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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민주당 의원들, 총기규제 촉구 연좌농성...미-베네수엘라, 관계 복원 대화 재개 합의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22일 의회 회의장 바닥에 앉아 총기규제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22일 의회 회의장 바닥에 앉아 총기규제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하원에서 총기 규제 법안을 놓고 민주당 의원들이 16시간 동안 연좌농성을 벌였습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역대 대통령 선거 출마자 중 가장 부패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가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회담하고, 두 나라 관계 복원을 위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하원에서 총기 규제 법안을 놓고 연좌농성이 벌어졌는데, 무려 16시간 동안 계속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22일) 시작된 민주당 하원 의원들의 연좌농성이 몇 시간 전인 오늘 (23일) 새벽 4시쯤 마무리됐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끝까지 총기 규제 법안의 표결을 이끌어내겠다며 농성을 강행했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결국 법안 표결을 진행하지 않은 채 다음 달 5일까지 휴회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연좌농성,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네, 연좌농성을 이끈 사람은 유명한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인 존 루이스 하원의원입니다. 어제 정오쯤 하원 의사당에 입장한 루이스 의원은 40여 명의 민주당 하원의원들과 함께 의사당 바닥에 앉아서 총기규제 관련법의 입법을 촉구했는데요. 루이스 의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LW-America Now 062316 Act 1: Rep. Lewis// [녹취: 존 루이스 하원의원]
"We can no longer wait; we can no longer be patient…"

기자) 루이스 의원은 더는 기다릴 수 없고,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오늘 바로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회가 다음 달 4일 독립기념일까지 휴회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전에 총기규제 관련법에 표결하라고 촉구한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표결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죠?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다음 법안의 표결을 진행 위해 잠시 휴회를 선언하기도 했고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No bill, No break” 즉, 입법이 없이는 휴회도 없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이튿날까지 연좌농성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이 이렇게 연좌농성이라는 강경한 행동을 취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지난주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죠? 49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미 역사상 최악의 총격 사건으로 기록됐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를 입법화하기 위해 나선 겁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형 총격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규제 법안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에 그치고 말았는데요. 이번에도 공화당의 반대로 법안 표결이 실패하자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원 민주당은 정신 병력과 테러 등을 이유로 비행기 탑승이 거부된 시민들이 총기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진행자) 앞서 연방 상원에서도 총기규제 법안을 표결에 부치지 못했죠?

기자) 맞습니다. 미 상원은 월요일(20일) 총기규제 관련법 4건에 대한 절차투표를 실시했습니다. 민주당이 내놓은 법안 2건, 공화당이 내놓은 법안 2건이었는데요. 민주당은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주의 인물’ 명단에 올랐던 사람에 대해서 총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과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놓았고요. 공화당은 총기 판매 시 72시간 유보 기간을 두자는 법안과 신원조회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을 늘리는 내용의 법안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건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법안 표결에 실패한 민주당 상원 의원들도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연좌농성에 지지를 보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이 연좌농성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민주당의 바버라 미컬스키 의원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LW-America Now 062316 Act 2: Sen. Mikulski// [녹취: 바버라 미컬스키 상원의원]
"I am very disappointed in that we have to resort to civil rights tactics..."

기자) 미컬스키 의원은 어제(22일) 기자들에게,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이렇게 연좌농성을 벌이면서까지 표결을 요구하게 된 것이 실망스럽다면서 하원이 총기규제 법안을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 측은 연좌농성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출신으로 연방 하원의 수장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연좌농성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선전활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강력한 총기 제한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총기 제한이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총기 소유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또한, 미국의 최대 총기옹호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가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강력한 로비 활동을 벌이다 보니 의회에서 총기규제 법안이 마련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좌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의회 밖에서도 총기규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시위가 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라이언 의장이 휴회를 선언하자 회의실의 카메라와 마이크가 모두 꺼졌는데요.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손전화를 이용해 페이스북 등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 SNS를 통해 연좌농성을 생중계한 겁니다. 이렇게 SNS를 타고 농성 상황이 전파되자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의회 밖에서 응원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은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입니다. 어제(22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경제 공약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반격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월요일(21일) 최대 경합 주로 꼽히는 오하이오 주에서 연설하면서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었죠? 그러자 트럼프 후보도 클린턴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어제(22일) 뉴욕에서 연설을 했는데요. 클린턴 후보의 외교와 경제 공약, 과거의 논란들을 거론하며 전방위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언급됐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가 역대 대통령 선거 출마자 중 가장 부패했고, 세계적인 거짓말쟁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LW-America Now 062316 Act 3: Trump// [녹취: 도널드 트럼프]
“No secretary of state has been more wrong, …”

기자) 트럼프 후보는 역대 국무장관 중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일을 잘 못 한 국무장관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내린 결정은 죽음과 파멸 그리고 테러리즘을 가지고 왔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의 경제 공약도 비판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가 과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 경제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퇴임 후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에서 비공개 연설을 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었고, 지금도 이들로부터 상당한 정치 후원금을 받고 있다며 클린턴의 선거자금은 피묻은 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트럼프 후보의 주장에 클린턴 후보 역시 반박하는 연설을 했죠?

기자) 네, 클린턴 후보는 어제(22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선거유세를 가졌는데요. 트럼프 후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LW-America Now 062316 Act 4: Clinton// [녹취: 힐러리 클린턴]
“"Every day, we see how reckless and careless Trump is…”

기자) 클린턴 후보는 “매일 우리는 트럼프 후보가 얼마나 신중하지 못하고 부주의한 사람인지 보고 있는데 트럼프 후보는 오히려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이 될 자질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거죠. 그러면서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지 유권자들이 선택을 잘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경제 공약을 또다시 공격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경제 공약은 경제 붕괴를 가져오는 제안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대기업들의 수익과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근사한 말이나 구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후보의 공약들은 실체가 없는 허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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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외교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관계 복원을 위한 대화 재개에 합의했다고요?

기자)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미국 국무부의 토머스 섀년 정무차관이 어제(22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만나, 관계 복원을 위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섀넌 차관과 악수하는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마두로 대통령이 평소의 펑퍼짐한 셔츠 차림이 아닌 말쑥한 양복 차림으로 섀넌 차관을 직접 만난 모습이었습니다 그만큼 이번 만남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두 나라는 지난 2010년 이후 서로 대사를 파견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는 좌파정권이 들어선 후 중남미에서 미국에 대해 가장 적대적인 입장이었는데, 왜 관계 복원을 추진하는 겁니까?

기자) 베네수엘라는 경제난이 매우 심각하고 사회 불안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마두로 정부에 대한 국내외적 압박이 커졌는데요. 이를 돌파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 복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최대 산유국이지만 과도한 복지 정책과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상점 등을 약탈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들릴 정도인데요. 이런 가운데 야권은 마두로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고 있고, 미주기구는 이번 주 열리는 회의에서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과 퇴출 여부를 논의하는 등 마두로 정부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마두로 대통령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한다는 건데, 그럼 미국은 왜 베네수엘라 정부가 내민 손을 잡은 겁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는 앞서 베네수엘라가 처한 상황은 가슴 아프다면서, 이번 만남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문제들에 대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좌파정권은 그동안 미국을 제국주의자로 묘사하면서, 자국이 처한 어려움은 미국 때문이라고 비난해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복원에 나서면서, 좌파정권의 이런 주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있습니다. 또 미국이 마두로 정부에 야권과의 대화를 촉구하면서, 야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야권은 마두로 대통령 탄핵을 추진 중이라고요?

기자) 베네수엘라 주민들 사이에서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은데요. 야권은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주민소환제 국민투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가 이를 막고 있는데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민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섀넌 차관은 이번 마두로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비롯한 주요 야권 인사들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카프릴레스는 야권 후보로 대선에 두 차례 출마했던 인물입니다.

진행자) 어제 마두로 대통령과 섀넌 미 국무차관의 만남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습니까?

기자) 마두로 대통령은 관계 복원은 늦은 게 아니라면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8년간 자국에 대해 가졌던 잘못된 입장을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섀넌 차관과 별도로 만난 야권 인사 카프릴레스는, 마두로 대통령이 시간을 벌기 위해 이번 만남을 가졌지만 실제로 베네수엘라가 처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서, 국민투표를 거듭 요구했습니다. 한편 미국 의회 공화당에서도 현 베네수엘라 정권과의 관계 복원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정치 탄압과 인권 유린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고위급 대화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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