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북한의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를 지적한 데 주목한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이 재처리 시설을 가동했다면 핵 폭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6-8kg 정도 확보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총장 보고서를 통해 올해 북한에서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가 있었으며 북한의 모든 핵 활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서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 사실에 주목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의 23일 정례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재처리를 포함한 모든 핵 프로그램 관련 활동은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국제평화, 안전과 비확산 체제를 위협하는 것으로써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IAEA는 현지시간 19일 발표한 사무총장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이후 북한의 영변 재처리 시설 가동과 관련한 다양한 징후가 발견됐으며 이런 징후가 지난 7월 초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IAEA는 과거 북한의 재처리 과정을 볼 때 이는 사용 후 핵연료 사용과 관련이 있다면서 결의 2270호를 포함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 원자력연구원은 최근 한 일본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을 생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과거 재처리 당시 외무성 등이 공식 발표를 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연구기관의 외신 인터뷰라는 간접적 형식을 취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핵 위협을 계속하면서도 비공식적 발표를 통해 국제사회의 공식 대응을 최대한 피해보겠다는 꼼수라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IAEA가 북한의 재처리 정황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우려를 밝힌 만큼 국제사회가 대응을 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한국 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측은 논평에서 관련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 아래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 공조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국제사회가 어떤 경우에도 핵 보유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깨달아 핵 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진정한 비핵화에 나설 것을 북측에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플루토늄의 양을 계속 늘리고 있다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과거 불능화 시켰던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 연료공장 등 3대 핵심 시설 가운데 재처리 시설에서 연기가 났다는 것은 원자로에서 다 탄 연료봉을 꺼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한 지 3-4년이 지난 상황에서 8천 개의 연료봉을 통상 1년 정도 태웠다고 가정했을 때 6-8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8천 개의 연료봉, 1년 정도 태운 연료봉을 꺼내 재처리 했다면 6-8kg 정도의 플루토늄 추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것이 올 봄부터 그런 징후가 보였기 때문에 통해 그 8천 개 재처리하는 데 시간이 4-6개월 정도? 봄부터 시작했으니 이번 8월이면 재처리 작업이 끝났다는 거죠. 기폭장치 안에 들어가는 연료인 핵분열 물질인 거죠. 고순도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거죠. 핵무기 하나 만드는데 통상 4kg 정도 되니까 한 2개 정도 만들 수 있는 게 추가됐다고 봐야겠죠.”
이와 함께 미국의 정책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는 현지시간으로 21일 북한이 올해 영변 원자로의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 2~4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ISIS는 북한에서 재처리를 통해 추출한 플루토늄의 양을 5.5∼8㎏으로 추정했으며 핵무기 1개당 2~4kg의 플루토늄이 쓰이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산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제된 플루토늄은 고농축 우라늄과 마찬가지로 핵무기의 원료 물질입니다.
ISIS는 아울러 북한의 핵무기 보유 추정치를 지난 6월 제시했던 13~21개로 유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