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 한국, 한국 사람들의 대이동이 시작됐군요?
기자) 고향으로 여행지로 움직이는 민족의 대이동이 오늘 오후부터 시작됐습니다. 공식적인 연휴는 내일부터 오는 10일까지이지만 고속도로의 정체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됐습니다. 서울역과 주요 공항, 고속버스 터미널에 사람들이 몰리고, 고속도로 곳곳에 자동차 행렬이 이어지는 정체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한국 도로공사는 오늘 자정까지 18만대 정도의 차량이 수도권을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경찰청 헬기가 찍은 줄지어 나란히 자동차들이 서 있는 것 같은 고속도로의 모습 본격적인 설맞이 민족 대이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긴 연휴를 맞아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이번 설에도 최다기록을 경신했다구요?
기자) 예전에는 명절에 부모님이 계신 고향에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는데, 요즘은 명절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10일까지 이어지는 닷새연휴에 개인적인 휴가를 보태면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기 때문인데요. 이번 설명절 기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갈 사람들이 104만명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와 함께 긴 연휴 덕에 미주와 유럽 지역으로 떠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연휴기간 동안 하루 평균 17만명, 오늘(5일) 하루만도 9만6천여명이 한국을 떠나고 8만2천여명이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연휴기간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104만명은 인천공항 개항이래 최대규모입니다.
진행자) 연휴기간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많은 가 보군요?
기자) 춘절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아오는 중국사람들이 제일 많습니다. 15만 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텅 비어있는 듯한 서울 도심에 외국인여행객들이 활기를 불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항이래 최대인파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최근 여행객이 몰리면서 수화물 대란을 겪었는데요. 이번 설명절에는 그런 불편함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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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의 많은 학교에서 졸업식이 열었다구요? 졸업식 분위기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요?
기자) 까까머리와 단발머리 갈래로 딴 머리에 교복을 입었던 시절과는 180도 달라진 졸업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졸업의 헤어짐에 아쉬워하고 고마운 선생님과의 헤어짐에 눈물 흘리던 졸업식이 아니라 박수와 웃음 환한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요즘 졸업식의 분위기인데요.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으로, 상급학교로 진학하고 사회로 진출하는 것을 축하하는 분위기가 요즘 졸업식의 대세입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자녀들의 졸업식에 다녀온 탈북자들이 졸업식 문화 자체도 놀라워한다고 하더군요?
기자) 얘기를 들어보니 북한에는 졸업식이라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학년 마지막날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배정표 같은 것을 받아가는 것이 전부라고 하는데요. 학교마다 졸업식을 하는 순서나 분위기는 다르지만 자녀의 졸업에 선물을 하고 온 가족이 참여해 축하를 하고 선배를 보내는 재학생들과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들이 재능을 살리고 준비하는 문화제 같은 분위기의 졸업식에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졸업식을 앞두고 화훼농가가 울상이라는 소식이 있던데,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전통적인 졸업식의 경우, 향기롭고 화사한 꽃다발은 졸업축하의 상징적인 선물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받을 상장을 돌돌 말아 보관하는 상장보관함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요즘 학생들의 취향은 꽃다발 보다는 훨씬 실용적이고 개성적인 것을 원하고 부모들도 값은 비싼데 금방 시들어버릴 생화보다는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조화를 선호하기 때문인데요. 졸업식이 진행되던 학교 앞에 꽃 파는 상인들도 구색 정도로만 생화를 갖다 놓고 있습니다. 중국산 생화에 조화 꽃다발에 졸업식은 더 이상 화훼농가의 대목이 아닌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진행자) 요즘 한국의 졸업생들은 어떤 선물을 좋아합니까?
기자) 용돈이나, 새 휴대전화, 노트북 같은 스마트 기기가 인기이고요. 꽃대신 현금으로 장식한 돈다발, 사탕을 꽂은 사탕다발, 초콜릿 다발을 준비하기도 하고, 향기 나는 비누로 꽃을 만든 비누 꽃다발이 요즘 인기인데요. 온 가족이 졸업식에 참석하고 인근 식당을 예약해 가족 식사를 하고, 졸업생들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약간의 용돈을 주는 것이 평범한 한국 사람들의 졸업식날을 보내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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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보지요. 임용고시에 합격한 한 탈북여성이 화제군요?
기자) 33살 한모 씨가 탈북자 출신으로는 첫 임용고시 합격자이기 때문입니다. 임용고시는 교육대학으로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원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자격 시험인데요. 교육대학은 입학경쟁률도 높고, 두 번 세 번 정도는 도전을 해야 합격하는 어려운 시험이어서 교사 출신 탈북자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한국 교육대학생들도 대단한 성과로 여기는 것인데, 두 가지를 모두 이루어낸 한씨에게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는 칭찬과 축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탈북자 한모씨.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한국 조선일보가 한씨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기사를 냈는데요. 고향은 함경북도 온성입니다. 17살이던 2001년에 탈북을 했고, 중국을 거쳐 2005년에 어머니와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23살 나이에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에서 고등학교 졸업인정을 받기 위한 검정고시 공부를 했구요. 그 해 한국 교원대에 입학했고, 2015년 2월 대학에 들어간 지 8년만에 졸업을 한데 이어 지난달 충청북도교육청이 주관한 임용고시에 합격을 했습니다.
진행자) 대학을 졸업하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기자) 등록금은 한국 정부의 지원금으로 해결을 했지만 생활비 마련에 결혼과 자녀 양육으로 휴학을 해야 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국사람들도 해내기 어려운 임용고시를 당당히 합격하고 오는 3월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이 날 예정인 한씨는 합격 소식에 고향 북에 있을 아버지와 동생을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통일이 되면 남북한 학생들이 절반씩 있는 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