한의 수소폭탄 제조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대내선전용이거나 평화협정 체결 주장과 관련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행동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군 당국이 지난 3일 발간한 `합동 화생방 기술정보' 보고서도 새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 갱도를 뚫는 활동이 핵융합무기 실험을 위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군화방사는 북한의 핵 기술 연구와 지하 핵실험, 발사체 실험, 그리고 핵 소형화 기술력과 핵 개발 경과 기간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은 이미 핵융합무기 기반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국군화방사는 특히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추가 핵실험은 증폭핵무기 실험 과정일 수 있으며, 직접적인 수소폭탄 실험은 아직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군화방사는 북한이 삼중수소를 제조하면 증폭핵분열탄과 수소폭탄 개발의 길을 연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영변에 신축 중인 경수로가 삼중수소를 분리해 낼 수 있는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증폭핵분열탄은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폭제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수소폭탄 이전 단계의 핵무기를 가리킵니다.
VOA 뉴스 윤국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