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세기의 대결’. 세계 바둑계의 최고수와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벌인 두 번째 경기, 충격의 2연패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무려 4시간 반이 넘는 대국 끝에 인류 대표 이세돌 9단이 불계패를 당했지요?
기자) ‘오늘은 꼭 이겨야 한다’ 인류를 대표하는 이세돌 9단이 이겨야 한다는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연이은 패배입니다. 어제 제1국에서 186수 만에 흑 불계패를 한데 이어 오늘은 211수 만에 백 불계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놀라운 속도로 실력을 키워 온 인공지능 ‘알파고’의 존재감이 무섭게 다가온 오늘이었습니다.
진행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2번째 대국. 쫓고 쫓기는 긴박감이 대단하더군요. 한국에서 벌어지는 경기지만 이곳 워싱턴에서도 현장감 있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기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세기의 대결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실 시각 중계되고 있습니다. 대국이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 포시즌즈 호텔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연일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영어로 해설방송도 제작되고 있고,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사이트를 통해 지켜보는 사람들의 수도 이번 대국의 중요성을 확인케 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최대 인터넷 포털 서비스 네이버의 경우 동시 접속자가 23만명을 넘어서는 등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은 어땠습니까?
기자) 경기 초반 이세돌 9단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좋은 형세의 운영이라는 분석이 나와 안심을 하고 있다가 후반부 알파고의 대추격으로 결국 2연패를 맞고 말았습니다. 어제 첫 대국이 끝난 뒤 이세돌 9단은 ‘질 줄 몰랐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과감하고 저돌적인 승부사라고 알려진 이세돌 9단은 오늘 철저한 수비와 대응에 주력하는 분위기였구요. 이제 남은 세 판을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지켜본 사람들도 사람과 기계가 경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많았고, 한국의 국가대표 기사들도 인공지능 알파고의 수준을 프로정상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세기의 대결에 걸린 상금도 화제지요? 우승상금이 100만 달러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파고든 이세돌 9단이든 이기면 우승상금 100만 달러를 받게 됩니다. 100만달러는 인간과 AI가 대결하는 경기 중 최대 규모이구요. 이세돌 9단의 경우 한 대국 당 2만 달러의 승리수당을 받게 됩니다. 앞으로 남은 3경기를 다 이기면 106만 달러를 기대할 수 있는데 남은 경기가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지 못하는 흥미진진한 상황이구요. 이세돌 9단은 우승상금이나 승리수당과 관계없이 대국료 15만달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펼치는 5판3선승제 ‘세기의 바둑대결’ 3차전은 한국시각으로 모레 12일(토) 오후 1시에 이어집니다.
/// BRIDGE ///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소설가가 세계 3대 문학상 중의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상(Man Booker)’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오늘 ‘맨부커상’ 선정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13명의 후보자를 발표했는데 그 중에 한국인 소설가 ‘한강’씨가 소설 ‘채식주의자’의 작가로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강 씨는 시인 겸 소설가로 올해 나이 46살의 여성이구요. 맨부커상 후보에 한국인이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맨부커상’, 노벨문학상에 견줄 수 있는 세계적인 문학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노벨문학상과 프랑스의 콩코드상과 함께 세계 3개 문학상에 꼽힙니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 출판사 부커(Booker) 제정한 문학상이구요. 영어로 쓴 소설 중 수상작 선정하는데 올해의 155개 경쟁작 중 선정된 13명의 후보작가에는 한강씨를 비롯해 노벨상 받은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와 터키의 오르한 파묵의 이름도 올라있습니다.
진행자) 노벨문학상 수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한 한강 씨의 소설 ‘채식주의자’, 어떤 내용의 소설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소설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는 한강 씨가 2004년에 발표한 소설입니다.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채식주의자가 된 여자 주인공이 나무로 변하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지난해 1월 데보라스미스의 번역으로 <The Vegetarian>으로 영국에서 출간됐고, 2월에는 미국에서 출간되는 등 영국, 미국, 중국 등 10개국어로 번역됐고 22개국에 판권이 팔린 소설입니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를 통해 영어권 독자에게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강 작가가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며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미국 출판저널(퍼블리셔스 위클리)는 2016년 봄 가장 기대되는 소설 중 하나로 꼽기도 했었습니다. 한강씨와 함께 번역가인 데보라스미스씨도 후보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맨부커상의 최종 수상자는 언제 발표 됩니까?
기자) 다음달 14일, 최종 경쟁 후보가 6명으로 압축되구요. 5월 16일 공식 만찬에서 최종 수상자가 발표됩니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 파운드 상금이 주어집니다.
/// BRIDGE ///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입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단출한 가정이 많아진 한국사회가 이제는 혼자 사는 1인 가구를 위한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는 곧 시행해 들어간다고 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율은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34.1%, 서울은 1인가구가 36.38%를 넘어섰고, 특히 시내 한복판인 을지로 등 5개 지역은 1인 가구 비율이 70%를 넘어서 있는 상황입니다. 부모와 자녀 또는 부부가 함께 사는 형태의 가구를 중심으로 하는 지원 정책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인데요.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1인 가구의 증가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울시가 관련 정책을 위한 조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을 위한 1인 가구 지원 기본 조례안’의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이라는 표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혈연에 의한 가족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연결된 가족 도시를 구현하는 시대다’~ 이런 얘기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자면 1인가구가 많아진 서울의 모습은 강남지역 논현동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논현동은 혼자 사는 가구가 밀집되어 있는 대표적인 지역인데요. 일반적인 아파트 주거 지역과 달리 각종 렌털숍이 즐비하고, 심부름 오토바이가 분주하게 오가는 지역입니다.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종량제 봉투는 20리터 짜리가 보통인 다른 지역과 달리 10리터 소형이 많이 팔리고요. 애견숍이나 동물병원 등 반려동물 관련 가게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논현동처럼 1인 가구 인구로 만들어진 특별한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지역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요. 이들로 인한 지역상권과 소비자경제흐름을 눈 여겨 봐야 한다는 경제시장 보고서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한국 전체적으로 마찬가지입니다. 1985년 전체 가구의 6.9%에 불과했던 66만1000가구의 1인 가구가 30년 사이에 8배가 증가 했기 때문인데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 지원정책 수립은 이제 당연한 상황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 변화에 수도 서울이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군요.
기자)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이라는 목표에 맞는 알맞은 정책을 세워야 하고 복지지원을 위해서는 예산이 편성되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수도 서울이 제일 먼저 관련 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서울시장은 이번 조례안을 기준으로 5년에 한번씩 1인 가구 복지에 관한 기본 계획 수립하고 연도별 시행계획을 세워야 하는데요. 우선 3월 중순 안으로 1인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가 시행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른 주거와 복지 및 건강 격차 해소, 공동생활가정, 소셜다이닝과 여가 생활 등의 분야에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수립해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