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마지막 의회 연설에서,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민주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냈으며 이는 미얀마 국민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마잉주 타이완 총통이 주변국과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도서를 방문했습니다.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 신생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여러 나라로 확산되는 조짐입니다.
진행자) 먼저 미얀마 정치권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래서 다음달 새 회기부터 의회에 입성해서 다수당이 되는데요. 오늘(28일) 미얀마에서는 군부 출신이 다수인 현 의회의 마지막 회기가 열렸습니다. 여기서 테인 세인 대통령도 마지막 의회 연설을 했는데요. 자신의 임기 중 이뤄낸 가장 중요한 성과로, 민주적인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꼽아서 주목됩니다.
진행자) 테인 세인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직후에도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약속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선거의 승자에게 정권을 이양하겠다는 입장을 곧바로 밝혔었는데요. 미얀마에서는 지난 1990년 아웅산 수치 여사가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군부가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감금했던 어두운 과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 후에도 국제사회의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는데요. 다행히 정상적인 정권 교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테인 세인 대통령이 오늘 연설에서 또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테인 세인 대통령은 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었지만 끝내 민주적인 정권교체를 일궈냈다면서, 이는 미얀마 국민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얀마의 정치 세력들이 국가의 발전을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을 촉구하면서, 자신도 새로 들어설 정부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또 아랍의 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미얀마에서도 군사통치에서 문민통치로의 전환을 시작했다면서, 5년이 흐른 지금 중동 국가들이 안정과 민주주의를 해치는 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미얀마는 한걸음씩 개혁을 수행해나가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진행자) 테인 세인 대통령은 군부 출신이지만 민주 개혁을 추진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40년간 군인으로 재직한 군부의 핵심 인사였는데요. 2011년 대통령에 취임한 후 민주화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제사회의 환영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정치범을 석방하고, 국가 검열을 완화하고, 노조와 시위도 허용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민주적인 선거를 치르고 정권 교체를 이룬 건 가장 중요한 성과입니다. 또 개혁과 함께 경제 개방을 실시하면서, 어느 때보다 빠른 성장을 누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테인 세인 대통령이 민주화 개혁으로 국민들의 신임을 얻고, 대통령으로 재선출 되기를 바랐지만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기자) 테인 세인 대통령은 그런 지적을 의식한 듯, 오늘 연설에서 자신은 그동안 다음 정부를 위해 더 나은 기반을 다졌지만, 이는 재선을 염두에 두고 한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테인 세인 대통령은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약속하면서도, 군부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새 정부에서도 군부의 통제 하에 있게 될 내무부의 권한 강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앞서 총선과 상관 없이 전체 의석의 1/4이 군부 출신 인사에게 돌아가도록 했는데요, 이것도 군부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국제사회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얀마에서 완전한 자유 선거가 이뤄지지는 못했다는 비난을 했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미얀마의 정권 교체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다음달 의회에서 새 회기가 시작되는데, 지난 11월 총선에서 승리한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다수당이 됩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죠. 새 회기가 시작되면 먼저 의회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데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측근 인사가 이미 내정돼있습니다. 한편 3월로 임기가 끝나는 테인 세인 대통령의 후임 대통령도 의회에서 선출하게 되는데요.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군부에서 개정된 헌법에 따라 아웅산 수치 여사는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인사가 대통령이 될 지 주목되지만,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한편 아웅산 수치 여사는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다수당 당수로서 국정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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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도 아시아 지역 소식입니다. 타이완 총통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도서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마잉주 타이완 총통이 오늘(28일) 예고대로 남중국해 분쟁도서인 스프래틀리 군도의 타이핑다오를 방문했습니다. 마 총통은 타이완 공군 C-130 수송기편으로 섬에 도착했는데요. 관련 공무원과 학자 등 30여명이 동행했습니다. 타이완 총통이 이 섬을 방문한 건, 지난 2008년 천수이볜 총통 방문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입니다.
진행자) 스프래틀리 군도는 타이완뿐만 아니라 필리핀, 베트남 등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인데요. 주변 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섬을 방문한 목적은 뭡니까?
기자) 마 총통은 음력 설을 앞두고 현지 주재원들을 위문하고, 타이핑다오의 법적 지위와 평화적 용도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타이핑다오는 국제법 상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섬이고, 타이완이 오랫동안 관리해온 만큼 그 주권도 타이완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 총통은 또 지난해 발표했던 남중국해 평화를 위한 로드맵도 거듭 제안했는데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의 대화와 함께 생물자원 보호와 관리, 해양 과학 연구, 해양 범죄 대처 등에서의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타이핑다오는 현재 타이완이 실효지배하고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핑다오는 면적이 0.5 평방 킬로미터 정도 되는 작은 섬입니다. 타이완 남부 도시 가오슝에서 1천60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있는데요. 200여명의 타이완 해안경비대와 의료진, 과학자 등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마 총통은 앞으로 타이핑다오를 평화와 구조 임무 수행을 위한 장소, 탄소 배출이 적은 환경 친화적 섬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미국도 마 총통의 섬 방문을 반대했었죠?
기자)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어제(27일) 마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 계획은 실망스럽다면서,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으므로 철회할 것으로 촉구했습니다. 이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필리핀도 관련국들이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고요, 베트남도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마 총통이 오늘 방문을 강행한 겁니다. 한편 마 총통은 최근 대선과 총선에서 압승한 민진당에도 동행할 대표단을 파견할 것을 요구했지만, 민진당에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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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지카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브라질에서 방역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염 사례가 더 나오고 있고요,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도 환자가 나왔습니다. 특히 지카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백신 개발에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각 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카 바이러스가 어떤 바이러스입니까?
기자) 주로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좁은 적도대에서 주로 발생하다가, 최근 브라질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많은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증상은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으로, 휴식을 취하고 영양을 잘 섭취하면 대부분 낫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건강한 성인은 감기에 걸린 정도로 생각하고, 지카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합니다. 문제는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인데요. 태중의 신생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포감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소두증이라면 아기의 머리가 정상보다 작은 건가요?
기자) 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가 출산한 소두증 아기의 사진을 보면, 육안으로 보기에도 머리 둘레가 일반 신생아보다 현저히 작은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뇌 발달에 문제가 있어서 아기에게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고, 치명적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4천 건 넘는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신생아 소두증 의심사례가 보고됐고요, 이 중 사망한 12명은 지카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임산부의 경우 브라질 등 지카 바이러스 감염 지역에 대한 방문을 재고할 것을 당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 정부는 지카 박멸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했다고요?
기자) 호세 지우마 브라질 대통령이 직접 지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연구와 방역 대책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나온 나라는 중남미를 중심으로 30여개국인데요.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도 극소수지만 감염 사례가 보고되면서, 긴장하고 있습니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 될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성인에게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고, 치명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더욱 확산 우려가 높다는 것입니다. 한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대책 회의를 열고 백신 개발을 직접 지시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최종 백신 개발 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어떻게 막을 수 있나요?
기자) 치료제도 백신도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예방적인 방법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임산부라면 더더욱 지카 바이러스 감염 지역은 가지 말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