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는 오늘(23일) 북한 인민무력부에 보내는 답신 전통문에서 남북간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최우선이라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23일 북 핵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이 군사회담을 제안한 북한 인민무력부의 전통문에 유감을 표명하고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한 문 대변인의 23일 기사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한국 국방부]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의지와 함께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그 동안 여러 차례 밝혔듯이 북한과의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최우선 되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해 나갈 것입니다.”
문 대변인은 기자설명회에서 한국 국방부가 23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으로 북한 인민무력부 명의의 대남 전통문에 대한 답신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통문에서 한국 국방부는 현재 한반도의 긴장 고조 상황은 북측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적 행동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변인은 또 북한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실무 접촉 제의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 비핵화가 최우선으로 돼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기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국방부의 이 같은 입장은 북측의 남북 군사당국간 접촉 제의에 대해 먼저 비핵화에 대한 입장 표명을 강도 높게 요구한 것으로 사실상의 역제안 또한 역공의 성격을 띤 것으로 해석됩니다.
문상균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녹취:문상균 대변인/ 한국 국방부] “북한이 제안한 대화에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문제인 핵 문제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이 대화를 제의하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위장평화 공세이고 비핵화 없는 가짜 평화입니다.”
문 대변인은 이번 북한의 군사회담 제안이 과거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이나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중지, 미-한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의제로 삼아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 것과 같은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이번에도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무너뜨리고 한국 사회 내부에 국론분열을 조장하려는 목적을 지닌 통일전선 전략이라는 비판입니다.
문 대변인은 이어 불순한 의도가 명확히 확인되는데 섣불리 대화를 수용하는 것 자체가 국제공조를 약화시키고 북한의 비핵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진정으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원한다면 가장 시급한 현안인 비핵화에 대한 입장부터 밝히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문 대변인은 또 한국 정부가 북한에 답신을 보낸 것과 관련해 지금까지 북한이 전통문을 보내오면 답신을 보내왔다며 그런 차원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정리해 전통문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민무력부는 지난 21일 한국 측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남북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열자고 제의했습니다.
북한이 한국 측에 통지문을 보낸 것은 지난 2월 일방적으로 군 통신선을 차단한 지 3개월여 만입니다.
북한은 한국 국방부가 군 통신선으로 보낸 답신 전통문을 즉각 수령했다고 국방부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북한의 통지문에 대한 답신을 보낼지를 놓고 부처간 의견 조율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