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화요일(5일)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라서 총기 규제 문제가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뉴욕 시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을 발표했다는 소식, 또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화요일(5일)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를 확대하는 내용의 총기 규제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총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면서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표로 총기 규제 문제가 올해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다음 주에 공화당과 민주당 경선 후보 TV 토론회가 열리는데요. 총기 규제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이미 오바마 대통령이 주례 연설을 통해서 총기 규제 강화 계획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기자) 네, 대통령 권한 남용이다, 총기 소지의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2조에 어긋난다면서 반발했는데요. 대통령에 당선되면 행정명령을 뒤집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후보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는데요. 공화당 후보들과는 반대죠? 원래 민주당과 공화당은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서 상반되는 입장을 보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폭력을 막기 위해 중대한 조처를 한 데 감사한다고 말했고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지지하는 한편, 공화당이 미국 어린이들보다 미국 총기 옹호단체 전미총기협회(NRA)의 이익을 더 우선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네, 전미총기협회(NRA) 얘기가 나왔는데요. 미국에서 총기 규제가 어려운 게 이 NRA의 입김이 워낙 세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NRA는 이번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NRA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표를 “정치적인 수사”라고 일축했습니다. 테러 공격으로부터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일관된 계획이 없으니까 관심을 돌리기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면서 비판했는데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 권리인 총기 소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일부 총기 옹호 단체는 법적으로 소송을 걸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기자) 네, 미국 총기소유자협회가 법적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고요. 총기 판매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어겨서 처벌을 받을 상황에 처하면 보호해 주겠다고 말했는데요. 새 행정명령에 따르면, 면허 없이 총기를 판매하거나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를 생략할 경우, 최고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총기소유자협회는 또 행정명령 시행에 필요한 추가 예산을 승인하지 말라고 의회에 촉구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NRA에 대항할 수 있는 온건한 총기소유자 단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네요.
기자) 네, 화요일(5일) 경제 전문 방송 MSNBC와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요.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온건한 총기 소유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겁니다. 클린턴 후보는 총기를 규제한다고 해서 미국인들의 권리가 손상되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사냥할 수 있는 권리나 총기를 수집할 수 있는 권리는 그대로 보호되는데, 이런 점을 아는 사람들이 나설 필요가 있다는 거죠. 클린턴 후보는 이들이 NRA에 대항하는 단체를 만들 수 있도록 계속 촉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총기 소유자들 가운데도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하죠.
기자) 네, 일부 총기 소유자들이 편지를 보내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얘기했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제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가 나오고 나서 총기제조 회사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죠.
기자) 네, 총기 관련 주가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신원조회를 확대한다고 하니까, 오히려 미국에서 총기 판매가 늘고 있는데요. 미 연방수사국(FBI)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기 판매를 위한 신원조회 건수가 2천3백만 건에 달했습니다. 전 년보다 10% 늘어난 건데요. FBI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8년 이래 최고 수준입니다.
진행자) 신원조회 없이 총기가 거래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그런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이번에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기도 하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 총기 판매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FBI는 신원조회를 거친 사람들이 모두 총기를 샀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총기를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총기 소지 면허를 따기 위해서 신원조회를 받는 사람도 있다는 거죠.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규제 행정명령을 발동하자, 총기 면허 신청자들의 수 역시 늘고 있는데요. 총기 문제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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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뉴욕 시가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을 크게 올린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의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수요일(6일)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시간당 최저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더블라지오 시장의 계획에 따르면 뉴욕 시의 근로자 5만 명이 혜택을 받게 되는데요. 건널목 교통정리원과 어린이집 교사 등 시에서 월급을 받는 근로자들이 포함되고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임금 인상을 시작해서 오는 2018년까지 15달러로 인상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해당 근로자들의 최저 시급은 11달러 50센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뉴욕 주 차원에서는 이미 임금 인상이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뉴욕 주 차원의 임금 인상 방안을 추진했는데요. 지난 7월에 뉴욕 주 임금위원회가 패스트푸드 식당 즉 속성음식점에서 일하는 종업원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15달러까지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켰고요. 11월에는 행정명령을 통해서 공무원을 포함해 주 정부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리기로 했는데요. 주 정부 차원에서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최저 시급 인상 조처를 발표한 주는 뉴욕 주가 처음이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지난 월요일(4일) 2만8천 명에 달하는 주립 대학 직원들의 시급 역시 시간당 15달러까지 올리는 안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저 임금을 15달러까지 올리게 된 배경이 뭘까요?
기자) 네, 일반 근로자가 생계를 할 수 있는 시간당 최저 임금이 15달러라는 기준에서 나온 건데요. 여기엔 ‘15달러를 위한 투쟁’ 운동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패스트푸드 식당 직원들의 경우 하는 일이 비교적 단순하다 보니까 미국 연방 정부가 정한 최저 시급인 7달러 25센트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직원들이 많은데요. 이렇게 적은 시급으로는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보니 패스트푸드 종사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지난 2012년 뉴욕 맨해튼의 패스트푸드 종사자들이 주축이 된 ‘15달러를 위한 투쟁’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시작한 이후 전국에서 연대시위가 벌어지면서 임금인상 운동이 확산됐죠.
진행자) 그런데 올해 최저 임금을 인상하는 주가 뉴욕 주만 있는 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1일부로 미국 내 14개 주의 최저임금이 인상됐습니다. 뉴욕 주를 포함해서,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하와이, 매사추세츠, 웨스트버지니아 주 등이 대상 지역인데요. 뉴욕 주의 경우 시간당 최저 시급이 8달러 75센트에서 9달러로,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시간당 최저임금이 9달러에서 10달러로 오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연방 정부의 최저 시급보다 웃도는 금액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미국 연방 정부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달러 25센트인데요. 2009년 이후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임금 인상을 추진하는 14개 주의 최저임금의 평균을 내 보면 9달러가 넘고요. 연방 정부의 시급보다 더 높은 시급을 보장하는 주는 모두 29개에 달하게 됐습니다. 또한, 주가 아닌 시 차원에서 최저 임금을 올린 경우도 있는데요. 시애틀 시와 로스앤젤레스 시, 샌프란시스코 시의 최저 시급도 10달러 이상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진행자) 현재 시급을 올리려고 추진 중인 지역들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주, 미네소타 주의 경우 2016년 하반기부터 임금인상이 시행될 예정이고요. 그 외에도 주나 시 차원에서 최저 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지역이 여러 곳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뉴욕 시의 경우 시 공무원들의 임금 인상이 바로 추진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더블라지오 시장의 경우 주지사와는 달리 독단적으로 시 공무원의 임금을 올릴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임금 인상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선 관련 노동조합과의 계약을 개정하고, 또 관련 비영리단체와는 계약을 다시 체결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일부 반발도 예상되는데요.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을 추진하기 위해선 앞으로 5년간 2억3천8백만 달러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약 뉴욕 시의 경제가 나빠진다면 최저 임금이 오르는 대신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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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가 없으면 살기 힘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가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와 트럭의 수는 1천7백50만 대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자동차 업계가 화요일(5일) 판매량을 밝혔는데요. 예전 최고 기록은 2000년에 세워진 1천7백30만 대였습니다. 그러니까 예전 최다 기록보다 20만 대가 더 팔린 겁니다.
진행자) 지난 2008년에 국제 금융위기가 시작된 뒤, 미국 자동차 업계도 큰 타격을 받았는데요. 당시 미국 정부가 자동차 회사들을 살리기 위해 구제금융까지 제공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제네럴모터스 사와 크라이슬러 사에 약 8백억 달러를 지원했는데요. 2009년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1천만 대를 간신히 넘겼었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당시 미국 자동차 업계가 회생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는데요. 이제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일단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일자리가 늘어나서 완전 고용 수준에 이르렀고 임금도 올라가고 있지 않습니까? 주머니가 넉넉해지다 보니 새 자동차를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거죠. 또 기름값이 싸서 자동차를 유지하는 데 부담이 덜하다는 점, 대출 이자율이 낮았던 점도 도움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수치는 미국 자동차만 집계한 게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수를 집계한 건데요. 제네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를 가리켜 3대 자동차 회사란 뜻의 ‘빅 쓰리(Big Three)’라고 부르는데요. 크라이슬러는 원래 미국 회사인데 2014년에 이탈리아 피아트 회사와 합병했죠.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한 해 전인 2014년보다 7%가 늘어났고요. GM과 포드는 각각 5%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한국 회사인 현대-기아 자동차 역시 지난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올해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경제 성장에 힘입어서 올해 다시 자동차 판매율이 최다 기록을 갱신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가지 문제점은요. 기름을 많이 소비하는 트럭이나 SUV, 4륜구동형 자동차들의 판매가 늘어난 점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오바마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과는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휘발유를 덜 쓰는 친환경 자동차 판매를 독려해 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