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등 서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미 해군 7함대의 일본 기지에 최신 이지스 구축함과 잠수함들이 배치됩니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해군은 최근 최신예 탄도미사일 방어 (BMD) 기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 베리 호 (DDG 52)를7함대에 배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베리 호는 지난 12일 모항인 미 동부 버지니아 주 노폭을 떠나 7함대 사령부가 있는 일본 요코스카로 향하고 있습니다.
베리 호는 재래식 대공 전투력 외에 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전투함 입니다.
미 해군은 미사일방어국 (MDA)과 함께 이지스 전투함이 탄도미사일 요격과 대공전 (anti-air warfare)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Baseline 9’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화력 통제시스템 (DWES)을 이용해 이지스함들이 탐지와 요격 역할을 분담해 중복을 피하며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베리 호는 지난해 다른 두 척의 이지스 구축함과 함께 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추적해 해상요격미사일인 SM-3 블록 1B로 요격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베리 호는 7함대에 10년 동안 배치됐던 구축함 라센 호 (DDG 82)의 임무를 대체할 예정입니다.
미 해군은 최신 무기들을 장착한 최신예 함정들을 한반도를 관할하는 서태평양 지역에 우선적으로 전진배치한다는 계획에 따라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은 재임 시절인 지난해 4월 북한 등의 탄도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을 갖춘 이지스 함 두 척을 추가로 일본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에 따라 베리 호 외에 지난해 말 이지스 구축함 벤폴드 호 (DDG65)가 7함대에 배치된 데 이어 내년에는 밀리어스 호 (DDG 69)가 추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미 해군은 지난해 최신 함대공 미사일인 SM-6를 장착한 이지스 순양함 챈설러스빌 호를 7함대에 처음 배치하며 23년 만에 보유 함정을 늘리고 전투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달에만 3 척의 원자력추진 잠수함이 일본 요코스카와 사세보 해군기지에 도착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 해군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인 샬럿 호 (SSN 766)가 지난 5일 한반도와 가까운 7함대 산하 사세보 해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샬럿 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타격 능력을 갖춘 잠수함 가운데 하나로 대잠수함, 대수상, ISR (정보,감시,정찰)과 대기뢰 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군은 밝혔습니다.
특히 여러 수직발사관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하푼 대함 미사일의 위력이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샬럿 호는 앞으로 6개월 간 일본 해상자위대를 포함해 우방국들과 다양한 훈련과 작전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미 해군은 또 지난 20일 사세보 해군기지에 버지니아급 원자력추진 공격형 잠수함인 텍사스 호(SSN 773)가 추가로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7천 800t급인 텍사스 호는 대잠수함과 대수상전, 타격, 감시.정찰 능력, 대기뢰 전투 뿐아니라 비정규전, 수심이 낮은 연안 작전 능력까지 갖췄다고 미 해군은 소개했습니다.
미 해군은 텍사스 호가 지역안정과 해양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 차원에서 일본 기지에 도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급 원자력추진 잠수함인 ‘시티 오브 코퍼스 크리스티’ 호 (SSN 705)도 지난 11일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해군은 6천t급 잠수함인 크리스티 호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잠수함 가운데 하나로 감시.정찰 기능 뿐아니라 다양한 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군은 앞서 미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 호를 서태평양 지역에 파견한다고 밝혔었습니다.
떠다니는 군사지로 불리는 이 항공모함은 F-18 전투기와 헬기 등 항공기 90대를 탑재하고 승조원만 5천 700 명에 달합니다.
미군이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 지역에 로널드 레이건 호와 더불어 항공모함 2 척을 동시에 파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입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의 이런 움직임이 순환배치 목적 외에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장 억제와 방어공약을 재확인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보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