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북한에서 새로운 영양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취약계층 170만 명이 대상인데요, 정작 영양 상태가 가장 나쁜 양강도는 제외됐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달부터 새로 시작된 세계식량계획 WFP의 대북 지원사업은 황해남북도와 강원도 등 북한 7개 도와 남포 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까지 8개 도와 남포 내 87개 시, 군에서 식량 지원을 했지만, 새 대북 사업이 시작된 이번 달부터 양강도에 대한 지원은 중단됐습니다.
양강도는 세계식량계획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영양 상태 조사’ 결과 북한에서 영양실조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지역입니다.
이 기구가 최근 공개한 ‘대북 장기 구호와 복구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양강도 지역 탁아소 어린이 32%가 영양실조로 발육부진 상태입니다. 이 지역 탁아소 어린이 3 명 중 1 명이 발육부진을 겪고 있는 겁니다.
앞서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자강도를 제외한 북한 8개 도 85개 시, 군에서 이 기구의 지원을 받는 6개월 이상 5살 미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영양 상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군사시설이 많은 자강도는 식량 분배 감시가 허용되지 않아 지원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사에서 제외됐습니다.
세계식량계획 아시아 지역 사무소의 실케 버 대변인은 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자금부족으로 지원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왜 영양실조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양강도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는지를 묻는 ‘VOA’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실케 버 대변인은 이 지역 어린이와 여성 등 취약계층에 필요한 식량은 북한 당국이 지원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금 상황이 개선되면 양강도 지역에서 영양 지원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새 사업은 취약계층을 위한 영양 지원과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양 지원사업은 최대 10개에 달하는 현지 식품공장에서 8만9천t의 영양과자와 ‘수퍼씨리얼 플러스’로 불리는 혼합영양강화식품을 생산해 취약계층에 제공하는 겁니다.
‘수퍼씨리얼 플러스’는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 어린이들의 영양실조를 예방하고, 2세 미만 영유아의 발육부진을 예방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식품으로, 탁아소와 고아원, 유치원, 병원 등을 통해 분배됩니다.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식량사업' (Food for Disaster Risk Reduction)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지역 주민 88만여 명에게 곡물과 콩, 식용유 등을 지원하고 재난관리 교육 등을 실시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앞으로 2년 6개월 동안 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1억2천6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일 현재 모금된 금액은 875만 달러로 목표액의 7% 수준입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은 지난달 북한 취약계층 64만4천여 명에게 2천150t의 식량을 지원했다고 실케 버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이는 올 들어 최대 규모이며, 전 달인 5월 62만4천여 명에게 1천610t을 지원했던 것에 비해서도 34% 증가한 규모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매달 취약계층 1백만여 명에게 평균 5천400t의 식량을 지원하겠다는 세계식량계획의 목표에는 크게 못 미쳤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