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서로 엇갈린 북 핵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법은 제재 또는 대화로 압축됩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19일 미 언론에 북 핵 문제 해법에 대한 기고문을 낸 2 명의 전직 미국 당국자들의 입장은 뚜렷이 갈립니다. 아직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여지가 많다는 견해와, 이제는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국무부에서 이란, 러시아,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담당했던 피터 하렐 전 대테러.금융제재 담당 부차관보는 의회 전문지인 ‘더 힐’ 기고문에서, “2010년부터 이란에 했던 식으로 북한경제 전체에 대한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한 기존의 제재는 경제 전반에 대한 제재의 보조수단이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렐 전 부차관보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광업이나 섬유와 같이 북한의 주요 업체들과 거래하는 다국적 기업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이는 대다수 업체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하게 만들었던 2010년 대이란 제재를 본 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렐 전 부차관보는 또 “북한과 여전히 거래하고 있는 몇몇 은행에 대한 제재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의회에 상정된 법안은 북한의 핵 개발과 불법 활동에 연루된 은행만 제재하도록 했지만, 북한을 국제금융체계에서 완전히 차단하는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방안 역시 대이란 제재와 유사하다고 하렐 전 부차관보는 설명했습니다.
하렐 전 부차관보는 이제 중국이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대북 압박에 동참하거나, 국제경제에 참여하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라는 것입니다.
반면 북 핵 6자회담 차석대표와 국가정보국 DNI 비확산센터 소장을 지낸 조셉 디트라니 씨는 북한과 조건 없이 공식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워싱턴 타임스' 신문 기고문에서 “2008년 이후 북한과 의미 있는 대화가 없었고, 이에 따라 북한은 2008년부터 핵실험을 세 차례 실시하고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일정한 영향은 있겠지만,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오랫동안 미국과 관계 정상화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북한과의 대화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밝혔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상당한 시간을 들인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미 핵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로 6자회담 당사국들이 탐색적 대화를 열 것을 제안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이틀간 만났던 일을 언급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이 회담에서 리 부상이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공식 회의를 여는 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조건 없는 공식 회담을 열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