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서울을 인구 천만의 거대도시라고 하는데, 곧 천만 도시의 명성을 내려놓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국 통계청이 지난해 인구 이동통계를 발표했는데, 서울에서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간 인구가 172만7000명, 전입한 인구는 158만9000명으로 13만7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서울 인구의 순유출 규모로는 17만8000명이 줄었던 1997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서울 인구가 줄어든 이유를 팍팍한 서울 살이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구요?
기자) 세종시에 정부청사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대다수의 정부부처가 이전을 했고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서울 인구가 이동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가장 주요한 부분은 치솟아 오르는 전세 값에 이사 갈 집을 찾기가 힘들고, 집 값이 비싸 살 엄두를 못 내는 사람들이 형편에 맞게 서울 인근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했다는 것이입니다. 서울을 빠져나간 172만7000명 가운데 61.8%가 ‘주택’ 문제를 이동 이유로 꼽았고 서울 인구가 움직인 곳은 경기도와 세종시 등 수도권 지역, 그리고 제주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 시민들의 서울 탈출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서울의 아파트 전세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인구 1000만명 시대는 곧 저물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서울의 인구는 1002만2181명이었고, 서울 인구가 천만이 넘었던 것은 올림픽을 개최했던 1988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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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드론’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어린이 완구용 무인기에서부터 경비행기급 무인기까지,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기종의 드론과 기술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드론 축제가 오늘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시작됐습니다. 한국에서 드론 전문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오는 30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 아시아 최대 규모, 4개국 56개사가 준비한 200여개 전시공간이 마련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인비행기 ‘드론’은 세계 각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분야의 항공기술인데, 한국에서 드론 기술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좋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군요?
기자) 미국에서는 물건을 배달해주는 드론 관련 소식이 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취미용 무인기나 북한에서 내려 보낸 것으로 추정하는 무인기가 일반인들에게는 더 익숙한 편입니다. 한국에 드론이 대중화 된 것이 아직 1년이 안된 시점에 열리는 대규모 드론 전시회여서 더 의미를 갖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이번 드론 축제를 통해 한국의 드론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산업계의 준비 상황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볼 수도 있는 좋은 잣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참가단체를 보면 항공관련 전문학과를 가지고 있는 주요 대학에서부터 전자부품연구원과 항공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드론 관련 중소업중부터 다양한데요. 특히 눈에 띄는 전시, 차세대 무인 스텔스기와 다목적 전술 항공기, 헬기 처럼 뜨고 비행기처럼 나는 수직 이착륙기 등을 선보인 한국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전시, 대기가 희박한 고도 14km 성층권에서 비행 가능한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도 선보인 항공우주항공연구원의 드론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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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보지요.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먹거리가 있다구요? 어떤 것입니까?
기자) 한가지는 기록적인 추위에 인기가 많아진 ‘호빵’이구요. 다른 한가지는 한국 라면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면이 굵은 종류의 새로운 라면인데요. 지금처럼 먹거리가 다양하지 않았던 과거의 ‘호빵’하면 대표적인 겨울철 간식이었는데, 최근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던 기간 동안 호빵 매출이 껑충 뛰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기억이 나네요. 골목 상점에서도 동그랗게 찜통 안에 호빵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꺼내면 김이 모락모락 났던 호빵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호호 불어먹는 찐빵이라고 해서 호빵이라고 부르는데 밀가루 빵 안에 팥소가 들어간 것이 대표적이고, 각종 야채가 잡채처럼 들어가 있는 호빵에, 피자맛이 나는 호빵도 나오는데, 최근 추위에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40%나 늘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삼립식품이 호빵의 원조격인데 1971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57억 개를 팔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호호 불어먹던 호빵이 당기기는 하는데, 후루룩 먹는 라면도 맛있을 것 같군요. 요즘 한국 사람들이 어떤 라면을 좋아하길래 라면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어나고 있을까요? 어떤 라면입니까?
기자) 굵은 면발이 특징인 새로운 인스턴트 라면들입니다. 보통 라면이 1mm 정도의 면발인데, 요즘 인기 있는 라면은 3mm 정도가 특징인데요. 중국요리의 특징을 살린 쫄깃한 면발의 자장라면과 짬뽕라면이 기존의 1위 판매량의 라면제품을 누르고 대형상점 라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라면 생산업체들의 판매량 순위가 바뀌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굵어진 면발에 라면 맛의 비결이 있을 것 같군요.
기자) 국물 맛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한국 사람들의 기호가 면발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정도입니다. 면이 굵으면 익히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 마련인데, 면 표면에 공기구멍을 만들어 놓고, 국물이 잘 스며들게 홈을 파 놓아서 조리하는 시간도 줄이고 면 맛을 살려 놓았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실제 먹어보면 기존의 라면에 비해 면 씹는 맛이 특별하다고 할까요. 해물이 들어가 시원하고 얼큰해진 국물 맛과 배달시켜 먹는 자장면 같은 분위기를 낸 자장라면을 먹어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호응이 경기불황에 위축됐던 라면시장을 2조원대($16억5500만) 규모를 회복시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 라면시장의 1~4위를 차지하고 있던 라면회사가 다른 회사에 2위 자리를 내어놓았고, 1위 자리도 추격당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요즘은 라면 값도 꽤 나가지요?
기자) 한때는 쌀이 없어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가장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간식 정도로 인식되기도 했었는데, 요즘 한국 라면 값은 꽤 나갑니다. 한국에 라면이 처음 출시된 때가 1963년도인데 당시 라면 값은 10원으로 자장면 한 그릇 값이 25원의 절반도 안 됐었는데요. 1990년 들어 450원 정도로 라면 값이 올랐고, 2000년대 후반까지는 750원 정도, 2010년을 넘어서면서 고급라면을 지향한다는 새로운 라면이 출시돼 1500~1600원 라면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1600원은 미화로 1.30달러 정도이구요. 보통라면은 60~70센트 정도, 요즘 인기 있다는 굵은 면발의 라면은 한 개에 1.3달러 정도 가격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