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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발사에도 평온한 설 연휴...남북한의 다른 설 문화


설연휴 첫날인 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시민들이 설맞이 타종행사의 하나로 펼쳐진 풍물 공연을 구경하고 있다.
설연휴 첫날인 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시민들이 설맞이 타종행사의 하나로 펼쳐진 풍물 공연을 구경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곳 워싱턴은 이제 아침이 밝아오고 있는데 한반도는 벌써 음력 새해 첫날을 마무리하는 시각이군요?

기자) 새해 첫날이자, 공식적인 닷새 연휴 중 셋째 날이 저물고 있습니다. 어제 북한이 장거리미사일발사로 한국 정부는 물론이고 국제사회가 민감하고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설 연휴를 쇠고 있는 한국 국민들에게는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주요 고속도로는 고향과 가족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차량들로 정체가 이어지고 있고, 개항이래 최대 인파가 몰린다는 인천국제공항도 늦은 시각까지 출입국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에 상황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강원도지역 스키장 등 주요관광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발사에도 변함없는 분위기라고 전하면서, 혹시 한국 여행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을 외국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안전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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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이 설이니만큼 한국의 설 풍경을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볼까 합니다. 한민족이 함께 이어오고 있는 ‘설’이지만 북한과 한국의 설 쇠는 문화가 많이 다르다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사람들도 북한에서는 어떻게 설을 지낼까 궁금해 하고 그런 추세에 맞춰 최근 명절에는 탈북자들이 출연해 한국과 북한의 설, 추석 음식과 풍속 문화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기도 하는데, ‘아~ 그렇구나’ 하는 반응이 연신 이어질 정도의 차이가 곳곳에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남북한의 설 문화 제일 큰 차이가 뭘까요?

기자) 멀리 사는 가족들과 만나기 위해 연휴를 즐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자동차로 이동하는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난다는 것이 지금 북한과는 크게 다른 한국의 설 명절의 모습입니다. 이번 설 연휴에는 모두 3천645만명이 이동하고 하루 평균 416만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한다는 분석이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양력 설을 쇠는 사람도 있고, 음력 설을 쇠는 경우도 있지요?

기자) 집안의 풍습에 따라 다릅니다. 비율로 보자면 음력 설을 쇠는 가정이 더 많습니다. 설을 기준으로 연휴가 만들어지고 먼 거리 이동이 많은 명절에 움직임을 편리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도 음력 설인데요. 설 음식의 경우 가풍이나 종교에 따라 준비하는 음식의 종류는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은 떡국을 끓여먹는다는 것, 만두가 위주인 만두떡국을 먹는 다는 북한과는 달리 한국은 떡국만 끓여먹거나 떡국에 만두를 가미한 떡만두국을 먹는 것이 조금 다른 음식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요즘 한국의 떡국문화에서도 달라진 부분은 색색의 떡가래를 빼서 끓이는 떡국이 인기라는 겁니다. 하얀 떡국 위주에서 자주색, 주황색, 연두색, 노란색 떡가래로 뽑아내 끓은 오색 떡국이 떡국 판매대 마다 수북수북 쌓여있습니다. 단호박과 자색고구마, 당근으로 색을 낸 오색떡국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는 평이 많아 요즘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남과 북이 다른 설 문화, 또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새해 인사를 받고 덕담을 하며 나눠주는 세뱃돈입니다. 북한의 경우,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발달하지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한국은 정말 급격한 경제성장만큼이나 단위가 높아진 것이 세뱃돈인데요. 새로운 단위의 지폐가 나올 때 마다 그 돈이 세뱃돈의 기본 단위가 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1960년대 10원짜리 지폐를 세뱃돈으로 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고 1980년대 들어서는 지폐였던 500원짜리가 동전이 되면서 1000원 지폐를 새 돈으로 구해서 세뱃돈을 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명절 즈음이면 은행마다 길게 줄을 섰던 것도 기억이 나는 군요?

기자) 신권을 구하기 위해서 은행 문 여는 시각에 줄을 서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세뱃돈의 단위가 커져서 제일 작은 1천원권에서 5천원, 1만원, 5만원권 까지 다양해졌는데, 1만원은 미화로 8.35달러, 5만원권은 41.75달러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요즘 세뱃돈의 또 하나 특징은 외국 화폐세트를 행운의 의미를 담아 준비하기도 하구요. 현금 대신에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문화상품권과 함께 세뱃돈을 줘야 하는 자녀나 조카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선물을 하는 모바일 상품권도 인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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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보지요.

일제강점기 때 강제 징용됐다가 북한 땅에서 숨진 가족에 대해 남쪽에 사는 가족이 한국 정부에서 위로금을 받게 됐다는 판결 소식이 있군요?

기자) 한국에 사는 92살 강모씨가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낸 재판 결과입니다. 한국 대법원은 오늘 강씨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으로 일본에서 갔다가 북한에 돌아와 숨진 강씨의 형제 대해 강제동원피해자로 인정하고 한국에 살고 있는 유가족 강씨와 북한에 살고 있는 강씨의 여동생에 대해 유족으로 인정한다는 판결을 확정했다고 오늘(8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연이 복잡하군요. 그러니까 한국정부에 재판을 신청한 사람이 강제동원됐다가 숨진 사람의 동생인 강모씨이고, 강모씨의 숨진 형은 북한에 살았던 북한주민이라는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판을 낸 강씨는 분단 전에 북한지역에서 살았고, 전쟁 중에 남쪽으로 홀로 피난을 내려왔던 겁니다. 재판의 중심인물인 강씨의 형은 1943년 당시 22살로 일본으로 강제동원을 갔다가 해방이 되면서 돌아왔는데 다리 한쪽이 마비되고,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던 장애를 갖게 됐다고 합니다. 피난을 내려 온 뒤 반세기 넘게 가족의 생사를 모르고 살아왔던 강씨는 2003년 이산가족 상봉자로 북한의 가족을 만나게 됐는데, 상봉장에 나온 여동생과 조카들로부터 형이 결혼도 하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조사와 지원을 하고 있던 정부단체(국무총리실 산하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2015년 12월31일까지 존속)로부터 강씨의 형이 한국 정부가 인정하는 강제동원 피해자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재판으로 가게 된 이유는 북한지역에 사는 강제동원피해자에 대해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는데요. 형이 자녀도 없이 숨졌고, 강씨와 여동생의 명의로 유족위로금을 신청했는데 강씨의 형이 북한에 호적을 두고 있다는 이유로 행정자치부가 지급대상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어떻게 다시 위로금 지급 대상이 된 것입니까?

기자) 이 부분은 한국의 헌법이 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어디까지인지, 한시적이기는 했지만 일제강점기 강제동원피해자에 대한 지원법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에 살고 있으면 북한 국적을, 한국에 살고 있으면 한국 국적을 갖게 되지만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영토는 북한지역이 포함된 한반도 전체와 부속도서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국 영토에 사는 모든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법 해석이 가능합니다. 북한 주민으로 숨진 강씨의 형은 대한민국 국민에 포함되고, 한국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라는 것을 대법원이 최종 확인한 것입니다.

진행자) 탈북자들이 한국에 도착을 하고 하나원 정착교육을 마치고 나오면 한국 국민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바로 받게 되는 바로 그 이유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위로금을 받게 되는 가족은 누가 되는 것입니까?

기자) 한국 대법원은 강씨와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만난 북쪽의 여동생을 유족으로 인정했습니다. 형이 결혼을 하지 않았고, 부모와 다른 형제들은 모두 숨졌기 때문인데요. 강씨 남매가 한국정부로부터 받게 되는 위로금은 1700만원($14,200)입니다. 숨진 강씨의 형이 한쪽 다리의 기능을 잃은 장애 등급에 따라 위로금이 지급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족으로 확인 받는, 13년 전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만난 강씨의 여동생은 지금 살아있는지, 살아있다면 어떻게 확인하고 위로금을 전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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