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습니다. 이 소식 자세하게 알아보고요. 민주당 부통령 후보군이 두세 명으로 압축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인물이 거론되는지 살펴봅니다. 또 이번 대선에서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력이 주목 받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공화당 전당대회 소식부터 알아보죠. 그동안 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런 표현을 써왔는데요. 이제 “사실상”이란 말이 필요 없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이 화요일(19일) 부동산 기업인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공식 지명] “Accordingly, the chair announces…”
네, 이번 전당대회 위원장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고 선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전체 대의원 2천472명의 과반수인 1천237명의 지지가 필요한데요. 트럼프 후보는 1천725명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6월에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한 후 1년여 만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거머쥔 겁니다.
진행자) 민주당과 공화당은 긴 예비선거 과정을 통해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는데요. 올해 초부터 미국 50개 주와 괌, 푸에르토리코 등 미국령에서 각각 선거를 치렀죠.
기자) 맞습니다. 화요일(19일) 그 결과를 각 주와 미국령을 대표하는 대의원단이 차례로 나와서 발표했는데요. 대의원들끼리 똑같이 옷을 맞춰 입은 주도 있었고요. 아이다호 주는 감자로 유명한 곳이다, 또 괌은 아시아에서 유명한 관광지이고 미국 민주주의를 맛보기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식으로 각 지역의 특징을 소개하고 자랑을 늘어놓는 등 축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어제 분위기 잠시 느껴보실까요?
[녹취: 현장음]
기자) 네, 앨라배마 주 대의원단의 발표 내용을 들으셨는데요. 이렇게 영어 알파벳 순서로 각각 나와서, 어느 후보에게 몇 명의 대의원이 가는지 차례로 발표하는 겁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전체 대의원 가운데 절반 이상의 지지가 필요한데요. 화요일(19일) 트럼프 후보는 출신 주인 뉴욕 주 대의원단의 발표와 함께 필요한 대의원 수를 넘어섰습니다. 뉴욕 주 대의원단의 발표 내용입니다.
[녹취: 뉴욕 대의원단] “And it’s my honor…”
트럼프 후보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가 동생들과 함께 나와서 발표를 했는데요. 뉴욕 대의원 89명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축하를 보냈고요. 옆에 나와 있던 트럼프 후보의 다른 자녀들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당대회 측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뉴욕 주의 발표 순서를 뒤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원래 대통령 후보는 전통적으로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야 모습을 보이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예외적으로 첫날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서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 씨를 소개하지 않았습니까? 어제는 어땠나요?
기자) 네, 어제 전당대회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뉴욕 사무실에서 동영상을 통해 짤막한 연설을 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ogether we’ve achieved historic results…”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데 대해 감사를 표했고요. 모두 함께 공화당 예비선거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이는 하나의 운동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1월 본 선거에서도 반드시 승리하자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목요일(21일) 지명 수락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전당대회 첫날에는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씨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의 연설이 있었는데요. 화요일(19일)는 어떤 사람들이 무대에 섰나요?
기자) 네,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 대표 등 주로 의회 지도자들의 연설이 있었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앞서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뒤에도 한동안 지지를 보류하기도 했는데요. 어제 연설에서 주로 당의 단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녹취: 라이언 하원의장] “What do you say…”
라이언 하원의장은 무엇보다 당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어제는 또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후보와 경쟁했던 벤 카슨 박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연설도 있었는데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거세게 공격했습니다. 여기서 크리스티 주지사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크리스티 주지사] “She said all work related emails…”
기자) 특히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에 국무부 공식 계정이 아닌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점을 들면서 공격했습니다. 개인 이메일로 기밀 정보를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 결과 기밀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고, 국무부에 모든 업무 관련 이메일을 제출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는데요. 연방 검사 출신인 크리스티 주지사는 모의재판을 하는 것처럼 연설을 진행했습니다. 청중에게 “클린턴 후보가 유죄냐, 무죄냐”고 물으면서, “유죄”라는 대답을 끌어낸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의 성인 자녀들이 이번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데요. 다들 전당대회 연사로 나오죠?
기자) 그렇습니다. 화요일(19일)는 둘째 딸 티파니 트럼프 씨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가 연설했는데요. 티파니 트럼프 씨는 앞서 월요일(18일)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씨가 그랬던 것처럼 트럼프 후보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티파니 트럼프] “In person, my father is so friendly, so considerate…”
개인적으로 만나면 매우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을 뿐 아니라, 무척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아버지 트럼프 후보를 소개했는데요. 또 절대 적당히 중간만 하는 일이 없고, 부모 역할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자녀 스스로 길을 찾고 장점을 찾을 수 있게 늘 도와준다고 말했습니다. 티파니 트럼프 씨는 트럼프 후보와 두 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 씨 사이에서 태어났는데요. 지난 5월에 트럼프 후보의 모교이기도 한 펜실베이니아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진행자)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의 연설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아버지 트럼프 후보와 함께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도 위대하게 만들자면서 매우 열정적인 연설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We’re gonna elect the President who will work…”
모든 사람과 협력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킬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 아니라, 해야 할 말을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면서, 그 사람은 바로 자신의 조언자이며 가장 좋은 친구이고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자, 오늘로 공화당 전당대회가 사흘째 접어들었는데요. 매일 주제가 바뀌지 않습니까? 오늘은 주제가 뭔가요?
기자) 네, 오늘 주제는 ‘Make America First Again’, ‘미국이 다시 첫째가 되게 합시다’인데요. 기회와 번영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공화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첫날에는 국가안보와 이민 문제, 둘째 날인 어제는 주로 경제 문제를 얘기했는데요. 하지만 연사들은 대부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격하는 데 연설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주요 연사로 누가 나옵니까?
기자) 네, 오늘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사퇴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등과 함께 트럼프 후보의 둘째 아들 에릭 트럼프 씨가 연설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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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서 잠시 민주당 쪽 소식 살펴볼까요? 공화당에 이어서 민주당이 다음 주에 전당대회를 여는데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곧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클린턴 후보 측이 확실히 계획을 밝히진 않았습니다만, 이번 주 토요일(23일)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집회에서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현재 2~3명 정도로 후보군을 압축해놓고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어떤 인물들이 고려되고 있습니까?
기자)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과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예비역 해군 제독, 또 톰 빌색 농무장관 등이 유력한 후보로 알려졌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클린턴 후보가 부통령 후보의 자질로 안보 경험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면서, 케인 상원의원과 스타브리디스 제독이 유력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도 부통령 선정과 관련해 클린턴 후보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 행정부 각료인 톰 빌색 농무장관과 토마스 페레스 노동장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의 경력과 장점 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케인 의원은 앞서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내면서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활동 중인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고요. 스타브리디스 예비역 제독은 해군 4성 장군 출신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을 지냈기 때문에 안보 분야 전문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빌색 농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에서 일하기에 앞서 아이오와 주지사를 지냈는데요. 클린턴 후보 부부와 오랜 친구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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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올해 대선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백악관의 주인이 누가 될지는 젊은이의 손에 달렸다, 이런 말도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1년 이후에 태어난 성인들로 현재 18살에서 34살 사이에 해당하는 젊은이들을 말합니다. 영어로 밀레니얼이라는 단어가 ‘천 년의’ 이라는 뜻이 있는데요. 밀레니얼 세대는 그러니까 새 천년이 시작된 2000년 즈음에서 성인이 된 사람들을 말하죠. 그런데 이들 밀레니얼의 표심이 이번 대선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투표에 참여하는 인구연령대가 다양한데 유독 밀레니얼 세대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우선 밀레니얼의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5년 현재 밀레니얼의 인구는 7천5백40만 명으로 7천4백90만 명으로 집계된 베이비 붐 세대를 앞질렀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에서 출산 붐이 일어날 때 태어난 사람들을 말하는데요. 미국의 번영을 이끌어 가던 대표적인 세대인 베이비붐에 이어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가 미국의 정치와 사회를 이끌어갈 세대로 부상한 거죠. 거기다 밀레니얼 세대가 인터넷사회연계망인 소셜미디어와 떼놓을 수 없는 세대라는 점도 밀레니얼이 정치력을 키우게 된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젊은이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많은 밀레니얼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고 또 지지후보에 대한 공약을 알리거나 관련 동영상 등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고요. 또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거운동을 조직하기도 하고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젊은이들을 통해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선 과정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후보가 바로 민주당 경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 문제에 있어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성향을 보이는데요. 따라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있어서도 밀레니얼 세대가 큰 몫을 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의 성향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샌더스 후보가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확정된 상황 아니겠습니까? 클린턴 후보로서는 이 젊은 세대의 표심을 끌어 모으는 게 큰 과제로 거론되고 있죠.
진행자) 샌더스 후보를 지지했던 밀레니얼 세대는 그럼 어떤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기자) 클린턴 후보도 싫고, 트럼프 후보는 더 싫다는 젊은이들 가운데는 차라리 제3의 후보를 찍자고 해서 군소정당인 녹색당의 대선후보인 질 스타인 후보나,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역시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서 제3의 후보를 알리고 지지하는 운동이 일부 젊은 유권자들을 통해 퍼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에 대한 젊은이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면서 선거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에게 표를 주느니 차라리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많을 거라는 겁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밀레니얼의 선거 참여율 역시 이번 대선에서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