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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오바마 대통령 이민개혁에 제동...상원, 총기규제 절충법안 표결


23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법원의 이민 개혁 기각 판결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3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법원의 이민 개혁 기각 판결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민 개혁 행정명령에 대해 연방 대법원이 찬성 4대 반대 4로 기각결정을 내렸습니다. 총기규제법안의 표결을 요구하는 미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26시간 만에 연좌농성을 마무리했는데요. 상원에서는 새로운 총기 관련 법안이 나왔지만,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유명한 이오지마 전투 성조기 게양 사진이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사진 속 주인공들 가운데 한 사람이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인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관련 내용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의 추방을 유예하려는 오바마 대통령 계획에 제동이 걸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목요일(23일)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관련 소송에 대해 찬성 4대 반대 4로 동수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번 소송은 이민개혁 행정명령 실행에 제동을 건 항소법원의 결정에 반발해 오바마 행정부가 대법원에 상고한 것이었는데요. 미국에선 대법관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면 하급심의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거든요? 이 원칙에 따라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결국 중단되게 됐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민개혁인데요.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불법 이민자들에게 가슴 아픈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목요일(23일) 백악관에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Today's decision is frustrating to those who seek to grow our economy…”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미국의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들, 이민 체계에 합리성을 가져오려고 하는 사람들이 좌절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의 여러 분야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이 미국의 사회, 경제에 영향을 끼치게 될 거라는 거죠. 오바마 대통령은 하지만 법을 지키며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행정명령이 어떻게 대법원까지 오게 된 겁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새로운 이민개혁법의 제정을 추진해왔는데요. 하지만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 때문에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가로막히자 의회 승인 없이도 시행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두 차례 발동했습니다. 2012년에 이어 2014년 말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1천1백만 명의 불법 체류자 중 약 4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을 유예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두 번째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요. 그러자 텍사스 주를 비롯한 26개 주가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라며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하급 법원은 이들 26개 주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2월 텍사스 주 연방 지방법원은 행정명령 시행을 일단 중지시켜달라는 주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자 오바마 행정부는 이민법 시행은 연방 정부의 영역으로 주들이 연방 정부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법무부를 통해 항소했죠. 하지만 지난해 11월, 뉴올리언스 제5 연방 항소법원 역시 1심 법원의 판결을 지지하면서 법무부의 항소를 기각했고요. 그러자 법무부가 항소법원의 결정에 반발해 연방 대법원에 상고한 겁니다.

진행자) 그리고 연방 대법원에서 4대 4 판결이 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시행에 옮길 수 없게 됐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을 비난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월에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대법관 수가 8명이 됐는데요. 진보와 보수 성향의 판사가 반반씩 나뉘게 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소 온건한 성향의 메릭 갈랜드 판사를 새 대법관으로 지명했지만,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인준 절차를 밟지않고 있는데요. 오는 11월에 미국에 대통령 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만약 공화당 성향의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할 텐데요. 그러면 미국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대법원이 보수 성향으로 바뀔 수 있다 보니 공화당 의원들이 대법관 인준을 미루고 있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목요일(23일)도 바로 이 점을 지적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Republicans in Congress currently are willfully preventing…"

기자) 공화당 의원들이 고의로 새로운 대법관 인준을 거부하면서 대법원이 9명의 원래 모습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까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번 결정을 통해 이번 대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반대해 왔으니,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반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의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는데요. 라이언 하원의장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녹취: 라이언 하원의장] "Congress, not the president, writes our laws and today..."

진행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법을 제정하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라는, 매우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대법원 결정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대선 후보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기자) 네, 역시 소속 정당에 따라서 다른 반응이 나왔습니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대법원의 이번 결정을 비난하면서, 미국은 불법 이민자들의 추방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대법원이 대통령의 가장 위헌적인 행동을 막았다며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이 대선에 끼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력한 이민법을 주장하는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힘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반면 대법원에 결정에 반발한 이민자들이 힘을 결집해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노선의 이민정책을 추구하는 클린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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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총기규제 법안 표결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였던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농성을 풀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요일(22일) 정오부터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총기 규제 법안의 표결을 이끌어내겠다며 농성을 강행했는데요.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목요일(23일) 새벽 4시쯤 휴회를 선언하면서 연좌농성이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하원 회의장을 떠나지 않았는데요. 목요일(23일) 오후가 돼서야 결국 회의장을 떠나면서 26시간 만에 연좌농성이 끝났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휴회가 끝나면 다시 법안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연좌 농성을 이끌었던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휴회가 끝나는 7월 5일에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의원은 회의장 밖에서 응원 시위를 벌였던 시민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는데요.

[녹취: 존 루이스 하원의원] “That’s what this is all about, having common sense gun laws…”

기자) 상식적인 총기관련법을 원한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을 재건하고 미국이 위대해지는데 도움이 되는 법이 될 거라는 말입니다. 루이스 의원은 동료 민주당 의원들 그리고 시위대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의사당 밖에서도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는 새로운 총기 규제 법안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상원은 지난 월요일(20일) 총기규제 관련법안 4건에 대한 절차투표를 실시했죠. 민주당이 내놓은 법안 2건, 공화당이 내놓은 법안 2건이었는데요. 한 건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온건 성향의 공화당 의원인 수전 콜린스 의원의 주도로 절충법안이 마련됐는데요. 목요일(23일) 상원이 이 법안을 계속 논의할지를 묻는 일종의 시험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46대 52로 지지의견이 더 많이 나오면서 법안이 살아남긴 했는데요. 하지만 최종 표결에 부쳐지려면, 의원 60명 이상의 지지가 있어야 하거든요. 과연 60명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진행자) 콜린스 의원의 절충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콜린스 의원의 법안은 비행금지 명단에 오른 사람과 공항에서 정밀검색을 해야 하는 선별검색대상자에게 총기를 팔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하지만 이 조치에 따라 총기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이 정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절충안은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까요? 총기규제 법안,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 의원들은 대형 총격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규제 법안을 추진했지만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에 그치고 말았는데요. 지난주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에서 미 역사상 최악의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민주당은 다시 총기규제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총기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총기 소유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고 강력한 총기 규제를 반대하고 있는데요. 미국 언론은 양당의 생각이 첨예하게 다른 만큼, 콜린스 의원의 법안 역시 통과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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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찍힌 유명한 사진 한 장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진 속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영웅대접을 받았던 인물이 전혀 관계 없는 사람으로 밝혀졌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논란이 된 사진은 일명 ‘이오지마 전투 성조기 게양 사진’인데요. 일본 이오지마 전투에 참여한 6명의 미 해병대원이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를 산 정상에 꽂는 사진입니다. 미 해병대의 투혼을 보여주는 사진이자 미국인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는 사진으로도 유명하죠. 그런데 이 사진에 등장하는 군인 중 한 명이 지금까지 알려진 사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 해병대는 목요일(23일) 성조기를 게양한 6명 중 해군 위생병인 존 브래들리는 사진과 전혀 무관한 사람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십 년 전 사진의 진실이 이제서야 밝혀진 건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겠죠?

진행자) 물론입니다. 처음 사진의 주인공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스미소니언 채널’방송에서 일하는 아마추어 역사가 2명이었는데요. 이후 브래들리 위생병이 성조기 게양자가 아니라는 의혹이 커지자 해병대 사령부가 지난달에 특별조사위원회를 발족한 겁니다. 조사위원회는 당시의 사진과 영상 등을 재검토한 결과 성조기 게양에 참여한 사람은 브래들리 위생병이 아니라 해럴드 슐츠 일병인 것으로 밝혀냈는데요. 로버트 넬러 해병대 사령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에게 해병대의 역사는 중요하고 또한 바로 잡을 책임도 있다’며 착오가 있었음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넬러 사령관은 비록 사진의 인물은 바뀌었다고 해서 해병대가 엄청난 일을 해냈다는 사실과 해병대의 전투 정신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오지마 성조기 게양 사진, 어떻게 찍힌 건가요?

기자) 이 사진은 AP통신 소속의 사진 기자인 조 로젠탈 기자가 찍은 사진인데요. 태평양전쟁 막바지였던 지난 1945년 2월 19일, 미군은 일본 이오지마 섬에서 36일간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당시 미 해병대 7만 명과 일본군 1만 8천 명이 참여해 미군 6천5백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격전이었는데요. 결국 미국은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인 수리바치 산을 탈환하고 산 정상에 성조기를 게양하게 되는 데 바로 그 장면을 사진에 담은 겁니다. 이후 이 사진은 가장 유명한 전쟁 사진으로 남게 됐고요. 워싱턴 DC 인근에는 사진의 모습을 재현한 거대한 청동 동상이 서 있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사진이 사실은 연출된 사진이라는 논란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수리바치 산 정상 탈환전은 1945년 2월 23일에 있었는데요. 오전 10시에 해병대원들이 산 정상을 탈환한 후 성조기를 게양하고 기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해병대는 성조기가 너무 작다는 이유로 더 큰 성조기를 가져와서 다시 게양을 하게 되는데요. 바로 이 두 번째 게양을 AP 사진기자인 조 로젠탈이 찍고 전송하면서 역사적인 사진으로 남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진의 진짜 주인공인 슐츠 일병은 자신이 사진 속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왜 밝히지 않았을까요?

기자) 특별조사위원 중 한 명인 역사가 찰스 네이미어 씨는 바로 그 점이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1995년에 세상을 떠난 슐츠 일병이 생전에 이 사실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무덤에까지 가져갔다는 사실은 풀리지 않는 비밀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반면에 사진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평생 영웅 대접을 받았던 브래들리 위생병은 왜 또 자신이 사진의 주인공이 아니란 사실을 밝히지 않았을까요?

기자) 네, 사실 브래들리 씨의 아들인 제임스 브래들리 씨는 고인이 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을 써서 인기도서 작가가 됐고요.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아들인 제임스 브래들리 씨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인데요. 이번 조사에 참여한 역사가 네이미어 씨는 브래들리 씨가 첫 번째 성조기 게양에 참여했는데 아마도 자신이 두 번째 게양에 참여한 것으로 혼동했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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