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에 대한 한국사회의 분위기는 어떤지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서울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오늘 하루 종일 한국 언론들의 주요 뉴스는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관련 소식이었습니다.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일어난 지진을 정밀분석하고 있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될 것이라는 뉴스 속보가 오전 11시쯤부터 이어졌는데요. 조선중앙TV의 중대발표 이후, 이번 사태를 분석하는 집중 보도가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오늘 오전 인공지진으로 추정되는 진동이 감지됐습니다. 정부가 핵실험을 여부를 확인 중인가운데 북한이 중대발표를 예고했습니다"
“ 뉴스 특보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중대발표를 통해서 수소탄 핵실험에 성공했다.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오늘 북한 핵실험 소식에 국내 증시는 오전 한때 충격을 받았지만 결국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환율은 출렁거렸습니다. “
진행자) 한반도의 특수상황에 제일 먼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 금융시장이군요.
기자) 북한의 핵실험 소식 이후 잠시 흔들림이 있었다가 안정세로 돌아섰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영향은 미쳤지만 충격이 크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오후 들어 한국은행이 주재하는 통화금융대책반이 가동됐고, 한국의 금융ㆍ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오늘 원-달러 환율이 9.9원이 올라 달러당 1197.9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북한의 수소탄 보다 중국 위안화 절하 소식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을 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수소탄핵실험이 한국 금융ㆍ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또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치권 반응과 시민반응도 살펴보지요. 한국정부가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강력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발표했는데, 한국 정치권에서도 반응을 내어놓았군요?
기자) “팔천만 우리 민족의 생명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한반도 평화와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망국적 행동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이며 “북핵은 통일로 가는 길의 참담한 장애물”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반응입니다. 한국의 각 정당들은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는데요. 오는 4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로 선거구 획정이나 쟁점 법안 문제로 정신이 없던 정치권이 오늘 북한발 ‘수소탄’으로 혼돈이 더해진 것입니다. 한국 정치권에 ‘안보이슈’가 뜨겁게 대두된 것인데요. 각 정당들은 오늘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명백한 도발 행위라는 데 목소리를 함께 했습니다.
진행자) 서울 시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의 핵실험에도 서울시민들의 반응은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차분하다 못해 냉담한 분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수 차례 반복해 온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무덤덤해졌다는 목소리가 많았고, 실제 생필품 사재기 등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분이기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녹취: 서울시민] “크게 박 동요하지는 않는데 북한에서 가끔 주목 받고 싶어서 터트리는 것처럼 그런 것이 아닐까..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데 그래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은 있더라고요. 그런 생각까지는 없고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지만 순간적으로 기분이 안 좋고… ”
진행자)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반응은 국제사회의 충격적 분위기와 대조적입니다. 연평도, 백령도 등 지역에 따라서 그 긴장의 분위기는 다르기도 할 텐데요. 하지만 일단 서울의 일반 시민들의 분위기는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긴급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오히려 정부에 강력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북한의 계속된 도발은 어쩌면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 때문이기도 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강한 대응과 함께 어떠한 차원에서의 지원도 전면 중단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금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얘네들이 또 이렇게 장난하는구나 도발을 하고 하니까 우리나라쪽에서도 강경책으로 대응을 해 줘야지 북한이 까불지 않을 것 같아요.”
“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끌려 다니지 말고 강력하게 절대 10원 하나도 보태줄 필요 없어. 백성들은 베풀고 나눠 쓰고 해야 하지만 그 위정자들로 봐서는 그 핵개발을 하는 돈 가지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먹여 살리고 하면 얼마나 좋아. 그런 것 바뀌지 전에는 절대 보태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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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북한의 수소탄핵실험에 대한 서울의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매주 수요일 정오에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시위, 오늘이 24년째 시위날이었다구요?
기자) 일본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시민단체, 학생과 일반시민들이 함께 목소리는 위안부수요시위, 오늘도 서울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1992년 1월 8일 첫 수요시위가 시작된 지 24년째가 된 수요일이고, 오늘 진행된 1212차 집회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는 단일 주제로 벌이는 세계 최장기 집회로 기록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한-일간의 위안부 협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져 있는 상황인데, 오늘 집회에 모인 인파가 그 열기를 보여주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모인 사람들은 인근 도로를 가득 메운 경찰 추정 1000여명이었습니다. 주한일본대사관은 현재 재건축공사가 진행돼 다른 곳에서 업무를 보고 있지만 위안부할머니들의 수요시위는 24년째 같은 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수요시위의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인데요. 매주 수요일 정오 즈음이면 일본대사관 앞으로 몰려드는 집회 참가자들. 오늘도 서울뿐 아니라 여러 지역 도시에서 사람들이 찾아왔고, 대학생들이 함께 해 문화제 형식의 시위가 진행됐는데요. 오늘 집회는 세계 13개국 41개 지역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활동을 돕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설명이었었고, 한일간 위안부 합의를 규탄하고 양국 정부에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이 담보된 문제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할머니들이 앞에 자리를 하고 그 뒤에 시민들이 서 있는 모습이군요?
기자)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상하리만큼 따뜻했던 날씨가 오늘 크게 차가워졌습니다. 하지만 1000여명의 시민들이 땅바닥에 앉거나 할머니들을 둘러 싼 듯 뒤로 서서 수요시위에 참가했는데요. 24년 동안 수요시위 현장을 지켰던 할머니들도 하나 둘 돌아가시고, 오늘은 노란 조끼를 입은 두 분의 할머니가 10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문화제 형식의 행사장을 지켰습니다. 함께 한 시민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24년 동안 한 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를 외치고 있는 것 이 또한 기록되어야 할 역사가 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행사 진행자가 얼마 전 할머니를 찾아간 한국의 외교부차관에게도 호통을 쳤던 이용수 할머니를 가리키며 24년 세월을 회상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가 65세때 시작했던 수요시위인데 지금 할머니의 나이가 89세가 됐는데 아직도 위안부할머니들의 한이 풀리지 않았고, 할머니들의 인권 회복을 외쳐오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수요시위에는 ‘평화의 소녀상’ 옆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실상을 증언했던 고 김학순 할머니의 조각상이 놓여졌는데요. 소녀상을 제작한 작가는 소녀상을 치우라는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치우라는 것과 같다고 말해 최근 한국사회에 일고 있는 ‘소녀상 이전’ 관련 논란을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