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해 증오 단체를 미국 주류 사회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공격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와 관련해서 민주당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인종 카드를 꺼낸다고 반박했는데요.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살펴봅니다. 이어서 미국 하와이에 세계에서 가장 큰 보호구역이 생긴다는 소식,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재닛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후보를 증오단체와 연결시키며 공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목요일(25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 연설에서 트럼프 후보가 증오단체를 미국 주류로 끌어들이고, 비주류 급진 세력인 대안 보수가 공화당을 장악하게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From the start, Donald Trump built his campaign…”
트럼프 후보는 처음부터 편견과 피해망상에 기반을 두고 선거운동을 벌여왔다는 건데요. 이전에도 미국 정치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등장하긴 했지만,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이를 부추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대안 보수라고 했는데, 대안 보수가 무슨 뜻입니까?
기자) 대안 보수는 영어로 ‘얼터너티브 라이트(Alternative-Right), 줄여서 ‘얼트-라이트(Alt-Right)라고 많이 부르는데요. 사실 일반 미국인들에게도 생소한 단어입니다. 대안 보수는 일부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블로거와 라디오 방송 진행자, 학자, 운동가들을 말하는데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백인 민족주의 운동을 배경으로 등장한 사람들로 미국 정치에서 극우 세력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대안 보수는 주류 보수주의자들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주류 보수주의자들은 세금과 정부 지출 등과 같은 쟁점에 초점을 맞추는데요. 세금을 낮추고 정부 지출을 줄이길 바라죠. 하지만 대안 보수 세력은 미국 내 백인들이 공격 받고 있고, 이런 공격으로부터 백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표적인 인물로 누가 있습니까?
기자) 최근 트럼프 캠프 책임자로 합류한 스티브 배넌 씨가 이 대안 보수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데요. 배넌 씨는 보수 성향의 인터넷 신문 브레이트바트 뉴스 대표를 지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배넌 씨를 영입한 것은 “사실상 브레이트바트 뉴스와 트럼프 캠프 간의 합병이라면서 ‘대안 보수’ 세력의 대표적인 성취”라고 표현했습니다. 비주류 세력이 사실상 공화당을 장악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가 최근 흑인 등 소수계에 대한 문제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최근 흑인과 중남미계 등 소수계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목요일(25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흑인사회의 실직과 범죄 문제는 도외시한 채 흑인들을 표로만 인식하고 있다며, 클린턴 후보는 인종주의자이자 편협한 사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민주당은 정권을 장악한 뒤에도 수십 년 동안 흑인들을 외면했다고 말했는데요. 오는 11월 선거에서 흑인들이 공화당에 투표해서 잃을 게 없다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가 어제 네바다 연설에서 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흑인사회에 대해 모욕적이고 무지한 발언들을 해 왔다며, 트럼프 후보는 흑인을 오직 패배와 살인, 마약 등으로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기질상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는데요. 다시 클린턴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Someone so detached from reality…”
이처럼 현실에서 뒤떨어진 사람은 실제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가 하는 말들, 그러니까 멕시코 이민자 비하 발언이나 무슬림 비하 발언 등이 과열된 선거운동에서 나온 말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사람도 있지만, 트럼프 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보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고 클린턴 후보는 말했는데요. 선거운동본부를 아무리 개편해도 트럼프 후보 인물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클린턴 후보는 또 트럼프 후보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미국인들이 다시 증오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클린턴 후보의 연설에 대해서 트럼프 후보 측은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켈리앤 콘웨이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연설에 대해서 클린턴 후보는 미국의 장래를 위한 아무런 희망이나 비전,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클린턴 후보는 이메일 문제와 트럼프 후보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며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앞서 클린턴 후보의 연설 내용이 알려지자,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을 인종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It’s the oldest way…”
민주당은 정책이 실패할 때면 늘 인종 카드를 꺼내 든다고 트럼프 후보는 말했는데요. 상대를 인종주의자로 몰아간다면서, 지긋지긋하고 역겨운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 측은 이날 네바다 연설에 앞서 비주류 극우 세력과 트럼프 후보를 연결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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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하와이에 세계 최대의 해양보호구역이 생긴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로 생기는 건 아니고, 이미 있는 해양구역이 크게 확대되는 건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금요일(26일) 하와이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가기념물의 면적을 현재의 4배인 150만km2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하와이 제도 육지 면적의 약 50배, 한반도 전체 면적의 약 7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하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보호구역이 탄생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를 위한 특별한 행사가 열릴 예정인지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하와이를 방문하게 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주에 태평양의 미드웨이 환초를 찾아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해 연설하고 공유지와 강과 바다를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인데요. 그 뒤 하와이에 가서 태평양 섬 지도자들과 회의를 하고,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국제 자연환경 보호 회의에도 참석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래 하와이 출신이죠.
진행자)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네, 이 지역의 산호초와 해양생물 서식지를 연방 정부 차원에서 영구적으로 보호하게 됩니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종류는 7천 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명단에 올라있는 희귀 고래와 바다거북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지역에서는 상업적인 어업 활동과 석유와 가스 등의 시추 활동이 금지됩니다.
진행자) 새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보호하고 있는 구역을 확대하는 것이잖아요? 이곳이 언제 처음 해양국가기념물로 지정됐습니까?
기자) 전임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2006년에 서북부 하와이 제도 해양국가기념물을 지정했는데요. 하와이의 대지와 하늘을 다스리는 부부 신인 파파하노모쿠와 와키아를 기리기 위해서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가기념물로 나중에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는 지난 2010년에 이 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세계문화유산이라면 국제적으로도 보전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네스코는 이 지역이 환경과 지질학, 과학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하와이 원주민들의 문화적인 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마침 목요일(25일)이 미국 국립공원관리국이 설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날 아니었습니까? 연방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는 곳이 국립공원과 국가 기념물이 있던데요.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국립공원은 연방 의회만이 지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기념물은 대통령 권한으로 정할 수 있는데요. 취임 후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 지정하거나 확대한 국가 기념물은 20곳이 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초에 미국 동북부 메인 주의 350km2에 이르는 숲을 새로 국가 기념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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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서 중요한 발표가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금요일(26일) 미 서부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이날 연설에서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옐런 의장은 고용시장이 굳건하고 미국 경제와 물가상승률 전망이 나아지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 연준의 추가금리 인상설이 계속해서 나왔지만, 연준은 아직 추가 금리 인상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죠?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미국의 경기 침체로 오랫동안 0%대로 유지해왔던 기준금리를 9년 만인 지난해 12월에 0.25%p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3년 동안 1%p 정도 올린다고 밝혔죠. 연준은 서두르지 않고, 경제 회복에 따라 금리를 서서히 올린다는 입장이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정례회의가 열릴 때마다 미국과 전 세계는 과연 연준이 금리 추가 인상을 할지 여부에 큰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참고로 기준금리는 한 나라 경제의 기준이 되는 이자율을 말하는데요.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민간은행이 내야 하는 이자율입니다. 중앙은행은 경제가 침체되면 기준금리를 낮춰서 시중에 돈을 풀고요. 반대로 경기가 과열되면 기준금리를 높여서 돈을 끌어들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지표들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추가 금리가 멀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관측도 잇따랐고요.
기자) 맞습니다. 옐런 의장도 이날 연설에서 금리 인상판단의 주요 지표 두 가지를 언급했는데요. 우선 실업률이 완전 고용 수준을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두 달 연속 4.9%를 기록했죠.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의 또 하나의 지표가 되는 물가상승률 역시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에 아직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에너지와 수입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옐런 의장이 언제 금리를 인상할지는 밝혔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인상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것엔 제한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FOMC 위원들이 다시 모이는 오는 9월이나 12월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11월에도 회의가 있지만 11월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달이라서 이때 올릴 가능성은 작다고 하고요. 오는 9월2일 발표되는 실업률 결과에 따라 이르면 9월 중 인상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