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지진 재난을 당한 구마모토 이재민들을 위한 지원과 성금을 보내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지만 반대 분위기도 있다고 하는 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어려움을 당한 이웃이 있다면 먼저 나서 도와주고, 온정을 베풀어온 것이 한국 사람들의 정이었는데, 이번 일본 구마모토 지진 피해에 대해서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몇 개 자치단체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위로와 지원 의사표시가 있었고, 몇 개 기업이 나서 성금과 지원물품을 보냈고, 일부 대학생들이 관심을 보이자고 호소하고는 있지만 국민들이 호응하며 함께 재난을 극복하자던 사회적 분위기는 분명 아닙니다.
진행자) 왜 그럴까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도 한국사회의 온정과 활동에 일본사회가 감동했다는 이야기가 기억이 나는데 말이지요.
기자)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일위안부 합의에 따른 후폭풍, 지난달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실은 사회교과서 검정통과, 외교청서 발간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응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한-일간의 역사적 상처가 재난 극복을 위한 온정 나눔 정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데요. 특히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상에서는 일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악성댓글과 막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일본 트위터에서 ‘대지진 이후 한국 사람들이 우물에 독을 풀지도 모른다 우물 물은 마시지 않은 편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는 것이 한국사회에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 좋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시라도 빨리 생명을 구하고 피해를 복구해야 하는 재난 앞에서 안타까운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의 언론들도 사설을 통해 관련 이상 기류를 논하고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상에 오르내리는 극소수 주장이지만 이러한 낮은 감정적 대응은 국격을 끌어내리는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또 인도주의 차원에서 구호 지원 서둘러야 하는 한국이 문명국가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특히 지난 14일 첫 지진 이후 대만과 중국이 발 빠른 반응을 보인데 반해 가장 가까운 나라 한국이 18일 대통령 명의의 위로전문만을 보낸 상황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재난 외교 마저 실종됐다는 느낌이라는 것인데요. 물론 한국 정부는 일본 지원을 위한 준비를 했고, 일본이 요청하면 보내겠다고 했고, 일본 적십자사가 아직 국제지원 요청 하지 않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긴급구호기금 5만불이 우선 지원된 에콰도르에 19일부터 한달동안 대한적십자사 차원의 성금 모금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진행자)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데요. 어떤 이야기 인가요?
기자) 일본 구마모토 이재민들을 위해 한국 사람들이 성금모금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였습니다. 25년째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사람들과 싸우는 것은 아니라면서 고통 받는 인류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1227차 수요집회에 나온 90살 김복동 할머니와 87살 길원옥 할머니는 구마모토 지진 피해자를 위해 130만원(1200달러 상당) 을 기부하면서 지진 피해 복구을 위해 기금을 내고 성금 모금에 동참하라고 독려한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불편한 한-일 관계 속 피해자 할머니들의 대범한 행동 ‘아파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자’는 말이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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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소식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어제와 그제, 한-일 양국의 회담과 협의가 있었다는데, 이 부분에 대한 진척 사항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일본이 10억엔의 출연금을 지원하기도 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 설립에 관한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 한-일 양국의 합의 이후, 외교부와 여성가족부 그리고 민간인사들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준비를 해왔었는데요.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에서 양국 관계자의 합의 후 첫 만남 이후, 19일과 20일 양국 외교차관 회담과 국장급 협의가 연달아 열렸고, 재단설립준비위 발족과 재단 사업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한국 외교부는 구체적인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 4월 말에라도 준비를 시작하고 늦어도 5월 중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소식은 일본 아사히 신문 보도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지원을 위한 재단 설립준비위원회는 유명환 전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맡고, 대학교수 등 10명 내외의 민간인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관련 소식이 나올 때 마다 항상 뜨거운 이슈로 나오는 것이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 철거문제이지 않습니까?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과 시민사회단체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소녀상 철거나 이전은 안 된다는 의견인데, 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한 것은 어떻게 진행되는 겁니까?
기자) 오늘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습니다. 외교부 대변인은 소녀상 철거에 대한 조건은 한-일 합의 어느 부분에도 나와 있지 않다고 일축했는데요. 재단 설립 문제와 소녀상 문제는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그런 연상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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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은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입니다. 인천공항의 수상 소식이 꽤 자주 들리는군요.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세계 공항 중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공항에 ‘인천국제공항’이 이름을 올린 지 벌써 11년째입니다. 2005년부터 11년 연속 ‘세계 최고의 서비스공항’ 상을 받고 있는데요. 어제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국제공항협의회가 주관하는 ‘2015년도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5점 만점에 4.978점으로 평가를 받은 세계 257개 공항 중 최고상을 받았고요. ‘아시아-태평양 최고 공항상’과 여객 4000만 명 이상의 ‘대형공항 최고공항’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는데요. 11년 연속 최고 공항상 수상은 어느 공항도 이루어내지 못했던 대단한 기록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정말 축하 받을 일이군요. 인천공항의 서비스 비결이 무엇인지 세계 주요 공항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항의 모든 분야에 대한 이용객들의 만족도로 평가 받는 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세계 각국의 공항이용객 55만명으로 대상으로 조사했구요. 공항 직원의 친절도, 시설의 청결함, 여권ㆍ비자ㆍ세관 심사과정. 식당과 쇼핑 비즈니스 시설, 심지어 수하물 카트, 화장실, 주차 시설까지 평가 항목에 들어가 있는데요. 인천공항은 국제공항협회에서 주는 상 뿐 아니라 미국 비즈니스여행전문지 ‘글로벌 트래블러’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공항상’도 11년 연속으로 수상했고, 역시 세계 여행전문지 ‘비즈니스 트래블러’ 선정 ‘세계 최고 공항면세점상’도 6연패했고, 영국 항공서비스 조사전문기관 ‘스카이트랙스’ 선정 세계 최고 환승공항상을 4년 연속으로, 항공화물 전문지 ‘에어카고월드’ 의 아시아 최우수 화물공항상 선정되기도 했었는데요. 사실 인천공항이 올해 들어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깎아 내렸던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수상에 대한 기대를 확신할 수 없었는데, 다행이기도 하고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고였습니까?
기자) 1월초에 공항 수화물 처리 시설에 오작동으로 수화물이 항공기에 제대로 싣지 못하고 출발하거나 공항 출입국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또 몇차례의 밀입국 사고도 나서 국가 최고의 보안시설로 꼽혔던 인천공항의 체면과 신뢰가 땅에 떨어지기도 했었기 때문에 세계최고의 공항상 수상은 100%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진행자) 11년 연속 세계최고 공항으로 꼽힌 인천공항, 내년에도 최고 자리를 지키려면 더욱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기자) 내년 2017년 완공 예정인 제2 여객터미널 완공이 좋은계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간 72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5대 공항으로 성장하고 공항과 공항을 연결하는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요. 한국이 자랑하는 첨단 IT기술 활용하는 ‘스마트공항’ 구현하겠다는 목표도 인천공항 이용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