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월요일(18일) 공화당 전당대회가 막을 올렸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씨의 지지 연설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환자를 돌본 가족이 감염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타액 등 체액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 또 집에서 요리를 하는 미국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공화당 전당대회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월요일(18일)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막을 올렸습니다.
[녹취: 프리버스 위원장] “This convention will come to order.”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의 개막 선언으로 시작된 이번 전당대회는 목요일(21일)까지 나흘 동안 계속되는데요.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전당대회는 소속 당원들의 잔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4년 동안 당이 추구할 정책 방향을 정한 정강을 채택하고요.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는데요.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목요일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명 수락 연설과 함께 막을 내리게 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원래 정치인이 아니라, 부동산 재벌이죠. 기업인 출신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기존 정치인들과는 많이 다른 행보를 보여왔는데, 어제도 예외는 아니었다고요?
기자) 네, 보통 대통령 후보들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야 무대에 올라서 연설하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월요일(18일) 전당대회 첫날부터 무대에 섰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연설을 듣기 원하는 지지자들에게 응답하고, 이날 주요 연사로 나선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 씨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우리가 크게 승리할 것이다”, 짤막하게 한마디 한 뒤에 바로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 씨를 소개하고 들어갔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It is my great honor to present the…”
트럼프 후보는 훌륭한 어머니이며 멋진 여성이라면서 아내 멜라니아 씨를 칭찬했습니다. 이어 연설에 나선 멜라니아 트럼프 씨는 남편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 강할 때는 강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친절하고 공정하며 다른 사람을 위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는데요. 멜라니아 트럼프 씨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멜라니아 트럼프] “If you want someone to fight for you…”
“여러분과 여러분의 나라를 위해 싸울 사람을 원한다면, 트럼프 후보야말로 그런 사람”고 멜라니아 트럼프 씨는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고, 뭣보다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약 미국 대통령 부인이 된다면, 여성과 어린이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씨가 별로 앞에 나서지 않았는데요.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에 멜라니아 트럼프 씨가 이렇게 대중 앞에서 연설한 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연설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네,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습니다. 신랄한 비판이나 공격은 생략하고, 남편에 대한 칭찬과 이민자로서 개인의 경험담을 털어놓은 무난한 연설이었다는 건데요. 하지만 일부 연설 내용이 다른 사람의 연설을 베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기자)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열심히 일해야 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는 부분입니다.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당시 바락 오바마 후보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한 연설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 측은 멜라니아 씨가 전문 작가의 도움을 받아서 연설문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공화당 내 반트럼프 세력이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는 걸 막기 위해서 노력해왔는데요. 그 문제는 어떻게 됐나요?
기자) 네, 반트럼프 세력은 소속 주의 경선 결과에 따라서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하게 돼 있는 대의원들이 자유롭게 양심에 따라서 투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앞서 전당대회 규정을 정하는 회의에서도 이같은 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실패했는데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월요일(18일) 전당대회 분위기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전당대회 현장음] “Roll Call Vote…”
네, 절차 진행을 맡은 스티브 워맥 연방 하원의원이 구두 투표 방식으로 전당대회 규정을 확정하려고 하자, 일부 대의원이 정식 투표를 요구하고 나선 건데요. 그러면서 잠시 혼란이 있었습니다만, 결국 구두 투표 방식으로 규정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당원들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후보 찬반 세력 간의 분열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월요일(18일)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의 새 정강도 채택했다고 하죠? 새 정강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동성애와 낙태, 성전환자의 화장실 사용 문제 등 사회 문제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동성결혼과 낙태를 강력하게 반대하고요. 성전환자는 태어날 때 성에 따라서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민 규제와 미국을 우선으로 하는 무역 정책 등은 트럼프 후보의 색채가 강하게 묻어나는 것입니다.
진행자) 한반도 관련 정책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함께 북한 주민의 인권을 세우길 바란다는 내용이 들어있고요. 또 북한에 대해 “김 씨 일가의 노예국가”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체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중국이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 핵 무기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해체를 계속 요구할 것이고, 북한 정권의 어떤 위협에도 맞설 것을 다짐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전당대회가 화요일(19일)에도 계속되는데요. 둘째 날에는 누가 주요 연사로 나오나요?
기자) 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고요. 한때 트럼프 후보의 경쟁 상대였지만, 트럼프 후보 지지로 돌아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벤 카슨 박사, 또 트럼프 후보의 자녀 등이 나와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화요일(19일)에는 ‘Make America Work Again’, ‘미국을 다시 일하게 합시다’, ‘미국이 다시 돌아가게 합시다’란 주제 아래 경제 성장과 고용 문제를 다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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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브라질 등 특히 중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브라질만큼 심각하진 않습니다만, 미국도 안전지대는 아닌데요. 미국에서 특이한 감염 사례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서부 유타 주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돌봤던 아들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합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와 성 접촉, 수혈 등을 통해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환자는 모기에 물리거나 수혈을 한 적이 없고, 더구나 환자와 성 접촉을 한 일은 더욱 없는데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행히 환자의 상태가 나쁘지는 않고요. 회복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원래 환자는 어디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나요?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아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환자는 지카 바이러스 발생 지역을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DC 측이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세한 사항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이 환자는 지난 6월에 숨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아들이 아버지를 간호하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건데요. 어떤 방식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됐을까요?
기자) 네, 당국이 감염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서 연구 중인데요. 가까운 거리에서 환자와 접촉하면서, 타액 등 체액을 통해서 옮았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별 문제 없이 넘어가는데요. 하지만 임신한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소두증 아기가 태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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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집에서 요리를 하는 미국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는데요. 자세히 알아보죠?
기자) 네, 요즘 미국인의 부엌을 들여다보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두꺼운 요리책을 보면서 요리했다면 요즘은 두꺼운 요리책 대신 똑똑한 손전화기인 스마트폰을 통해 조리법을 보면서 요리하고요. 또 조리를 끝내고 나면 자신이 만든 요리를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올려서 사람들과 공유하죠. 그리고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데요. 바로, 앞치마를 두른 남성이 많아졌다는 겁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분석한 내용인데요. 요리를 하는 남성의 숫자가 지난 30년 이래 가장 많아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남성이 요리는 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작년 기준으로 집에서 요리를 한다고 답한 남성은 43%였는데요. 20년 전인 38%에 비해 6%나 많아진 겁니다. 거기다 남성들이 요리하는데 들이는 시간은 60년대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는데요. 하루에 49분으로 20년 전의 40분에 비해서 10분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과거보다 더 많은 남성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요리한다는 건데 여성의 경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여성 가운데 집에서 요리는 한다는 비율은 70%였는데요. 지난 1960년대 88%에 비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20년 전의 67%에 비해선 올랐습니다. 그리고 하루 중 요리를 하는 시간은 71분으로 60년대 101분이었던 것에 비하면 역시 줄었지만 20년 전보다는 오른 수치였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인들이 20년 전 보다 집에서 요리를 더 많이 하고, 또 요리를 하는데 시간도 더 많이 들인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다 보니 밖에서 외식하기 보다는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는데요. 거기다 자신의 요리 사진을 공유할 수 있고 또 요리법을 쉽게 전수받을 수 있는 소셜 미디어가 널리 이용되면서 사람들이 더 쉽게 또 재미있게 요리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한 가지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남성들이 특히 요리를 많이 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네, 신문은 두 가지 사회 현상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는데요. 우선, 요리의 남성성을 강조하는 유행이 불고 있다는 겁니다. 인류의 기원을 보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냥을 하고 요리를 했던 사람이 바로 남성이었는데 이런 남성성을 자극하는 인터넷 요리 사이트나 블로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또 이런 경향은 남성들의 경쟁심을 자극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자신이 요리한 음식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내가 만든 요리다, 대단하지 않으냐?"이런 식으로 글을 올리면 다른 남성들이 보고 여기에 경쟁의식을 느껴서 부엌으로 가게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바로 이런 경쟁심리를 이용하는 게 요리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은데요. 요즘 미국의 TV를 보면 일반인들이 나와서 요리 실력을 겨루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 참 많거든요?
기자) 네, 잘 보셨습니다. 미국에 요리 전문 방송인 ‘푸드 네트워크’라는 채널이 있는데요. 지난 2005년에 말씀하신 요리 경연 프로그램은 단 2개에 그쳤는데 2014년엔 무려 16개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자연히 일반인 남성들이 많이 출연해서 요리 실력을 뽐내게 됐겠죠? 바로 이런 방송을 통해 요리가 남성미 넘치는 것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고 특히 젊은 남성들을 자극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남성들이 요리를 하게 만드는 또 한가지 사회 현상은 그럼 뭔가요?
기자) 네, 바로 요리는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남녀가 공통으로 관심 갖고 책임져야 할 가사의 일부분으로 본다는 시각이 커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면서 생겨난 현상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집안일에 있어서 남성만의 것 또는 여성만의 것 이런 기준이 흐려졌는데요. 요리 역시 남녀가 동등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런 경향은 밀레니얼이라고 하는 젊은 세대에서 특히 더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13살에서 33살 사이의 젊은이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부분적으로라도 집에서 요리를 책임진다고 답한 남성은 65%로 여성 응답자의 68%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