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이 이번 설 연휴의 마지막날이군요?
기자) 지난 6일부터 오늘(10일)까지 닷새간의 설 연휴, 연휴가 길었던 만큼 여유 있게 일상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오늘은 서울의 낮 기온이 10도, 부산이 12도 가까이 올라가 바깥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구요.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한국 여행을 즐기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서울 관광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 않아도, 설 연휴로 빈 서울 도심에 중국인관광객들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진행자) 중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과 설 연휴에도 집에 돌아가지 못한 중국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춘절 연휴를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신문 기사 제목에는 설 연휴 기간 서울이 ‘차이나타운’으로 변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번 설 연휴 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인관광객들이 15만6000여명이나 됩니다. 경복궁과 덕수궁, 인사동과 명동 등 서울의 유명 관광지마다 중국관광객들이 몰려 들었고, 이들을 위해 내건 춘절연휴를 축하한다는 중국어 현수막이 한국의 설 명절을 무색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또 서울 구로구 구로동과 영등포구 대림동 등 중국 조선족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서는 설와 춘절을 동시에 즐기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모임을 갖는 등 명절에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명절에 고향생각이 더 깊어지는 사람들.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부산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설을 맞아 행사를 열었다는데, 어떤 행사였습니까?
기자) 설 하루 전인 지난 7일 설을 맞아 고향으로 향하고 도착하는 사람들이 많은 부산역 광장 앞에서 훈훈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탈북민의 설날 고향길 배웅 행사’였는데요. ‘통일되면 같이 고향 가자요!’라고 크게 쓴 현수막을 내걸고 북한 음식 ‘두부밥’도 내놓고, 서예 글씨도 써주고, 북한의 문화를 소개하는 담배와 술, 화장품과 영화 등 다양한 물건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통일되면 같이 고향 가자요!’ 라는 말이 참 안타깝게 와 닿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북민들은 갈 수 없는 고향인데, 명절을 맞아 고향 오가느라 바쁜 부산사람들에게 ‘고향’과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해보게 하는 행사였던 것 같은데요. 부산지역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을 위한 지원기관인 부산하나센터가 부산시와 함께 마련한 행사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담아 탈북자 10여명이 두부밥 700인분을 만들어 귀향객들에게 나눠 줬다고 합니다. 또 북한에서 서예가로 활동했던 탈북자도 있었는데 멋진 필체로 새해덕담을 적어 귀향객들에게 선물을 하는 뜻 깊은 시간도 나눴다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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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설 연휴 중이지만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들을 위해 열리는 ‘수요시위’는 어김없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는 소식도 있네요.
기자) 매주 수요일 정오, 서울 중학동 옛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정부의 사과, 그리고 최근 한국과 일본정부의 위안부 합의폐기를 주장하는 수요시위는 설 연휴 중인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21년째를 넘어서고 있는 수요시위는 오늘로 1217번째를 맞았습니다. 시민 200여명이 2명의 피해자할머니들과 함께 문화제 형식의 시위에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할머니들께 세배를 드리는 모습이 보도기사에 실렸더군요?
기자) 설을 맞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시민들이 세배를 올리는 모습인데요. 건강하시라고, 또 할머니들을 응원한다고 인사를 하는 세배가 이어졌는데요. 세배를 받은 할머니들은 학생들에게 세뱃돈을 나눠주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세배를 한 사람들 중 한복을 입은 대학생들이 있었는데 지난해 마지막 수요시위 이후부터 철거 논란의 중심인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 여대생들이었습니다. 영하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침낭 하나로 밤을 새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대학생들의 활동에 최근에는 음식을 준비해 함께 나눠먹고 밤을 지새우는 일반 시민과 정치인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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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으로 들어보겠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에게 설 선물을 하는 것이 유행이라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함께 사는 가족같이 여긴다는 의미로 ‘반려동물’이라고 부르는 것이 요즘 추세인데, 설 명절에 가족에게 새 옷이나 양말을 신기고, 친지들에게도 선물을 하듯이 개나 고양이에게도 명절 선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한 온라인쇼핑사이트가 설을 앞두고 1주일동안 반려동물 관련 상품 판매실적을 분석해 결과를 담은 보도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반려동물들을 위한 설 선물’,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한복, 모자, 머리핀, 껌과 간식, 영양제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개나 고양이용 한복이라는데, 말 그대로 반려동물용 설빔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무려 25%나 판매량이 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선물을 받는 대상이 개와 고양이라는 것이지 선물의 종류만 보면 사람들이 주고 받는 선물과 똑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설이나 추석명절이면 가장 많이 팔리는 중저가 선물인 치약이나 식용유 샴푸 등이 들어가 있는 선물세트보다 2~3배 비싼 경우도 허다합니다. 껌이나 간식이 들어간 복주머니가 달린 강아지 한복 한 벌에 5만9천원(50달러)라는 설명에 ‘와~’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개나 고양이를 위한 간식과 영양제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한국사람들의 반려동물 사랑도 대단해보이는 군요.
기자) 명절을 쇠느라 바쁜 와중에도 가족 같은 반려동물에 선물을 챙기를 사람들도 크게 늘었으니 말입니다. 또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개나 고양이를 위한 옷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65%, 머리핀이나 모자 등 잡화는 45%, 영양제 27% 수제간식 76% 늘었다고 하는데요. 유기농통곡물과 채소로 만들어진 간식에 연어 순살코기 간식이 대표적인 인기 품목이라고 하는데요. 개나 고양이가 자는 곳에 은은하게 온기를 넣어준다는 네모난 방석 모양의 온열담요와 매트. 가격이 19900원으로 16달러 정도인데 지난 설의 3.7배까지 판매량이 올랐다고 합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