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핵 합의에 따라 자국 원자로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미국의 이란에 대한 핵 관련 제재 해제도 임박했다는 전망입니다. 인도네시아가 자카르타 테러 공격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먼저 이란 핵 문제 관련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지난해 7월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역사적인 핵 협상 타결에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는 과정에 있는데요. 이란은 앞서 자국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없애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을 허용했고, IAEA는 2009년 이후 핵무기 관련 활동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미국 등 IAEA 이사국들도 IAEA의 이런 조사 결과를 승인했고요. 이란은 다음 단계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도록, 핵 능력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저농축 우라늄 재고분을 러시아로 반출한 데 이어 원심분리기 수를 줄였고요, 또 다른 핵심 이행 사항으로 아라크 중수로에서 무기급 플로토늄을 생산할 수 없도록 하는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미국도 핵 합의에서 약속한대로 이란에 대한 핵 관련 제재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까지는 길고 어려운 협상 과정이 있었고, 합의 후에도 여러 비판들이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현재까지는 합의 이행을 위한 조치들이 비교적 순조롭게 이행되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며칠 안에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 해제 조치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가장 최근에 취한 조치가 아라크 중수로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습니까?
기자) 플루토늄은 농축우라늄과 함께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란 핵 합의에는 아라크 중수로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없도록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이란 원자력청은 아라크 원자로의 중심부 노심을 제거하고, 시멘트로 채우는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약속대로 설계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IAEA의 검증이 남았는데요. 이란의 핵 합의 이행이 확인되면, 미국과 서방국들도 제재 해제가 시작되는 ‘이행일’, ‘Implementation Day’를 정하고, 제재 해제에 돌입하게 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곧 제재 해제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요?
기자) 존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이란이 핵 계획을 축소한 것으로 입증된다면 며칠 안에 이행일이 돼서 제재 해제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도 어제(14일) 이란의 아라크 중수로 관련 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행일이 임박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제재 해제는 어떻게 이뤄집니까?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핵 합의 이행일에 관한 발표가 늦어도 17일 안에는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발표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간의 공동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핵 협상 타결을 발표할 때도 함께 기자회견을 했었습니다. 이행일이 정해지면, 이에 맞춰 안보리 관련 제재가 해제되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핵 합의에서 약속한대로 이란에 대한 핵 관련 경제, 금융 제재를 해제해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미 이행일에 맞춰 제재를 풀기 위한 법적 절차를 내부적으로 밟았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 해제로 이란은 어떤 효과가 기대됩니까?
기자) 물론 모든 제재가 일순간에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또 이란의 미사일 개발 등에 따른 제재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기업과 개인 등 제재 대상과의 거래 금지 등 금융 제재가 상당수 풀리게 됩니다. 또 이란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석유에 대한 수입 금지도 완화되는데요. 이란 정부는 이미 제재 해제에 맞춰 원유 증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란은 이렇게 제재 해제와 국제 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가 강경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추진할 수 있었던 건, 경제 회생을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이번 합의에는 이란이 합의 내용을 어길 경우 제재를 그대로 다시 부과하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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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도 미국과 이란 관계에 관한 소식입니다. 며칠 전 이란이 자국 영해에 들어온 미 해군 10명을 억류했다가 하루 만에 석방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미 국방부가 이들이 억류된 정황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소형경비정 2척에 나눠 탄 미 해군 10명이 이란 해군 기지가 있는 파르시 섬 근처에서 억류된 게 지난 12일이었고, 정확히 말하면 억류 16시간 만에 배와 함께 풀려났는데요. 당초 기계적 결함으로 표류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미 해군들의 실수가 있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실수인가요?
기자) 두 가지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페르시아 만 쿠웨이트에서 바레인으로 이동하다가 교신이 두절됐는데요. 기계 고장으로 인한 표류가 아니라, 항해 실수로 이란 영해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이란 영해에 들어간 것을 인지한 후에도 빨리 빠져나올 수가 없었는데요. 경비선들은 항해 전 유류보급선과 만나서 연료 보충을 하기로 돼있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란 영해에 들어간 후 엔진을 최고출력으로 가동해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내에서는 해군들이 풀려나는 과정에서 미국의 외교적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미군들이 신속하게 풀려난 것은 잘 된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자칫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핵 문제 등 다른 현안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들의 송환을 추진하면서 미국이 굴욕적인 외교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란은 앞서 미국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함에 따라 해군들을 석방했다고 밝혔죠. 또 이란이 공개한 영상에는 해군 중 한 명이 사과하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미국 정부가 사과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다만 케리 국무장관은 이란이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협조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케리 장관은 해군들이 억류된 직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신속하게 통화하고, 이들의 석방을 협의했었는데요. 두 장관은 지난해 긴 핵 협상 타결 과정에서 자주 접촉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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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다음 소식입니다. 어제(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에서 벌어진 테러 공격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용의자 3명이 체포됐다고요?
기자) 인도네시아 경찰이 오늘(15일) 체포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자카르타 외곽의 주택가를 급습해서 테러에 연루된 남성 3명을 체포해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들의 집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 깃발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SIL은 어제(14일) 테러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며, 외국인들을 노린 공격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테러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들도 있었는데, 신원이 공개됐습니까?
기자) 현장에서 5명이 사살되거나 자폭했는데요. 아직 이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찰은 5명 중 2명이 앞서 테러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 검찰은 또 이들이 ISIL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자카르타 외 다른 지역에서도 테러에 연루된 용의자들의 수색과 검거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파리와 터키 이스탄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ISIL이 최근 대도시, 유명 관광지 등을 테러 공격 대상으로 노리면서 이들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자카르타 테러는 ISIL의 주장대로라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ISIL이 직접 개입한 테러가 벌어진 것인데요. 그래서 그동안 ISIL이 테러를 경고했던 도시 들은 보안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파리 테러 이후 유럽에서도 여러 도시가 경계 수위를 높였고요, 올해 새해 관련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