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순방길에 오른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에티오피아 측의 지지를 확인했습니다. 양측은 군사협력도 강화하기로 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정치-군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북한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티오피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26일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 차원의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하일레마리암 총리는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며 에티오피아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활용해 아프리카 다른 국가들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일레마리암 총리는 특히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에티오피아는 한국과 같은 편이며 늘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일레마리암 총리는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현지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김규현/ 한국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에티오피아 측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가 확고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는 등 한국 입장에 강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되며 지금은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이 핵 포기를 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국은 또 국방협력 양해각서를 토대로 본격적인 군사협력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과거 1974년 공산 혁명 이후 1975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북한이 70-80년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과의 외교에 상당한 공을 들이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지난 1998년과 2002년 각각 미화 400만 달러 규모의 군수물자 무상지원 협정을 비롯해 300만 달러의 상당의 방위산업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대북압박 외교가 북한이 국제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안보리 결의안의 실효성을 높이고 북한의 외교적 입지를 좁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등거리 외교 즉 경제적으로는 한국과, 정치-군사적으로는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에서 아프리카를 담당하고 있는 김동석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김동석 교수 / 국립외교원 아프리카 담당] “군사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산다던가 북한 교관이 와서 트레이닝을 한다고 그런 관계는 유지하고 있어요. 지금 제재가 심하잖아요. 제재가 걸리니까 그런 군사적 협력을 아프리카 국가들하고 군사협력이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좀 압박이 느껴지겠죠.”
김 교수는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 입장에서는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더 부유한 한국과 정치, 경제, 군사적 교류를 하는 게 훨씬 더 이익이라고 판단할 것이라며, 우간다에서도 북한 비핵화 공감이라는 같은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첫 순방국인 에티오피아에 이어 28일 우간다를 국빈 방문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